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해 한국서 만든 첫 장편 영화 ‘중간계’ 나왔다

‘범죄도시’ ‘카지노’ 강윤성 감독 연출
생성형 AI·VFX 활용해 영화 제작해
“AI 활용 효율적, 완전 대체는 어려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2025-10-14 13:28:46

영화 ‘중간계’ 스틸컷. CJ CGV 제공 영화 ‘중간계’ 스틸컷. CJ CGV 제공

한국에서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만든 첫 장편 영화 ‘중간계’가 지난 13일 언론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15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이승과 저승 사이 ‘중간계’에 갇힌 인간들과 그 영혼을 소멸시키려는 저승사자들의 추격을 그리는 이야기다. 강윤성 감독은 이날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 후 간담회에 참석해 작품뿐 아니라 AI와 영화 산업의 미래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범죄도시’ ‘카지노’ ‘파인: 촌뜨기들’을 연출한 강 감독은 “6년 만의 영화 복귀작이 AI 영화라 부담도 크지만 새로운 시도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즈물인 ‘파인’을 촬영하던 중 KT로부터 AI영화 제작 제안을 받았다”며 “25년 전 써둔 시나리오를 장편으로 각색했고, 올해 3월 제작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AI 기술이 당시만 해도 실사 영상과 자연스럽게 섞기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생성형 AI와 VFX의 협업 구조로 제작됐다. 강 감독은 “AI가 캐릭터를 구현하고, 부족한 부분은 VFX로 보완했다”고 말했다. 저승사자·사천왕·해태 등 약 18종의 크리처가 모두 AI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자동차 폭발 장면의 경우 기존 CG로는 4~5일 걸리지만, AI는 1~2시간이면 충분했다.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AI 활용은 촬영 방식도 바꿔놨다. 보통 컴퓨터그래픽(CG)이 들어간 장면과 다르게 그린 스크린 없이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가 녹색 볼을 응시하며 연기하면 AI가 현장 영상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작업한 덕분이다. 강 감독은 “스튜디오 촬영보다 훨씬 자유롭고 유연했다”고 말했다. 완벽하진 않았단다. 그는 “사찰 연등 아래 크리처 장면은 AI 약점이 드러난 부분”이라며 “색 표현과 프레임 유연성은 여전히 CG의 강점”이라고 했다. 기술적 제약은 러닝타임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2시간 분량으로 기획됐으나 1시간으로 압축됐다. 강 감독은 “2편 시나리오를 이미 완성해 시리즈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감독은 “모든 산업이 효율적인 방향으로 간다”면서도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단호한 답을 내놨다. “배우는 각기 다른 크리에이터”라며 “AI가 그 감정과 해석을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 변요한은 “결국 인간의 상상력과 창작이 없다면 AI도 존재할 수 없다”고 했고, 김강우는 “효율성은 분명하지만 대체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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