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표제’ 좌초에 정청래 리더십 휘청… 친명-친청 갈등 수면 위로

친명계 후보군에 부산시당위원장 '컷오프' 유동철
1인1표제 좌초로 흔들리는 정청래 리더십…보궐선거 시험대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2025-12-07 17:15:08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일 제주도노동자종합복지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 발전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2025 민주 아카데미에서'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일 제주도노동자종합복지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 발전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2025 민주 아카데미에서'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강행한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이 끝내 부결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1인 1표제 논란을 계기로 드러난 친명(친이재명) 대 친청(친정청래) 구도 갈등은 다가오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본격적으로 고조되며 당내 권력구도 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지난 5일 표결에 부친 1인 1표제는 끝내 부결됐다. 중앙위원 총 596명 가운데 373명이 참여해 271명이 찬성했으나 중앙위 의결 조건인 '재적 위원 과반(299명) 찬성'에 부합하지 못했다. 부결 직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투표율 저조로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된 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당분간 재부의하기 어렵지만 절대 후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당헌 개정은 정 대표의 '당원 주권 확대' 기조에 따라 추진된 것이다. 정 대표는 당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당원주권정당 시대'를 내걸었고, 이를 뒷받침할 핵심 공약으로 대의원·권리당원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하는 1인 1표제의 신속한 도입을 약속했었다. 부산·울산·경남(PK) 등 약세 지역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온 바 있다.

당내 반발을 불러일으킨 1인 1표제 부결은 정 대표 리더십에 타격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당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이어진 브리핑에서 조승래 사무총장은 정 대표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 아니냔 질문에 "적절치 않다"며 "오히려 당이 살아있음을 확인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1인 1표제로 수면 위에 드러난 지도부를 향한 불만은 친명 대 친청 구도로 본격적으로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가오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전조를 드러낸 당내 갈등은 본격적으로 체제 균열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전현희·한준호·김병주 최고위원의 사퇴로 치러진다. 보궐선거는 내년 1월 11일쯤 열릴 예정이다. 잔여 임기는 약 6개월에 불과하지만, 내년 전당대회에서 연임을 노리는 정 대표를 뒷받침하려는 친청계와 이를 견제하려는 친명계 간 신경전이 이미 치열하다. 친명계의 지도부 후속 합류 등 보궐선거 향방에 따라 정 대표 리더십이 출렁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친명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영입한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원내에서는 친명계 인사인 강득구·이건태 의원의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 위원장은 친명계 원내외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 공동 상임대표로, 지난 10월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는 컷오프됐다. 유 위원장은 이번 주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을 계획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이날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을 튼튼하게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이번 부결은 1인 1표제의 반대가 아니라 과정에서 설득 부족과 절차 부실이다. 가장 핵심인 부산을 비롯한 험지인 영남권에 대한 배려가 없었으며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 이런 부분을 내가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정 대표와 가까운 인사 중에서는 조직사무부총장인 문정복 의원, 당 대표 직속 민원정책실장인 임오경 의원. 이성윤 의원 등이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1인 1표제 부결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만큼 내년에 치러질 최고위원 선거 결과가 당내 권력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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