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 수천kg 내리고 나르고 배치하고 '착착착'… 경매 준비 '일사천리' [피시랩소디]

입력 : 2024-04-16 19:50:00 수정 : 2024-04-17 13: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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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역·양륙·배열반

한번에 400kg 처리 뜰채로 하역
트럭으로 등급 선별 장소로 운반
빈 공간 없도록 어상자 '칼배열’

400kg에 달하는 물고기를 어선에서 수레로 옮겨 담는 하역 작업이 이워지고 있다. 조정욱 PD woogie@ 400kg에 달하는 물고기를 어선에서 수레로 옮겨 담는 하역 작업이 이워지고 있다. 조정욱 PD woogie@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경매를 준비하는 첫 단계는 어선에서 물고기를 어시장으로 옮기는 ‘하역’과 ‘양륙’ 작업이다. 하역과 양륙 이후 야간부녀반의 선별 작업이 이뤄지면 선별된 물고기가 담긴 어상자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배열’ 작업이 이어진다. 배열까지 이뤄지면 경매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다.

어선이 어시장에 정박하면 가장 먼저 어선에 실린 수산물을 육지에 내리는 ‘하역’이 이뤄진다. 갑판 위에서 선원들이 대형 뜰채로 어창(어선 바닥 아래 수산물을 저장한 창고) 속 물고기를 퍼 올려 트럭이나 수레에 붓는 작업이다. 대형 뜰채는 어선 위에 달려있는 와이어에 연결된 채 유압으로 이동하는데, 주로 기관사가 레버로 와이어를 조작한다. 물고기가 담긴 뜰채를 옮긴 뒤 줄을 놓으면 그물이 풀리면서 물고기가 그물 아래 트럭이나 수레 위로 쏟아지는 방식이다. 뜰채로 한 번에 뜰 수 있는 무게는 약 400kg 이다. 두 번 정도 퍼담으면 1톤 트럭 화물칸이 가득 찬다. 어창 바닥이나 벽면에 냉동된 물고기가 얼음과 함께 붙어 있는 경우에는 밖에서 고압으로 물을 뿌려 떼어낸다. 물고기가 뜰채에 잘 떠지지 않을 때는 선원이 어창으로 내려가 직접 삽으로 물고기를 뜰채에 퍼담기도 한다.

트럭이나 수레에 실린 수산물은 야간부녀반의 선별 작업이 이뤄지는 구역으로 옮겨진다. 차량에서 수산물을 작업 구역 바닥에 쏟아붓고 다시 실어 나르는 과정이 바로 양륙이다. 양륙은 야간부녀반의 선별 작업으로 곧장 이어지기 때문에 물고기의 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빠른 속도가 생명이다. 최근 양륙 작업 대부분은 트럭으로 이뤄진다. 트럭은 1시간 동안 평균 1000상자 분량의 물고기를 실어 나른다. 하지만 참치 등 일부 대형 어종의 경우 지금도 수레를 활용한다. 트럭 화물칸 입구가 좁은 탓에 어체가 실리지 않거나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열은 경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어상자를 규칙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작업이다. 고등어의 경우 비싼 등급의 상품을 위판 구역 가운데에 배치하고, 가장자리 쪽으로 사료용으로 판매되는 저렴한 상품을 두는 식이다. 양륙·배열반 20년 차 임종훈 반장은 “어상자들이 가로로 연달아 배치되면 상자와 상자 사이 생기는 골에 물고기가 더 담겨 선사 입장에서 손해를 본다. 어상자를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물량과 선사의 수입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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