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 2025-12-08 17:31:50
인공관절 치환술은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치료다. 마취와 수술에 따른 감염 리스크 등을 감안하고 수술 후 재활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김인환 병원장 수술 장면. 부산고려병원 제공
100세 건강시대의 필수 조건은 스스로 일어서고 걷을 수 있는 능력이다. 움직임의 자유가 우선 확보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관절이 건강해야 된다. 그러나 노화나 부상 등으로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오기 시작하면 걷기가 힘들고, 심지어는 앉았다 일어서는 기본 동작마저 어려워진다.
퇴행성 변화로 인한 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서서히 닳아 없어지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점점 심해지면 다리와 관절의 변형까지 초래해 걷는 능력이 현격히 떨어지게 된다. 아파서 움직이지 않으면 활동량이 줄어 체중은 늘어나고 근육은 빠지면서 관절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예전 같지 않은 본인의 모습에 점차 외출과 사회 활동을 기피하면서 우울감과 고립감에 빠지기도 한다. 걷는 자유를 얻기 위해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 적극적 치료 나서야
관절염 초기에는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약물치료, 주사 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전문의가 관절염 말기를 진단하더라도 환자가 수술할 정도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없으면 보존적 요법으로 지내면 된다.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관절 손상이 심해 삶의 질 저하가 극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80세, 90세가 넘어도 본인의 삶을 위해 수술을 결심하는 환자도 있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수술적 치료법은 인공관절 치환술이 대표적이다. 손상된 관절 부분을 절제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만성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고 변형된 관절을 교정하며 관절이 움직일 수 있도록 기능과 범위를 개선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기존 인공관절 치환술의 정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로봇 수술기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방식은 환자의 관절 상태를 면밀히 로봇으로 스캔 후 분석하고, 인공관절 삽입 위치와 절삭 정도를 정밀하게 계획하여 수술을 진행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병원인 부산고려병원 김인환 병원장은 “인공관절 치환술은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치료법이다. 고령 환자의 경우 마취에 대한 부담이나 수술에 따른 감염과 같은 합병증 위험도 고려해야 하는데 로봇수술이 나오면서 리스크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복합 관절질환과 고난도 외상수술
낙상, 스포츠 손상,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으로 큰 외상이 생기면 하나의 관절만 손상되지 않는다. 뼈, 연골, 근육, 힘줄 등이 복합 손상돼 탈구와 함께 인대, 신경 손상이 동반된다. 십자인대가 파열되거나, 측부 인대 및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있는 경우는 디스크와 퇴행성 관절염을 같이 치료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환자의 연령대와 기저질환을 고려하면서 수술 후 회복이 가능한지, 수술 후 재활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서 수술을 결정한다.
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경우는 드물다. 무릎 뒤쪽에 있어 다치기 힘든 부위이고 시야가 좁아 수술 난도가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수술 케이스가 많이 없어 임상적 경험이 충분해야 수술을 할 수 있다.
김 병원장은 “골반 비구 골절도 고난도 외상수술에 속하는데 대학병원에서도 환자를 보내온다. 타병원에서 인공관절수술 후 관리가 안돼 감염으로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후에는 원래 치료받았던 병원으로 전원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수술 후에 감염이 일어난 경우에는 인공관절 재치환술을 해야 한다. 기존 인공관절 보정물을 제거하고 감염 부위를 씻어내고 새로운 인공관절로 교체해 주는 수술이다. 인공관절 주위 조직과 근육, 인대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보정물로 교체해야 하기에 인공관절 치환술보다 까다롭다.
■간호간병 서비스 2년 연속 전국 1위
수술을 받고 나면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들도 힘들어진다. 환자를 혼자 둘 수 없어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보호자가 직장을 포기하기도 했다. 그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문 간호인력이 24시간 병동에 상주하며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는 제도다.
전문 간호인력이 상시 병실에 머무르며 투약 관리, 상처 소독, 개인위생 보조 등 환자의 상태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한다. 환자 안전을 강화하고 낙상, 감염과 같은 위험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표준화되고 전문적인 간병은 환자의 빠른 회복과 성공적인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먼 지역에서 가족 없이 혼자 수술하러 오는 케이스가 늘어나면서 환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24시간 숙련된 전문 간호인력이 직접 간병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병상 분위기도 더욱 안전하고 쾌적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호자로서도 간병으로 인한 경제적, 신체적, 심리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가족들은 생업을 이어가면서도 사랑하는 환자가 전문적인 돌봄을 받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김 병원장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병원의 중요한 강점 중 하나다”고 말했다.
부산고려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실시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평가에서 전국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 565곳 가운데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표본이 되는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범 운영기관인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패널병원’에 지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