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 2026-06-09 16:07:12
이날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 입구. 연합뉴스
지난해 홈플러스가 1조 원대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청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주요 경영진의 연대보증 없이 긴급 운영자금만을 요구하고 있어 이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날 주요 담보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등 채권단에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재차 촉구했다. 상품 매입, 협력사 대금 지급, 점포 운영 등을 지속하고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인수합병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2000억 원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긴급 운영자금이 확보돼 영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채권단, 협력사, 입점주, 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가장 바람직한 결과인 매각과 회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에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 상환과 이를 담보할 수 있는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을 제공할 것을 요구 중이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메리츠금융그룹에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의 이행보증을 제안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핵심 경영진의 연대보증 없이 긴급 운영자금만을 요구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긴급 운영자금 지급 이유로 협력사 대금 지급, 희망 퇴직금 지급 등을 내세우고 있어 약자를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사태는 MBK파트너스의 경영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주주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모습.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기업 회생절차 이후 나아지지 않는 경영 실적과 뚜렷한 반등 전략까지 없는 탓이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2025년 3월~2026년 2월)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줄어든 5조 796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464억 원을 기록했고, 1조 1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적자 규모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3.9%, 48.1% 확대됐다.
유동자산마저 적었다. 홈플러스의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은 4082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1년 이내에 상환해야할 유동부채는 4조 2897억 원에 달했다.
점포 폐점도 앞두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37개 휴업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고 최근 10여 개 점포의 추가 폐점 가능성도 나온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가장 매출이 높은 ‘홈플런’행사 시기에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납품업체들은 납품을 중단하면서 홈플러스는 청산 위기로 내몰린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홈플러스라는 기업의 가치는 돌이킬 수 없이 무너질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