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2025-02-27 18:49:26
6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부산 반얀트리 호텔 화재 사건의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가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보상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시공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보상과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도 커진다.
삼정기업은 27일 부산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는 최근 건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등으로 양사 합해 2500억여 원의 미회수 채권이 발생해 장기 프로젝트 개발사업의 차질 등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발생한 반얀트리 호텔 공사장 화재로 삼정기업은 잔여 공사비 채권 회수가 불투명해졌다.
업체 측은 “금융기관의 추가 자금 조달이 전면적으로 중단돼 경영난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밝혔다.
1985년 건립된 부산 건설사인 삼정기업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2357억 원 규모로 부산 8위, 전국 114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에서는 규모가 있는 업체다. ‘삼정 그린코아’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40년간 부산과 대구, 수도권에 3만 5000여 세대를 공급했다.
삼정기업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정이앤시 역시 지역 업체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이 2226억 원 규모다. 부산에서는 9위, 전국에서는 122위를 기록했다.
부산의 중견 건설사가 도맡았던 공사장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지만, 삼정기업은 참사가 일주일이나 지나서야 처음으로 입장을 밝히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라면 지역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참사에 대해 발 빠르게 사과하고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족들이 진상 규명과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피해자에 대한 보상, 유가족 지원책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시공사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제대로 보상 절차가 이뤄질지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삼정기업은 기업회생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금융기관, 협력사에게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회생 절차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운영을 정상화해 채권자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반얀트리 화재 사고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하며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며 “이번 회생 절차와는 별개로 화재 사고로 인한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