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5-12-01 15:57:15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공연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연말을 맞아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이 부산을 찾는다.
(재)부산문화회관은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차이콥스키의 발레 ‘호두까기인형’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2000년 첫선 이후 매년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화려한 무대미술, 정교한 안무,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표현을 통해 크리스마스를 앞둔 설렘을 극대화한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차이콥스키의 선율 위에 화려한 무대장치와 다채로운 의상이 더해지며 각 나라 인형들의 춤, 눈송이 춤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눈송이 춤, 꽃의 왈츠, 마지막 마리와 왕자의 결혼식 그랑 파드되(2인무)는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공연 장면.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세계적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Yuri Grigorovich) 버전으로 웅장한 앙상블과 드라마를 강조한 연출이 특징이다. 또한, 대규모 군무의 역동성, 그리고 섬세한 감정선을 살린 연출은 원작의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정통성과 새로움을 동시에 갖춘 무대의 매력을 경험하게 된다.
다른 버전에서는 보기 어려운 국립발레단만의 특징도 담겨 있다. 가장 큰 차별점은 호두까기인형을 목각인형이 아닌 어린 무용수가 연기한다는 점이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국립발레단 부설 발레아카데미 학생이 출연하여 어린 무용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순수함과 생동감이 극의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또한 극의 흐름을 이끄는 핵심 인물 드로셀마이어는 그리고로비치 버전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 해석이다. 다른 버전에서 단순히 ‘마리의 대부’로 묘사되는 것과 달리, 국립발레단 무대에서는 이야기 전체를 유연하게 이끌어가는 화자로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연출을 통해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관객에게도 흥미롭고 품격 있는 서사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24명의 무용수가 눈송이를 표현하며 춤추는 1막 피날레 ‘눈송이 춤’, 스페인·중국·러시아·프랑스·인도 등 세계 각국의 전통춤을 변주한 인형들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상관없이 펼치는 춤의 향연), 그리고 32명의 무용수가 웅장한 군무를 선보이는 ‘꽃의 왈츠’는 ‘호두까기인형’을 대표하는 장면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5일 오후 7시 30분, 6일 오후 2시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VIP석 10만, R석 8만, S석 6만, A석 4만 원. 48개월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 및 전화(051-607-6000)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