삼천포 전어축제, 내달 중순까지 밀린 까닭은?

금어기 해제…16일부터 조업 시작
어획량 감소세…5년 사이 45% ↓
전어축제, 7월 말 → 8월 중순 이동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2025-07-18 08:00:00

전어 금어기가 해제되고 여름 햇전어 조업이 시작됐다. 김현우 기자 전어 금어기가 해제되고 여름 햇전어 조업이 시작됐다. 김현우 기자

전어 금어기가 해제되고 본격적인 여름 햇전어 조업이 시작됐지만 어민들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운다. 몇 년간 전어 어획량이 줄더니 올해 첫 조황도 신통치 않은 까닭이다.

매년 어획량이 감소해 국내 최대 여름 전어축제인 경남 사천시의 삼천포 자연산 전어축제 개최 시기도 다음달 중순까지 밀렸다.

17일 사천시 등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진행된 전어 금어기가 해제됨에 따라 16일부터 삼천포항 앞바다에서 전어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어는 보통 가을 전어를 최고 별미로 꼽는다. 살이 오르고 지방이 많아 구이용으로 적합하고 향도 풍부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어기 해제 직후 잡는 여름 햇전어의 인기가 크게 올랐다. 여름 전어는 가을 전어와 비교해 뼈가 연하고 육질이 부드러워 뼈째 먹을 수 있다. 고소하고 감칠맛도 강하다.

특히 삼천포는 물살이 빠르고 먹이가 풍부한 탓에 여름 햇전어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평가받는다. 삼천포 전어축제가 가을이 아니라 여름에 열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수 년째 여름 전어 어획량은 꾸준히 감소해 전어잡이 어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실제 통계청 조사 결과 7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전어 어획량은 2020년 5476t, 2021년 4636t, 2022년 2483t, 2023년 4507t, 지난해 3003t을 기록했다. 2023년 잠시 어획량이 반짝 늘었지만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사천시 삼천포 자연산 전어축제 때 선보이는 대표 전어 음식들. (왼쪽부터) 전어구이-전어무침-전어회. 사천시 제공 사천시 삼천포 자연산 전어축제 때 선보이는 대표 전어 음식들. (왼쪽부터) 전어구이-전어무침-전어회. 사천시 제공

금어기 해제된 지 이틀밖에 되질 않았지만 올해도 불안감이 감돈다. 예년 같으면 10kg 바구니 10개를 가득 채운 뒤 만선으로 귀항해야 하지만 대부분 어민이 3~4개밖에 채우지 못했다.

사천시의 한 어민은 “작년에 워낙 조황이 안 좋아 어민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올해도 첫 조과는 작년만큼이나 안 좋다. 많이 잡은 어민이 5개를 겨우 채웠을 정도다. 이달 후반부로 가면서 좀 많이 잡혀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윤달이 끼어있다는 것도 불안 요소다. 예로부터 어업인들은 음력을 조업 활동에 이용해 왔다. 윤달이 낀 해는 음력 날짜가 한 달이 빠르기 때문에 대부분 어종에서 어획 부진이 이어진다.

전어는 바다에 살지만 민물이 적절히 섞인 곳에서 서식하고 성장한다. 그런데 올해는 마른장마 탓에 전어가 좋아하는 환경도 갖춰지지 않았다.

삼천포 팔포항의 한 횟집 상인은 “요즘은 전어가 많이 잡히지 않는다. 햇전어 가격도 많이 올라갔다. 기후 탓도 있겠지만 겨울철에 쌍끌이 어선이 새끼 전어를 많이 잡아가다 보니 어족자원이 많이 부족해진 느낌이다. 이 때문에 어민들이나 상인들은 전어 금어기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어 어획량이 줄면서 나타난 또 다른 변화는 사천시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삼천포 자연산 전어축제’ 개최 시기 변화다.

원래는 7월 말에 개최됐고 늦어도 7월 안에 폐막해 왔다. 그런데 자연산 전어 어획량이 줄면서 금어기 해제 직후 가격이 높게 형성됐고 축제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는 8월 초순에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는 아예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늦추기로 했다.

축제 관계자는 “태풍으로 인해 개최 시기가 8월 중순으로 밀린 해를 제외하면 올해 축제가 가장 뒤에 열린다. 가격이나 물량 모든 것을 고려해 8월 중순으로 결정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적정한 가격으로 햇전어를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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