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 5000달러도 ‘위태’…최고가 대비 30% 이상 ‘미끄럼틀’

레버리지 대규모 청산에
위험 회피 심리 확대 영향
일본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 코인 억제 정책 악재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2025-12-02 13:33:36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8만 5000달러(한화 약 1억 2485만 원)선도 위태로운 모습이다.

2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8만 6336달러(약 1억 2680만 원)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10시 45분에는 8만 3800달러(약 1억 2310만 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같은 시간 원화 가격으로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서 각각 비트코인이 1억 2959만 원, 1억 2963만 원을 나타냈다.

지난달 21일 8만 달러(약 1억 1750만 원) 초반 수준으로 떨어진 이후 열흘 만에 또다시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 시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0월 6일 사상 최고치인 12만 6210.50달러(약 1억 8535만 원)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30% 넘게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CNBC 등 미국 매체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가상자산 관련 불법 활동에 경고를 내린 점이 이날 가상자산 시장에 타격을 줬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9일 공안부 등 13개 정부 기관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사기와 자금세탁, 불법적인 자본 이동의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고객 식별과 자금 세탁 방지 통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금리 인상 가능성 발언도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나고야에서 열린 강연에서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고자 한다”며 “너무 늦지도, 너무 빠르지도 않게 완화 정도를 적절하게 조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선 우에다 총재의 발언을 두고 오는 18∼19일 열릴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 인상될 확률을 일주일 전 25% 미만에서 80% 이상으로 전망했다.

일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일본, 미국, 독일 등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특히 미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5%포인트(P) 이상 상승한 3.54%,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8%P 이상 오른 4.09%를 기록했다. 일본 기준금리가 오르면 낮은 이자로 엔화를 빌려 수익률 높은 미 국채에 투자한 자금들이 빠져나가는 국채 매도) ‘엔 캐리 트레이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른다. 국채 금리와 국채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가상자산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투자자문사 페드워치 어드바이저스의 벤 에몬스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근래 비트코인 대량 매도세 이후 시장 참여자들이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며 “이날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4억 달러(약 5885억 원) 규모의 거래소 청산과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 가능성도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앞당기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벤 에몬스 CIO는 “일부 거래소에서 최대 200배에 달하는 레버리지 투자가 상당한 규모로 존재한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의 저점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면 추가 청산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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