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7-20 17:34:11
2025 프로야구 후반기를 개막한 롯데 자이언츠가 8년 만의 가을야구 희망을 밝혔다. 홍민기, 김강현이라는 두 신인급 투수들이 약하다고 여겼던 불펜진에 큰 힘을 보탠 덕분이다.
롯데는 전반기를 3위로 마쳤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약한 불펜진 과부하’를 거론하며 “후반기에 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LG 트윈스와의 후반기 개막 4연전은 롯데의 후반기를 가름할 수 있는 시금석이나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비로 취소된 지난 17일 경기를 제외하고 18, 19일에는 1승 1패를 거뒀다. 한 경기씩 주고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홍민기와 김강현이었다.
홍민기는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서 5이닝 1실점 호투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후반기에는 대체 5선발로 출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롯데 김태형 감독은 그의 보직을 불펜진 중에서도 ‘필승조’로 옮겼다.
홍민기는 지난 18~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경기에 모두 등판해 무실점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일에는 팀의 6-1 승리를 지키며 홀드도 챙겼다.
홍민기는 2020년 입단했지만 부상에 시달리는 바람에 이듬해 1경기, 지난해 3경기에 등판한 것이 고작이었다. 올해 들어 부상에서 회복한 모습을 보이며 12경기에 나서 22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21에 2홀드를 기록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은 0.81, 피안타율은 0.171이어서 특급 불펜으로 손색이 없다.
홍민기의 장점은 최고 150km 중반에 이르는 빠른 공과 안정된 제구력이다. 올해 볼넷을 고작 5개만 허용하면서 삼진은 30개나 잡았다. 한마디로 좌완 파이어볼러가 공을 구석구석 던진다는 이야기다. 상대 타자들, 특히 좌타자들로서는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롯데는 상대적으로 선발진이 약하다. 그 때문에 전반기에 불펜진이 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처지에 홍민기가 합류한 것은 큰 힘이다. 현재로서는 롯데 불펜진에서 가장 믿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홍민기는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강현은 19일 LG전에 구원등판에 1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하면서 평균자책점을 3.45로 낮췄다.
육성선수 출신인 김강현은 2016년 입단했지만 2023년에야 1군에 데뷔했을 정도로 늦깎이다. 지난해 26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올해는 44경기에서 47이닝을 던져 롯데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7경기 5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80을 남겨 점점 기량이 안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