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발전은 바람의 힘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꼽힌다. 부산은 연중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이용한 해상풍력단지를 기장군과 해운대 청사포 일원에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경남 양산시 에덴밸리골프장 주변에 설치된 대규모 풍력발전기. 강원태 기자 wkang@신재생 에너지의 두 축은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이다. 태양광발전은 주택이나 사업장 단위의 소형 설비에서 이뤄지고 있다. 반면 풍력발전은 좁은 지역에서도 대규모 발전이 가능하다.
산업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자본과 기술이 있으면 대규모 풍력발전 단지를 건설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국과 인도 등도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에너지 강국들은 오래전부터 이미 '미래 먹거리'인 풍력발전의 경제적 가치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유럽선 풍력발전 '주류 발전'
2015년 433GW 설비, 태양광 '배'
경제 가치 커 각국 집중 투자
환경·소음 논란에 국내 '미미'
해상풍력 부상하며 적극적
市, 540MW급 '기장 풍력' 추진
조선인력, 개발에 투입 가능
■세계는 풍력발전에 눈독
풍력발전은 기존 발전소와 마찬가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다만 원자력과 화석 연료와는 달리, 터빈을 돌리는 바람이 무해하고 무한하다는 차이가 있다. 통상 10~20년이면 풍력발전 단지는 투자비용을 회수한다. 이후 생산되는 전기는 대부분 수익이 된다.
야간에 생산된 전기를 에너지 소모가 많은 낮 시간대에 송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풍력발전에 특화된 설비인 ESS(에너지저장장치)를 이용해 야간 전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풍력발전은 입지 조건이 중요하다. 초속 3~25m의 바람이 일정하게 불어야 한다. 이상적인 구간은 초속 6~10m이다. 바람이 너무 강해도 설비에 부담을 주고 사고 가능성을 높인다.
문제는 소음과 환경 훼손 논란이다. 국내에선 풍력발전 1㎞ 내외 지역 주민들이 저음파 소음을 호소하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육상 풍력발전은 주로 산지에 세워지다 보니, 환경 파괴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국내에서도 환경부와 풍력발전업계의 신경전이 계속 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풍력발전은 이미 주류 발전시설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재생가능에너지 정책 네트워크(REN21)의 '2016 재생에너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433GW(기가와트)의 풍력발전 설비가 전 세계에 설치됐다. 태양광 231GW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덴마크 전체 전기 수요의 49%, 스페인 17.7%, 독일 13.6%를 풍력발전이 책임졌다.
지난해 10월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5년간 풍력발전 비용이 30% 감소했고, 2030년 전 세계 전기 공급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5년 한해에만 62.8GW 신규 풍력발전 설비가 들어섰다.
추세가 이렇다 보니 강국들은 공격적으로 풍력발전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영국, 독일, 핀란드, 덴마크는 총 3.7GW 규모 7개의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1만 7155억 달러(2052조 원 상당)를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도 풍력발전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과 부산 그리고 해상풍력발전
강국들이 풍력발전에 집중하고 있는 건 결국 경제논리에 따른 것이다. 풍력발전 기술을 누적하면 자국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장기적으론 기술을 수출하고, 부품 시장도 선점한다. 더욱이 풍력발전은 기술집약적인 분야라서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유럽 풍력 업계는 풍력발전 설비는 ㎿ 당 21.5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흐름에서 매우 뒤처져 있다. 지난 1998년 제주도에 1호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지 18년 만에, 지난해 11월 국내 풍력발전의 누적 설치 용량은 1GW를 달성했다. 하지만 세계 풍력설비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부산은 '풍력발전의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부산의 풍력 발전량은 107toe(석유 1t 연소 때 에너지)로, 전국 28만 toe의 0.3%의 비중에 불과했다.
하지만 해상풍력이 부상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이미 유럽은 해상풍력단지 중심으로 신규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제주도엔 30㎿의 국내 최초 해상풍력발전기가 설치됐다. 해상풍력발전은 환경 훼손과 소음 문제에서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다.
현재 부산시는 기장군과 해운대 청사포 앞바다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2조 2000억 원을 투입해 540㎿ 규모의 풍력단지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승인도 받았으며, 영국의 투자회사와 투자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실제로 부산 주변 해상은 해상풍력발전단지로서의 입지조건이 매우 우수하다. 수심이 깊지 않고, 평균 초속 7m의 바람이 불고 있다. 유럽의 웬만한 해상풍력단지보다 입지조건이 좋다. 특히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중공업의 기술과 인력을 풍력단지 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보니 부산시가 더욱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풍력발전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그동안 우리는 다소 등한시했다"며 "지자체도 풍력발전을 장려할 수 있는 조례 제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