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학병원은 공공재 역할… 지역사회에 적극 공헌할 것” 백대욱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

백의료원 핵심 기능 이전 ‘부산 시대’
거액 투입 중증질환 센터 건립 추진
6개 센터 추가, 전국 5위권 재도약
주원초등 부지 매입 숙원 해결 기대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2025-05-22 18:07:10

“해운대백병원 옆 부지에 동부산권 중증질환 전문센터를 짓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이 결성돼 현재 개념 설계 작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설계에만 2년이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인데 이를 위해 핵심 인력과 기능을 모두 부산으로 옮겼습니다. 자본 조달문제 등을 포함해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백대욱 학교법인 인제학원 신임 이사장은 지난 2월 취임 직후 백중앙의료원의 핵심 기능을 해운대백병원으로 이전하면서 ‘부산 시대’를 선언했다. 인사관리팀은 물론 간호관리팀, 교육지원팀, 구매관리팀, 시설관리팀 등 의료원 운영과 관련한 모든 기능을 부산으로 옮겼다. 단순한 물리적 이동의 의미를 넘어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함께 호흡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백중앙의료원은 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을 비롯해 상계백병원, 일산백병원 등 4개 백병원을 관장하는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백 이사장은 중증질환 전문센터 건립의 의미에 대해 “부산 지역 환자의 역외 유출 의료비용이 1조 원에 육박한다고 들었습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의료 자원의 분배가 필요하고 대한민국 의료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입니다. 병원을 조금 확장하는 수준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공공적 투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증질환 전문센터는 4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700 병상 규모로 2033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암센터를 비롯해 희귀난치성 질환센터, 이식센터, 소아청소년센터, 권역 응급의료센터, 심뇌혈관질환센터 등 6개 센터가 들어서면 해운대백병원은 전국 5위권 규모의 병원으로 퀀텀 점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본부 이전을 계기로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킹과 사회공헌 계획도 준비 중이다. 백병원의 핵심 현안을 이사장이 챙기기 위해 지역 여론을 직접 경청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주 2~3일은 부산에 머문다.

“대학병원은 그 자체 활동이 진료, 교육, 연구 활동을 수행하는 곳입니다. 본연의 사명에 성심을 다하는 것이 지역사회에 가장 크게 공헌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사회사업실을 통해 다양한 지역 공헌 활동을 펴왔지만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통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백 이사장은 인제학원의 오랜 숙원인 부산진구 개금동 부산백병원 옆에 위치한 주원초등학교의 부지 매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부산백병원 용적률이 포화 상태로 초등학교 부지 매입이 꼭 필요하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백 이사장은 지역사회에 협조를 당부했다. “부산백병원은 지역의 의료 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공재 성격을 가집니다. 부산백병원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공간 확충이 필수적입니다. 부산백병원이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공공재 역할을 하는 지역 의료기관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기대합니다.”

백 이사장 취임 이후 재단이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는 학교법인의 부속기관으로 있는 병원과 대학 간의 밸런스를 강조했다.

“법인에서 대학에 지원하는 재정 규모가 부울경에서는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방 사학 중에서는 모범적인 케이스입니다. 병원에서 번 돈을 왜 학교에 보내냐고 하겠지만 학교법인 부속병원이라 수익을 학교와 병원에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입니다.”

백 이사장은 향후 재단 운영방향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사장은 자신의 역할을 ‘청지기’라고 정의했다.

“인제학원을 둘러싼 여러 환경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재단을 책임진 이사장이 되고 보니 어깨가 무겁습니다. 재단 이사장은 백인제 박사의 창립 정신을 더욱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은 청지기입니다. 환자들이 이곳에서 치료를 받고 싶고, 젊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이곳에서 진료하고 싶고, 교수와 학생이 이곳에서 연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그런 조직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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