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2026-05-24 18:20:27
제9회 지방선거를 10여 일 앞둔 지난 23일 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부산시선관위가 ‘내가 살고 싶은 지역, 투표로 만듭니다’를 주제로 투표 참여 드론 쇼를 선보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선거철만 되면 거리는 표심을 잡으려는 후보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하지만 정작 부산 시민의 일상은 크고 작은 불편과 피로감으로 얼룩진다. 이에 부산일보는 ‘민주주의 축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해묵은 ‘불편’들을 조명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교통거점인 인천국제공항에는 사전투표소가 운영되는 반면 김해국제공항과 부산역에는 사전투표소가 없어 형평성 논란이 인다. 최근 공항·KTX 역사 이용객 증가로 투표권 보장 필요성이 커지지만 경직된 설치 기준이 투표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법령 개정과 함께 설치 기준을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인천국제공항 1·2터미널 출국장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된다. 인천국제공항은 2014년 처음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이후 터미널마다 1곳씩 총 2곳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반면 김해국제공항에는 사전투표소가 없다. 김해공항과 가장 가까운 사전투표소는 대저2동 행정복지센터로, 도보로 25분 가량 떨어져 있다. 부산역 역시 별도 사전투표소가 설치되지 않는다. 서울의 경우 과거 서울역 내 사전투표소가 운영된 바 있지만 2022년 이후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투표소 설치를 둘러싼 선관위 기준을 두고 지역 형평성과 유권자 투표권 제한 논란이 불거진다.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국제공항 사전투표소는 사실상 여행객과 공항 이용객 편의를 위해 설치된 성격이 강하지만, 당시 설치된 법적 근거는 공직선거법 148조의 ‘공항 인근 군부대 밀집지역’에 사전투표소를 둘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었다. 선관위는 과거 정치권 논의 등 특수한 여건과 상황 등을 고려해 설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를 두고 실제 운영 취지와 법적 명분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뿐만 아니라 사전투표 기간에는 주요 공항과 KTX 역사처럼 전국 단위 교통거점에 유동인구가 몰리고 있지만, 일부 예외만 허용하는 사전투표소 설치 기준은 경직됐다는 비판이다.
선관위는 현행 공직선거법상 추가 설치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직선거법 제148조에 따라 사전투표소는 원칙적으로 읍·면·동마다 1곳 설치가 기본이며, 예외적 경우에만 추가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산시선관위 관계자는 “법령상 지역 선관위가 지자체와 협의해 판단할 수 있지만, 실무적으로는 전국 단위 형평성과 예산, 운영 문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권자 편의와 이동권 보장 측면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항과 KTX 역사처럼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시설에 대해선 공직선거법에 유권자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별도 예외 조항을 신설하거나 선관위가 보다 적극적으로 투표권 보장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국립부경대 차재권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용객 수 등 적절한 설치 기준을 정비하고, 선관위도 적극적인 유권해석을 통해 교통거점 내 사전투표소 설치 범위를 확대를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