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2-26 15:57:45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단계인 ‘평의’에 들어가면서 ‘철통 보안’에 나섰다. 선고 시점이 다음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탄핵 찬·반 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끝낸 헌재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평의 단계에 돌입,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평의를 열 예정이다. 평의는 심판의 결론을 내기 위해 재판관들이 사건 쟁점에 관해 토론하는 과정이다. 재판관 전원이 참석하며 통상 주심 재판관이 검토 내용을 요약해 발표하고 재판관들이 각자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평의 과정은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된다. 헌재 관계자는 “평의의 일정과 시간, 장소는 모두 비공개”라고 밝혔다. 재판관들의 회의실에는 도·감청 방지 장치가 설치되며 헌재에서 매일 장치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한다. 재판관들에 대한 밀착 경호도 이뤄진다.
헌재의 선고 시점은 다음 달 중순께로 관측된다. 헌재는 두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금요일에 심판을 선고했는데 선고 전후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점, 그간의 갈등을 매듭짓는 의미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사건 선고 역시 3월 14일이 유력하되,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 경우 이르면 7일에도 선고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선고일은 통상 2∼3일 전 공개된다.
선고 시점의 변수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마은혁 후보자 임명 보류와 관련한 권한쟁의심판 선고다. 마 후보자가 임명되면 변론 갱신 절차 등이 뒤따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이 윤 대통령 사건보다 먼저 선고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 총리 사건은 윤 대통령보다 앞선 지난 19일 변론을 종결했으나 아직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헌재가 평의에 들어가자 여야 정치권은 ‘여론전’을 강화하고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전날 탄핵심판 최후변론에서 밝힌 ‘직무 복귀를 전제로 한 개헌’을 부각하며 탄핵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개헌을 통해 정치 시스템을 고치려 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서 최후 변론에 담은 것 같다”며 “대통령으로서 그런 내용을 말한 건 옳은 말씀으로 생각하고 본인이 진정성을 갖고 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최후변론에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먼저 ‘87 체제’를 우리 몸에 맞추고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겠다”며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해 우리 사회 변화에 잘 맞는 헌법과 정치구조를 탄생시키는 데 신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26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인터뷰에서 “정치 개혁을 완성하겠다는 점에 대해서 상당히 공감했다”면서 “계엄 과정 등을 보면 ‘설사 헌법 위반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 탄핵, 파면에 이를 정도가 아니지 않나’라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거짓과 궤변으로 일관했다”며 헌재의 파면 선고를 거듭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12월 3일 내란의 밤은 영원히 역사 속에 기록될 것”이라며 “역사적 장면들을 왜곡한다고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마지막까지 거짓말과 궤변으로 일관한 윤석열은 구제불능”이라며 “헌법과 법률을 지킬 의사가 전혀 없는 게 명백한 자에게 다시 군 통수권을 맡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최후 진술로 탄핵 사유를 자백한 셈”이라며 “대국민 호소가 계엄 사유였다는 궤변 자체가 계엄 발동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최후 진술에 대해 “대통령의 개헌 의지가 실현돼 우리 정치가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열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26일 언론 공지에서 “대통령실 직원들은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