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2-27 14:32:53
정부가 사망사고가 발생한 대형 건설사 명단을 다시 공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부터 매년 명단을 공개했으나 법적 근거가 없다는 건설사들의 목소리에 따라 2023년에 중단한 바 있다.
또 건설현장의 시스템 비계와 지붕, 채광창 등에서 이동·설치·해체시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표준시방서를 개선하기로 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의 상판 구조물 붕괴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국토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대책’을 27일 발표했다.
건설현장의 사망사고는 추락사고가 절반에 달한다. 지난해는 건설현장에서 207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106명(51.2%)이 추락사고를 당했다.
먼저 정부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대형건설사(시공능력평가 100대 건설사) 명단 공개를 재개하기로 했다. 건설업계 항의로 2023년 9월에 중단된 바 있다. 국토부는 법 개정을 한 뒤 다시 명단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김태병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과 함께 이 회사가 무슨 터널공사를 하는지, 어떤 재건축 공사를 하고 있는지까지 공개해 경각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계 작업자를 위해 작업계단 설치간격 기준 등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표준시방서를 개선하기로 했다. 비계는 높은 곳에서 공사작업을 하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을 말한다.
또 건설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건설현장을 찾아 안전 관리에 나서면 정부가 기술형 입찰(공공부문 대규모 공사) 때 가점을 주기로 했다. 한 건설사는 본사 임원이 2주동안 각 건설현장에 상주하면서 안전문제를 챙기자 해당기간 동안 부상사고도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사장이나 임원이 현장에 상주해서 안전을 챙기면 매우 효과가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울러 추락사고 위험 작업 지역에 인포그래픽을 활용한 추락위험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독려하고 위험 작업장에선 안전 담당자의 소속· 이름·연락처를 부착하는 실명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50인 미만 중소건설업체에는 스마트 에어 조끼 등 안전 장비 구입 비용(3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마트 에어조끼는 3m 이상 높이에서 추락이 감지되면 순간적으로 에어백처럼 조끼가 부풀어 올라 사고를 막는 신기술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