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맛 담아낸 KNN 드라마 ‘사라진미’ 호평 속 종영

소멸 위기 놓인 식재료 통해
지역 곳곳의 역사 재조명
전윤재 PD “시즌2 준비 중”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5-02-26 14:24:18

KNN '사라진미' 스틸컷. KNN 제공 KNN '사라진미' 스틸컷. KNN 제공

합자장, 뜸부기, 잭살차…. KNN이 최근 방영한 드라마 ‘사라진미’에는 이름만 들어도 신기한 식재료들이 등장한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좇아가다 보면 식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우리 역사를 알게 된다. 식재료가 품은 우리의 역사는 잘 익은 김치처럼 숙성돼 요리의 맛을 더한다.

KNN이 제작한 드라마 ‘사라진미’는 사라질 위기에 놓인 식재료를 소재로 한 14부작 다큐 드라마다. 기후변화, 외래종 도입 등으로 인해 전통이 끊길 위기에 놓인 우리의 식문화를 기록하는 여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혼합한 ‘드라멘터리’ 형식으로, 지난해 11월 10일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 16일 종영했다.

작가 지망생 하지는 할아버지가 유품으로 남긴 ‘맛 노트’를 따라 음식 여행을 떠난다. 홍합을 직접 삶아 합자장을 만드는가 하면, 산에 올라 참나물과 버섯도 캔다.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담은 식재료들은 마치 역사 선생님처럼 우리의 식문화를 설명한다. 주인공 하지는 할아버지의 맛 노트를 통해 과거에는 풍부했던 작물들이 오늘날 점차 사라져가는 현실을 목격하고 잊혀가는 식문화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낀다. 경남 곳곳을 돌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맛 수집가’ 하지 역에는 이승연 배우가, 우리 고유의 음식을 사랑해 기록으로 남긴 할아버지 한길 역에는 최주봉 배우가 출연했다.

‘사라진미’ 제작진은 경남 지역의 농민과 어민들이 오랜 시간 지켜온 토종 식재료들을 취재했다. 보리개떡장, 굽더더기버섯, 쥐이빨옥수수, 사과참외 등의 식재료는 제각기 다른 모양과 다른 맛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했지만 환경변화, 개량품종 보급 등으로 소멸위기에 처해있었다. 제작진은 재래종 여부, 역사성, 생산량 감소 근거, 지역 관련 스토리 유무 등을 바탕으로 아이템을 선별해 드라마를 제작했다. 사전 답사를 통해 각 지역의 특색과 식재료 현황을 확인하고 지역민과 생산자들을 인터뷰해 이들의 이야기를 수집했다. 문헌 조사,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사실성을 높이고, 애니메이션 삽화로 사라지는 식재료의 역사, 생장 과정, 소멸 원인 등을 쉽게 전달했다.

지난해 11월 첫 방영된 ‘사라진미’는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했다. 1.7% 수준이었던 시청률은 3.3%(5화), 5.7%(12화)를 기록했고 경남 지역에서는 분당 최고 시청률 6.7% 기록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단순한 음식 프로그램을 넘어 가족과 전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감동적인 작품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회차가 공개된 유튜브 등에서도 “할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이 떠올라 울컥했다. 우리가 전통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감성적으로 설득해 낸 작품”, “지역 방송에서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올 줄 몰랐다. 경남 콘텐츠의 전국적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KNN은 ‘사라진미’ 시즌1의 인기를 바탕으로 시즌2 제작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KNN 전윤재 PD는 “시즌2에서는 기장군을 포함해 부산의 역사가 담긴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를 제작할 예정”이라며 “아이템 선별, 섭외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드라마를 방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NN '사라진미' 스틸컷. KNN 제공 KNN '사라진미' 스틸컷. KN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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