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핫플] 아티스트·소비자 함께 만드는 ‘청년 문화의 허브’

■KT&G 상상마당 부산
9월 개관 5주년…연간 100만 명 찾는 명소
라이브홀, 미술관, 댄스 스튜디오 등 갖춰
‘이경준 사진전’ 개막 첫 달에 1만 명 돌파
올해 ‘상상실현페스티벌’ 8월 23일 개최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2025-07-19 15:00:00

KT&G 상상마당 부산은 아티스트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예술 브리지’ 역할이 크다. 사진은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에서 지난달 5일부터 열리고 있는 어반 포토그래퍼 이경준의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인데, 수많은 관람객이 이 공간을 찾아서 문화예술을 즐김으로써 비로소 그 역할이 완성되는 듯하다.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은 아티스트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예술 브리지’ 역할이 크다. 사진은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에서 지난달 5일부터 열리고 있는 어반 포토그래퍼 이경준의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인데, 수많은 관람객이 이 공간을 찾아서 문화예술을 즐김으로써 비로소 그 역할이 완성되는 듯하다.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 외관.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 외관. 이재찬 기자 chan@
2층 디자인 스퀘어에서 4층 높이의 층고를 자랑하는 1층 카페 사푼사푼&라운지를 바라보며 찍은 파노라마 사진. 이재찬 기자 chan@ 2층 디자인 스퀘어에서 4층 높이의 층고를 자랑하는 1층 카페 사푼사푼&라운지를 바라보며 찍은 파노라마 사진. 이재찬 기자 chan@

2007년 9월, 서울 홍대거리에 복합문화공간 KT&G 상상마당 홍대가 들어설 때만 해도 설립 취지가 “비주류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일반 대중에게 폭넓은 문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공연, 영화, 디자인, 시각예술, 교육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프로그램과 아티스트 지원 사업 등을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그 뒤 KT&G 상상마당 논산(2011), KT&G 상상마당 춘천(2014), 그리고 코로나19 한창 유행하던 2020년 9월 KT&G 상상마당 부산(이하 ‘상상마당 부산’)이 차례로 문을 열면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임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경제 활성화. 그게 그것 같지만, 서울과 지역이라는 차이에서 오는, 온도차가 아닐까 싶다.

상상마당 부산이 탄생한 지 5년이 되었다. 그동안의 변화가 궁금했다. 부산 서면 번화가에 자리 잡은 소통의 문화예술공간 상상마당 부산을 찾아갔다. 상상마당 부산 1층 입구에서부터 20주년 조형물이 반갑게 맞아준다. 2006년 9월 상상 아트홀(현 KT&G 상상마당 대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KT&G 상상마당은 올해가 20주년을 맞는다.

KT&G 상상마당 부산 1층 카페 입구에는 KT&G상상마당 20주년 기념 조형물이 반긴다.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 1층 카페 입구에는 KT&G상상마당 20주년 기념 조형물이 반긴다.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의 지하 1층에 위치한 '댄스 스튜디오'에서 대관 연습 중인 청년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의 지하 1층에 위치한 '댄스 스튜디오'에서 대관 연습 중인 청년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댄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야외에서 개최한 '랜덤플레이댄스' 행사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댄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야외에서 개최한 '랜덤플레이댄스' 행사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부산에만 있는 ‘댄스 스튜디오’

대부분의 시설은 5년 전 그대로이지만, 지난해 1월, 지하 1층에 댄스 스튜디오가 전국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13일 상상마당 부산을 찾았을 때도 3개의 스튜디오는 완전 가동 중이었다. 시설도 훌륭하고, 최대 수용 인원 15~40명, 시간당 이용 금액 5000~1만 5000원으로 춤도 추고, 요가도 하는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이 가능했다.

1층은 카페 사푼사푼&라운지가 있는데 상상마당 부산에서 직영하는 곳이다. 평소에는 일반 카페나 다름없지만, 팝업 행사가 열리기도 하고, 올해 4월 처음으로 시도한 ‘KNOCK LOCK ROCK’(녹록록) 행사 때는 콘서트 무대로 변신했다. 1층부터 4층까지 오픈된 높은 층고로 시야도 탁 트여 있을 뿐 아니라 스탠딩 존과 계단석을 적절히 활용했더니 서면 야경이 함께하는 300석 규모의 멋진 라이브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4월 ‘KNOCK LOCK ROCK’ 파츠 공연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지난 4월 ‘KNOCK LOCK ROCK’ 파츠 공연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지난 4월 'KNOCK LOCK ROCK' 해서웨이 공연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지난 4월 'KNOCK LOCK ROCK' 해서웨이 공연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정식 공연은 3층과 4층에 위치한 라이브홀(총 217개 좌석)에서 가능하다. 밴드 콘서트는 물론이고 무용 공연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공연 프로그램으로는 인디 뮤지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상상라이브연습실’과 인디 뮤지션을 지원하는 ‘인디 온 스포트라이트’를 운영한다.

2020년 시작한 ‘상상라이브연습실’은 지금까지 9회를 진행했다. 연습 공간이 부족한 뮤지션에게 라이브홀 공간과 악기 및 장비를 제공하는데, 올해는 14 대 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우승 팀은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른다. 2021년 시작한 ‘인디 온 스포트라이트’도 최근 6회를 마쳤다. 부산음악창작소와 공동으로,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디 뮤지션을 지원해 프로 뮤지션의 멘토링과 합동 공연 기회를 제공해 인기다.

올해 '상상라이브연습실'에서 우승한 '컨파인드 화이트' 무대.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올해 '상상라이브연습실'에서 우승한 '컨파인드 화이트' 무대.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지난달 막을 내린 '인디 온 스포트라이트6' 진행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지난달 막을 내린 '인디 온 스포트라이트6' 진행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지난달 막을 내린 '인디 온 스포트라이트6' 공연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지난달 막을 내린 '인디 온 스포트라이트6' 공연 모습. KT&G 상상마당 부산 제공

2022년 시작한 ‘상상실현페스티벌’도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올해는 8월 23일 정오부터 자정까지 무료 공연을 이어간다. 1층 라운지와 3층 라이브홀에서 로컬 아티스트와 기성 아티스트 공연이 진행되고, 1~3층에서 각각 F&B 부스, 아티스트 MD 부스, 아티스트 협업 부스가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외부의 차 없는 거리에서는 ‘상상하는 마케트’도 동시에 진행된다.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경준 사진전 부산: 원 스텝 어웨이’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경준 사진전 부산: 원 스텝 어웨이’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갤러리는 부산시 등록 미술관

전시 사업은 지역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한 대표 지원 프로그램인 ‘아티스타트’와 자체 기획 전시가 있다. 4층과 5층 복층으로 구성된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는 기획 전시, 외부 협업 전시, 신진 아티스트 지원을 위한 예비작가 지원 전시 등 다양한 전시 콘텐츠로 돌아가는 중이다. 갤러리는 부산시 등록 미술관이다.

‘아티스타트’는 올해 5회를 맞이했다. 제5회 아티스타트에는 7개 예술대학 9개 학과 35명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장르로 103점의 작품을 전시했고, 우수작을 선발해 상금 수여와 KT&G 대치 갤러리 전시 기회를 부여했다. 또한 상반기에는 울산국제아트페어 출전 기회도 제공해 신진 작가들의 작품 노출과 경험 확대에 기여했다. 올 4분기엔 내년에 진행할 아티스타트 전시 작가 모집이 시작될 예정이다.

자체 기획 전시로는 상반기에 전통 시작을 콘셉트로 한 체험 기획전 ‘GIFT Vol.4: 시장에 서면’을 진행했다.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체험과 포토존 공간을 연출해 다양한 관람층이 다녀갔다.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경준 사진전 부산: 원 스텝 어웨이’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경준 사진전 부산: 원 스텝 어웨이’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지금은 ‘이경준 사진전 부산: 원 스텝 어웨이’가 열리고 있다. 이경준 작가의 대표작 뉴욕 시리즈를 포함해 부산, 파리 컬렉션을 최초 공개해 관람객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경준은 뉴욕을 기반으로 세계 도시의 순간을 기록하는 어반 포토그래퍼로, 건물을 기하학적 구도와 시간에 따른 빛의 색감, 사람들의 움직임, 이 모든 것을 원경으로 담은 사진들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6월 5일 개막 이후 6월 한 달에만 1만 명 이상 ‘이경준 사진전 부산’을 관람했다. 유료 관람(성인 기준 1만 8000원)인데도 꽤 많은 이들이 전시장을 찾은 셈이다.

1~4층의 높은 층고를 자랑하는 KT&G 상상마당 부산 실내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1~4층의 높은 층고를 자랑하는 KT&G 상상마당 부산 실내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 실내 계단. 이재찬 기자 chan@ KT&G 상상마당 부산 실내 계단. 이재찬 기자 chan@

지역 경제 활성화 취지도 계승

공연과 전시 외에도 흑백사진 클래스, 원데이 클래스, 상부상조 클래스 등 교육 프로그램도 개설되고,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상상플러스 부산, 스테이(숙박 시설), 식음료 코너, CGV 영화관, 루프탑에 이르기까지 건물 전체가 방문객이 문화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개관 초기에 약속한 지역 경제 활성화 연계 공간도 유지하고 있다. 2층 디자인 스퀘어는 부산 로컬 아티스트 디자인 제품부터 국내외 유명 캐릭터 IP 제품까지 다양한 디자인 굿즈를 만날 수 있는 트렌디 디자인 숍으로 운영 중이다. 바로 옆엔 슈즈 커스텀 체험이 가능한 부산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편집숍 ‘파도블’이 위치해 있다. 부산의 청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페이스는 6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현재 9개 기업이 입주했다.

2층에 자리한 디자인 스퀘어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2층에 자리한 디자인 스퀘어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그러고 보니 최근 5년간 정말 많은 프로그램이 생겨났고, 현재도 진행 중이며,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았다. 개관 첫해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여서 방문객 집계가 무의미하지만, 현재는 연간 100만 명으로 추산한다. 개관 초기에 세운 목적을 다시금 되짚으면서, 목표대로 잘 가고 있는지 물었다. KT&G 윤석준 파트장이 마지막으로 들려준 대답이다.

“상상마당 부산은 아티스트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예술 브리지’ 역할이 큽니다. 동시에 사회공헌 실현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고요. 현재 상상마당 부산이 연간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약 530개입니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 소비자, 소상공인, 소외계층, 청년 스타트업 등 다양한 계층을 서로 연결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청년들이 소비하고 누린다는 것이다. 청년 허브 공간, 상상마당 부산의 현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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