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2025-02-26 10:23:23
경남 남해군 대표 축제 중 하나인 남해마늘한우축제가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가운데 축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26일 남해군과 마늘한우축제 추진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근 남해농업기술센터에서 ‘제20회 남해마늘한우축제’ 개최를 위한 1차 추진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진위 임원 선출과 축제 관련 사항 점검·논의 등이 이뤄졌다. 관심을 끌었던 축제 기간과 장소 협의는 다음 회의로 미뤄졌다.
대신 이날 회의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른 건 축제 방향성이다. 마늘생산자협회에서는 당초 축제 취지와 성격에 맞게 ‘마늘’ 중심으로 축제를 특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축제가 군민 위안과 관광객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다 보니 고유의 특성이 상실됐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부 추진위원 사이에서는 오히려 축제의 범주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해 마늘은 갈수록 재배면적이 줄고 있고 농업인도 고령화되고 있다. 여기에 마늘의 특성상 관람객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올해가 ‘남해 고향 방문의 해’인 만큼 농축산물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관광형 축제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추진위원은 “올해 축제를 놓고 어떻게 가야 하는 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건 맞지만 확정된 건 아직 없다. 각자의 주장 모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05년 처음 열린 남해마늘한우축제는 올해로 20회째를 맞았다. 지역 농산물인 마늘과 한우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으며, 무대공연과 먹거리, 체험프로그램 등으로 꾸며진다. 군 예산만 한해 4~5억 원 정도 투입되는데, 많을 때는 10만 명 가까운 관람객이 찾는다. 세월호 참사를 제외하면 한해도 빠지지 않고 열린 지역 대표 축제 중 하나다.
꾸준히 개최되고, 또 적지 않은 관람객이 찾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마늘한우축제는 해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늘한우축제는 처음에는 ‘마늘’ 축제로 열렸고 2015년 10회부터 ‘한우’가 포함돼 ‘마늘&한우’ 축제가 됐다. 축제 규모를 키워 문화관광형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관람객 수가 늘면서 축제장도 마늘나라에서 서면 스포츠파크로, 2020년에는 현재 위치인 유배문학관으로 옮겼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나오지 않았다. 마늘은 작목 특성상 콘텐츠를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 사과와 포도 등 과일은 수확은 물론, 특유의 향만으로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반면, 마늘은 과일처럼 단맛이나 향이 없다 보니 체험프로그램 운영에 한계가 있고, 단독 먹거리를 만드는 것도 힘들다. 한우 역시 체험보다는 먹거리 확보 중심이다 보니 관람객 확보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콘텐츠가 부족하니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계속해서 ‘식상하다’, ‘콘텐츠가 약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축제 방문객은 2022년 5만 6800여 명, 2023년 7만 700여 명, 지난해 6만 7500여 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마늘한우축제는 최근 돼지에 해산물까지 콘텐츠로 도입했다. 사실상 이름만 마늘한우축제일 뿐, 남해군 농특산물 대표 축제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축제 추진위원회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자는 주장과 관광형 축제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축제 방향성에 대한 논의는 해마다 조금씩 나오는데 올해는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단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지역을 위해서 축제를 개최하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해마늘한우축제는 해마다 6월 초·중순경 남해유배문학관 일원에서 열리며, 올해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