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지는 산은 이전… 이억원 이어 여권 발언 파문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관련, 부산의 숙원인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전망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4일에는 여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산은 이전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등 정부의 ‘호남 집중 지원’ 정책이 가속도를 내는 반면, 부산의 공공기관 이전 핵심 요구인 산은 이전이 무산되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지역 내 반발이 커질 조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4일 서울에서 열린 한 언론사 포럼에서 산은 등 공적 금융기관의 지방 이전과 관련, “(정부 입장은)여의도에 금융허브타운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금융기관들이 다 모여 있어야 서로 얘기도 하고 견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종시 이전이 확정된 금융위원회를 제외한 주요 공적 금융기관이 서울에 남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면서 “산업은행은 (부산으로) 이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을 산은 이전의 대안으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의 연내 2차 공공기관 이전 발표를 앞두고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관측이 엇갈렸다. 지난해 대선 정국까지만 해도 윤석열 정부에서 출발한 산은 이전 어젠더를 이재명 정부가 수용하겠느냐는 회의론이 컸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호남 집중 지원으로 타 시·도의 형평성 논란이 커진 데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속도를 내면서 산은 이전도 다시 힘을 받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공적 금융기관들이 2차 이전 대상에 포함될 경우, 산은 이전 지역은 제2 금융중심지인 부산이어야 한다는 당위론이 여권 내에서도 회자됐다. 특히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 9월 초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시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민주당 김민석 대표, 청와대 정책실장, 대통령까지 다 만났다. 공식·비공식 채널을 총동원하고 있다”면서 산은 부산 이전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부산 이전을)추진하다가 국회에서도 정리가 돼서 그렇게 하지 않는 걸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지역 내 파문이 일었고, 이어 전 시장조차 지난달 27일 부산 남구에서 열린 ‘동부산 타운홀 미팅’에서 ‘산업은행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된다면 부산으로 와야 하고, 이전 안 한다고 하면 그건 방법이 없다’고 밝히면서 정부 내 관련 기류가 뒤집힌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여기에 민주당 정무위 소속 의원이 이날 ‘이전 안 한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산은 이전 전망은 급격히 어두워진 분위기다. 부산 지역에서는 여권의 ‘해양수도 부산’ 육성 전략이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등 부산 특화발전 전략을 담은 입법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데다, 산은 이전마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구호만 무성한 ‘외화내빈’이라는 비판적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해양수산부 이전이라는 첫 단추는 잘 꿰었지만 북극항로는 아직까지 상징적인 구호에 불과하고, 해운기업 이전은 실속이 부족하지 않느냐”면서 “산은 이전마저 빠진다면 해양수도의 ‘실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랍 속에 잠든 ‘부산 글로벌법’, 이대로 사라지나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이후 전면 재설계 방침을 밝힌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부산 글로벌법)’이 선거 이후 사실상 답보 상태에 놓였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은 국회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하며 입법에 속도를 내는 반면, 시민 160만 명이 입법 청원에 참여한 부산 글로벌법은 수정·재발의 움직임조차 없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3일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특위는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과 운영, 규제 특례 등을 담은 초광역특구법을 심사한다. 내년 1월 30일까지 운영되며, 고소득·연구직 노동자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일방적인 의사진행에 반발해 표결 직전 퇴장했다. 민주당이 초광역특구법 처리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부산 글로벌법은 재설계 방향이나 입법 일정조차 제시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박홍배 의원도 “(법안 추진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할 만큼 사실상 지방선거 이후 실질적 진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월 ‘부산 글로벌법’을 전면 재설계하고, 기존 법안을 보완해 재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부산 북갑 국회의원 시절 공동발의한 부산 글로벌법은 6·3 지방선거 전 여야가 합의 처리하려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 형평성’을 언급하며 급제동을 걸자 민주당은 돌연 입장을 바꿨다. 당시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방향성을 잃은 상황에서 발의된 법안”이라며 “중장기 발전 전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출발한 한계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양 수도 부산이라는 국가 전략 아래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며 “이제 부산은 단일 법안이 아니라 국가 전략 속에서 체계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맞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역시 기능을 강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고 수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제동 이후 민주당이 보완 입법을 내세웠지만, 선거가 끝난 뒤 별다른 진전은 없는 셈이다. 야권에서는 초광역특구법이나 해양수도 특별법 등으로 부산 글로벌법을 대체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제는 초광역특구법이 부산 글로벌법을 온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초광역특구법은 전국의 초광역 경제권을 대상으로 첨단산업 투자와 규제 완화를 지원하는 산업특화형 법안이다. 동남권에서는 조선·우주항공 등 지역 주력 산업을 키우는 내용도 포함됐지만,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부산 글로벌법은 부산을 국제적인 물류·금융·비즈니스 중심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도시특화형 법안이다. 국제금융특구와 국제물류특구 지정, 외국인 교육·문화·주거 등 정주환경 개선, 국가 차원의 재정·행정 지원 등을 포괄한다. 산업투자 촉진에 초점을 맞춘 초광역특구법만으로는 부산의 국제금융 경쟁력 강화와 외국 기업·인재 유치를 위한 도시 기반 조성까지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전재수 시정의 핵심 과제인 해양수도 전략과 연계해 글로벌법을 보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북항 재개발지역을 국제 해양비즈니스 거점으로 육성하고, 해운·항만물류 기업과 금융·법률·보험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집적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산 국민의힘은 정부와 부산시 등 여권에 부산 글로벌법 재추진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최근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이 만나 산업은행 이전, 돔 아레나 건설, 통합 LCC 본사 문제 등을 논의했다“며 “추가로 확인해 정부나 부산시에 요청하거나 비판할 사안을 정리하기로 했는데, 부산 글로벌법도 그 차원에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광역특구법은 부산만의 특징을 살린 지원책을 담을 수 없다”며 “부울경을 하나로 묶어 가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시의 특성을 어떻게 살릴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 민주당, 상·하원 모두 장악…'블루 쓰나미' 덮쳤다
미국 민주당이 3일(현지 시간)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장악하는 ‘블루 쓰나미’를 일으켰다. 텍사스와 캔자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에서도 잇따라 승리하며 미국 정치 지형에 대격변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의회의 강력한 견제 속에 급속한 레임덕(권력 누수)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미 NBC와 ABC, CBS, CNN 등 주요 방송사는 중간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이날 오후 10시(미 동부시간)께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탈환을 예측했다. 이어 오후 11시 30분에는 상원까지 민주당이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다. 전체 435석을 선출하는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과반인 218석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NBC는 민주당이 최소 244석, 선거예측기관 디시전데스크HQ(DDHQ)는 254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승부처’로 여겨졌던 상원에서도 민주당의 예상 밖 선전이 이어졌다. 당초 7개 경합주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지만, 민주당이 공화당 우세 지역까지 잇따라 빼앗으며 다수당 탈환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특히 공화당 우세 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 후보가 공화당 달린 그레이엄 후보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공화당의 핵심 텃밭인 텍사스에서도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당이 텍사스 연방 상원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1988년 이후 38년 만이다. 경합주에서도 민주당의 승전보가 이어졌다. 오하이오의 셰러드 브라운, 캔자스의 애덤 해밀턴, 아이오와의 조시 투렉, 메인의 트로이 잭슨 후보 등이 잇따라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당은 미시간과 알래스카 등 일부 지역의 개표 결과와 관계없이 상원 과반인 51석을 넘어 최소 53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방송사들의 당선 예측은 실제 개표 결과에 자체 분석 시스템을 결합해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동시에 탈환한 것은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중간선거는 ‘집권 여당의 무덤’이라는 미국 선거 역사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참패를 인정하며 민주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의향이 있다”며 “민주당과 협력하기를 고대한다. 아마도 어떤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선거 참패가 자신의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투표용지에 없었다. 내가 있었다면 우리가 압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재수 “대한항공 부회장과 통합LCC 유치 논의 중”
부산시가 에어부산과 진에어, 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LCC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대한항공과 협의 중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주간정책회의에서 통합 LCC 본사 유치 추진 상황을 점검하며 “대한항공 부회장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시장은 이날 신공항국으로부터 “현재 통합 LCC 본사 부분은 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대한항공 부회장과 톱다운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 받았다. 양측은 통합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과의 논의 일정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 시장은 이 같은 보고에 대해 “진행 상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가 오석근 경제부시장을 앞세워 대한항공과 협상에 나선 건 지역 차원의 대응 강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합 LCC는 내년 3월 출범 예정이다. 부산은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이 통합 LCC로 옮겨가는 만큼 항공산업 기반을 유지하고 김해공항과 가덕신공항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통합 LCC 본사를 부산에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결정권자인 대한항공이 ‘부산을 제2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구상만 밝힌 상황이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LCC인 진에어는 본점 소재지가 현재 서울이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본사 소재지에 대한 입장도 밝히라는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시는 대한항공과의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며 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한진칼의 최대주주가 이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에서 호반건설로 변경됐다.
3년 전 드러난 ‘비상전력 허점’ 이제야 손본다는 ‘뒷북 벡스코’
북항 재롱둥이 부캉이, 제주도로 이사 갔나?
불꽃 ‘숙박 바가지’ 올해도 어김없이…
野 “타 시도 교부세 삭감해 광주전남 통합 몰아줘…지역 역차별”
‘신천지’ 사과에도 후폭풍…친청계·국힘 협공에 리더십 시험대 오른 김민석
‘조작기소 특검’ 강행하는 與, “전 법안 필리버스터” 野…‘정면충돌’
2030세대 68만 명, 구직활동 없이 “쉬었음”
외교·자원·인프라·기술·상용화 총괄 범정부 체계 절실 [제20회 세계해양포럼]
“북극항로 개척은 미래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제입니다. 물류 경제성 외에 북극해 지정학, 최첨단 선박 기술 개발, 부울경 연관산업 육성 등 세부 전략을 범정부 차원에서 면밀히 수행해야 합니다.” 제20회 세계해양포럼(WOF) 2일차인 4일 부산항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오전 10시부터 3시간여 동안 이어진 트랙1 ‘공간을 잇다’ 북극항로 세션에서는 총 5개의 주제로 6명의 발표자가 연단에 올랐다. 윤희성 국립한국해양대 북극해연구센터장이 좌장을 맡았다. 첫 번째 발표자 권재근 팬스타엔터프라이즈 대표이사는 ‘북극항로 시범운항 성과’를 주제로 ‘팬스타 아크로호(Panstar Acro)’의 운항 과정 전반을 소개했다. 아크로호에 승선했던 권 대표는 “북동항로는 유빙이나 기상, 계절성의 제약이 큰 반면 운항 거리와 기간 단축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한 마디로 ‘짧지만 조건 까다로운 항로’”라고 요약했다. 아울러 “보험, 안전, 통신, 해빙, 기상 등 다양한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크고 극지 운항을 위한 특수비용은 추가적 부담 요인이 됐다”면서 “경제성 판단에 대해서는 1회 시범운항 결과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의회 박종철 의원은 ‘북극항로 상용화를 위한 부산의 정책적 과제’를 주제로 나서 “시범운항 이후 이제 부산의 산업과 어떻게 연결 시키느냐가 중요한 과제”라며 “현재는 낙관도 비관도 아닌 현실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특별법이 항로 개척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면 부산시 북극항로 조례는 지역 산업과 경제를 정책과 연결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부산시가 중심이 된 민간 참여 상용화 협력체계를 구성해, 민간기업이 북극항로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정하는 연결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 발표에 나선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선임연구위원은 “보다 엄격하게 현실을 진단하고 전략적 로드맵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극항로의 경제성과 접근 방향’ 발제를 통해 “부산과 유럽을 잇는 북극항로는 대형 선박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이익을 얻는 지금의 해운물류 업계의 시각으로 볼 때는 다소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위원은 “여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유럽 운송망 위기 시 북극항로의 보완 우회 기능 필요하기 때문에, 북극항로가 대체항로 가능성과 전략적 역할 면에서 중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를 고려해 북극항로 대응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위원은 “2030년까지 러시아와의 실무협의 채널을 복원하고, 시베리아 해안 항만 인프라 구축에 기술 참여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외교·자원·인프라·첨단기술·해운 상용화를 잇는 범부처 실행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선급(KR) 북극항로 지원단 손무성 책임은 올해 시범운항의 안전성 평가와 유럽 항만국통제(PSC) 대응 사례를 소개했다. 손 책임은 출항 전 위험성 평가(PWOA)와 선상 운항 매뉴얼(PWOM)을 마련하고 8월 13일 극지선박증서를 발급받는 등 전 과정을 지원했다. 그는 “차기 시범운항에 대해 선사·관리사의 극지 운항 경험과 PSC 대응 이력, 선박 정비 상태, 선원 숙련도, 비상 연락 체계를 선정 단계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026 북극 지정학, 최신 동향과 그 함의’를 주제로 발표한 이대식 리오 인스티튜트 대표는 “현재 북극을 둘러싼 지정학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기후변화보다 빠르게 북극 질서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하며 “우리는 20년 후를 보고 기술·데이터·규범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대한민국은 군사 행위자가 아닌 ‘솔루션 공급자’ 전략을 채택해야 하며, 극지 선박·해양기술 생태계 구축, 부산 중심의 북극항로 사업성 검증 허브, 다층적 경제 외교를 핵심 방향으로 제안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장하용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극항로의 경쟁력은 얼음이 녹는 속도가 아니라 불확실성을 줄이는 속도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부산신항을 출발한 국적 컨테이너선의 첫 왕복(50일)은 운항은 완주했지만 상업성은 과제로 남겼다”면서 “수출 화물은 수요조사의 약 57%인 737TEU에 그쳤고, 귀항편은 빈 컨테이너였으며, 정시성도 계획보다 약 6일 늦었다”고 진단했다. 항만 분야에서는 ‘분산에서 분업’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연구위원은 “각 항만은 강점 화물에 집중하고, 부산은 운항 데이터·보험·금융·인증을 묶는 공동 플랫폼을 맡자”면서 “터미널 증설은 수요 신호를 확인한 뒤 추진하고, 협약·데이터·화물 연결을 먼저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특별법이 정한 연관산업 14개 항목을 근거로 특수선 정비(MRO), 극지보험, 선박금융, 배후단지 고도화를 제시했다. 그는 “배가 경남·울산에서 건조되더라도 평생 쓰는 서비스가 부·울·경에 남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가칭) 부산 북극항로 거점화 추진단 구성을 제안했다.
“해양 데이터 인프라·피지컬 AI 통합 제어 구축, 핵심 과제” [제20회 세계해양포럼]
전 산업계에 인공지능 전환(AX) 바람이 거센 가운데, 해양·수산·항만 산업 전반에서도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열쇠로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피지컬 AI 기반의 통합 제어’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해양 AX 열쇠는 ‘데이터 인프라’ 제20회 세계해양포럼(WOF) 이튿날인 4일 열린 ‘바다를 이해하는 AI’ 세션에서는 AI의 현장 적용이 해양 산업과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이끌 핵심 열쇠로 제시됐다. 기조강연에 나선 리즈 퍼거슨 오션 사이언스 애널리틱스 대표는 AI 도입으로 수동 음향 모니터링(PAM)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정확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퍼거슨 대표는 “해양 생물 음향과 자연음, 선박 소음이 뒤섞인 바다 환경에서도 최신 딥러닝 모델은 수신 장비의 잡음을 걸러내고 특정 생물의 신호를 정밀하게 분류해 낸다”고 말했다. 이어 방대한 음향 데이터의 신속한 전처리가 가능해지면서 광범위한 해역 모니터링의 효율성도 크게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생태계 건강 평가나 보호구역 지정, 규제 등 최종 정책 결정에는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개입이 필수적이므로 AI는 대체를 넘어선 보조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류동근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총장과 대담을 가진 김용옥 HD현대 CAIO AI 전략위 산업 AX분과위원은 현장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공공 데이터 개방을 촉구했다. 김 위원은 “스타트업이 필요한 주요 항만 정보는 대부분 국가가 보유해 개별 구축이 불가능하다”며 공공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주문했다. 아울러 “숙련 인력의 노하우 등 암묵지 비중이 큰 산업 특성을 고려해 이를 디지털 자산으로 축적하고 현장과 신규 인력에 환원할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직관 의존 벗고 데이터로… 연이어 열린 ‘AI 어부’ 세션에서는 수산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AX)은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전통 방식을 과학적 데이터 기반으로 바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핵심이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기석 아가비타 대표는 “통영 욕지도 참다랑어 양식장에서 드론과 센서 등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며 “정밀한 생산 예측이 가능해지면 수산 관련 정책보험 가입 절차가 간소화되고 보장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업계 역시 수산업의 AI 접목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경찬 엔브이씨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수산·해양은 변수가 많아 수학적 모델로는 예측에 한계가 컸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추론하는 AI를 통해 불확실성을 극복할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공적인 수산 AX를 위한 선결 과제로는 ‘데이터 확보’와 ‘민간 생태계 조성’이 꼽혔다. 박솔잎 해양수산부 데이터전략팀장은 “민간의 자본과 역량 없이는 AI 전환이 불가능하다”며 “정제된 데이터를 공공 플랫폼을 통해 민간에 환원하고, 기업이 이를 분석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지속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메리 키쉐 탄자니아 해양수산연구소(TAFIRI) R&D·협력부장은 “기술 격차로 인한 소외를 막기 위해 선도국과 개발도상국 간 긴밀한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의 두뇌로 제어 ‘피지컬AI 항만’ 항만 자동화의 패러다임이 ‘장비 자동화’를 넘어 인공지능(AI) 기반의 ‘흐름 자동화’로 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심현정 한국과학기술원 부교수는 피지컬 AI가 구현된 스마트 항만의 핵심을 ‘선박 체류 시간의 획기적 단축’으로 정의했다. 선박이 입항해 출항하기까지 거치는 전 과정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흐름의 자동화’가 항만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심 교수는 “사전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기존 장비 자동화는 이미 상당 수준 안착했으나, 장비 간 대기 시간이나 야드 내 병목 현상 등 돌발 정체를 유연하게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흐름의 자동화는 전체 물류 프로세스를 실시간으로 최적화해 총 소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이 같은 시스템을 부산항에 도입하기 위한 3대 핵심 과제로 △항만 특화 데이터 축적 △안전성 평가 기준 수립 △표준화 체계 정립을 제시했다. 심 교수는 “장비와 데이터 간 표준화가 뒷받침돼야만 AI의 지속적인 학습과 항만 전반의 통합 제어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항만 내 모든 장비와 흐름이 ‘하나의 두뇌’를 통해 유기적으로 제어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인류는 7000년 전부터 상어에 열광해 왔다” [제20회 세계해양포럼]
해양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과 개발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자연과의 공존과 생태적 외경심을 회복할 때 인간과 바다가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 인문학적 제언이 나왔다. 제20회 세계해양포럼(WOF) 이튿날인 4일 오전 10시께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 콘퍼런스홀에서는 해양을 인문학과 문화의 시선으로 조명하고 새로운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부산문화재단 세션’이 열렸다. 이날 세션에는 이지훈 필로아트랩 대표와 정문수 국립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먼저 이지훈 대표는 해양과 인간이 맺어온 오랜 관계의 상징으로 ‘상어’를 제시했다. 상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바다의 수호신이자 규율을 지키는 심판자로 여겨져 왔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최근 ‘부캉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상어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사실 인류는 7000년 전부터 상어에 열광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가덕도 신석기 유적에서 출토된 상어 이빨 목걸이는 살아서는 위엄과 신체 보호를, 죽어서는 저승길의 안녕을 비는 부적이었다”며 “반면 마오리족 전설 등에서는 해양 자원을 무분별하게 남획하거나 경계를 침범한 인간을 징벌하는 심판자로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 문화예술과 생태 연구가 전하는 핵심은 상어를 단순한 공포나 시혜적 보호의 대상이 아닌, 바다 생태계에 대한 감사와 외경심을 일깨우는 매개체로 바라보는 것”이라며 인식의 전환을 당부했다. 정문수 소장은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을 근본적으로 뒤바꾼 ‘인류세(Anthropocene)’ 개념을 제시하며, 해양 연구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인류세 극복을 위해 “바다 자체의 물리적 법칙과 운동을 겸손하게 배우고,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융합해 통합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업·정책에 반영할 실증 모델 대거 선보여 [제20회 세계해양포럼]
해양 산업과 환경이 마주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이 머리를 맞댔다. 제20회 세계해양포럼(WOF) 이튿날인 4일 오전 10시부터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 콘퍼런스홀에서는 포럼 사상 처음으로 마련된 ‘WOF 청년 해커톤(Ocean 20 Challenge)’ 본선 경연이 온종일 펼쳐졌다. 이번 대회는 해양 분야 10대 핵심 난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46개 팀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14개 팀이 최종 본선 무대에 올랐다. 본선에서는 기후변화와 해양환경 오염을 겨냥한 실용적 해법이 주를 이뤘다. ‘가랏! 해양몬’ 팀은 유명 게임의 수집 방식을 차용해 시민이 해안가 쓰레기나 해양생물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자동 분류하고 보상을 지급하는 시민 참여형 서비스를 제안했다. ‘포트가드(PortGuard)’ 팀은 항만 배수구와 수중 청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출 오염원을 선제 차단하는 항만 특화 환경 관리 프로토콜을 내놨다. 또 ‘Code Blue(코드블루)’ 팀은 수출 중고 의류가 미세섬유 오염으로 번지는 문제를 막기 위해 QR 기반 이력 추적과 데이터 폐기율 예측, 현지 적정 재활용·처리업체 매칭 시스템을 결합한 모델을 선보였다. 해양 생태계 보전과 자원 관리를 체계화한 아이디어도 눈길을 끌었다. ‘머드 더 스튜던트’ 팀은 주요 탄소 흡수원으로 떠오른 갯벌의 블루카본 보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분석하는 전문 연구 플랫폼을 제안했다. ‘바다를 ARGO 싶어’ 팀은 전 세계 바다에 투입된 해양 관측 부이(ARGO)의 복잡한 수온·염분 관측 빅데이터를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방식으로 시각화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글로벌 관측망을 선보였다. 본선에 오른 14개 팀의 발표작은 전문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거치며, 포럼 마지막 날인 5일 폐막식에서 최종 수상작이 가려진다. 대상 1팀에는 상금 500만 원, 최우수상 1팀에는 300만 원, 우수상 2팀에는 각각 2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금융지식·비즈니스·연구 벨트… 2030년 부산 해양수도 완성 과제" [제20회 세계해양포럼]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부 해양수도권을 새로운 브랜드로 세계에 알리고, 해양을 주축으로 대한민국의 판을 다시 짜봅시다.” 4일 오후 2시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부산시 특별세션은 ‘부산, 바다로부터 시작된 150년’을 주제로 진행됐다. 허윤수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양수도 완성을 위한 부산의 과제’ 기조강연에서 “2024년 DNV-Menon이 발표한 세계 해양도시 지수에서 부산이 종합 10위, 해운관련 기술 부문 1위에 올랐지만 항만물류를 제외한 분야는 경쟁력이 낮다”고 진단했다. 허 연구위원은 이어 “인구의 51%, 50대 기업 본사의 92%가 수도권에 몰린 상황에서 지난해와 올해 해양수도 특별법 통과, 해양 관련 기관·기업의 부산 이전, 남부 해양수도권 추진이 맞물려 실행되는 모습에 매우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2030년 해양수도 부산 완성을 위해서는 △해사법원·동남권투자공사 중심의 해양금융지식벨트 △해운기업 본사 유치를 위한 북항 해양비즈니스 벨트 △자율운항선박 실증 등을 담은 영도 해양특구벨트 작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요 과제로 꼽았다. 여기에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기반의 트라이포트 물류 플랫폼, 제2쇄빙선 모항 유치 등 북극항로 거점 도시 조성이 더해져야 한다는 비전도 제안했다. 허 연구위원은 “석탄연료 시대 도버해협이, 석유연료 시대 말라카해협이 부상했다면, LNG 등 가스연료 시대에는 북극항로 상용화와 함께 대한해협이 글로벌 해상항로의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놨다. 다음으로 ‘남부 해양수도권 육성을 위한 기획 과제 및 분야별 이행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한 최지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은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해양수도권은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의 78.2%를 처리하고, 전국 해양수산업 고용의 29.5%를 차지한다”며 “결국 해양수도권이 부산과 세계를 잇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양수도권의 성장과 도약을 이끌 힘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인구 수는 감소 추이를 보이지만 해양수도권은 인구 감소가 더 빠르고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물동량이 늘었다고 기업과 일자리가 증가했는가는 별개의 문제고, 우리는 회복 탄력성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최 부연구위원은 “해양수도권은 오랜 역사 속에 방대한 해양 관련 유무형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로 잇는 해양 가치사슬을 지역기반산업으로 확장해 함께 성장해온 해양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잠재력을 강조했다. 아울러 “해양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판을 짜고(REFRAME), 모든 분야를 해양과 연결하며(CONNECT), 세계 해양의 기준이 되자(SET THE STANDARD)”면서 세 가지 전략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고령 택시 기사 ‘운전 적격성 검사’ 변별력 있나
고령 택시 운전자의 운전 적격성을 가리는 검사 제도가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가 방식과 대상이 다른 두 검사 가운데 하나만 통과하면 운전을 계속할 수 있어, 고령 운전자의 사고를 막는다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산은 전국에서 가장 택시 업계 고령화가 심각한데 운전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검사로 대체하는 비율이 전국 대비 높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70세 이상 택시 운전자는 6168명으로 전체의 31.7%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30%를 넘었다.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택시 운전자의 적격 여부를 가릴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다. 여객자동차법에 따르면 70세 이상 택시 운전자는 매년, 65~69세는 3년마다 자격유지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를 의료적성검사로 대신할 수 있다. 지난해 두 검사 합격률이 98~99%대에 달해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가 같은 해 12월 시행규칙을 고쳐 판정 기준을 강화했다. 두 검사의 올해 전국 합격률은 자격유지검사 97.8%, 의료적성검사 95.9%였다. 지난해 두 검사 전국 합격률이 98~99%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정 기준 강화에도 사실상 지난해와 올해 합격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 부산 합격률은 자격유지검사 98%, 의료적성검사 96.1%로 전국보다 더 높았다. 더 문제는 두 검사가 서로를 온전히 대신할 수 있는 검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두 검사는 평가 방식과 측정하는 능력이 다르다. 자격유지검사는 공단 검사장에서 운전 장면을 본뜬 장비로 반응 속도와 동시 수행 능력을 잰다. 신호등 색이 바뀌면 가속·제동 페달을 밟고, 조이스틱으로 장애물을 피하며 목표물을 쫓는 식이다. 7개 항목 중 5등급이 2개 이상이거나, 사고 관련성이 높은 4개 항목에서 4등급 이하가 2개 이상이면 부적합이다. 반면, 의료적성검사는 병·의원에서 문답과 종이 과제, 신체 측정으로 건강 상태와 기본적인 인지·신체 기능을 본다. 주의력·기억력 등을 재는 인지평가에서 30점 만점에 23점 이상을 받아야 하고, 종이 미로·3m 걷기·악력 검사 등을 거친다. 택시기사 사이에서는 자격유지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적성검사가 통과하기 수월한 편이라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정부도 의료적성검사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최근 3년간 중상 이상 사고를 냈거나 1년간 벌점이 81점 이상인 택시 운전자는 자격유지검사를 의료적성검사로 대체할 수 없도록 했다. 의료적성검사의 실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인정한 셈이다. 부산은 의료적성검사로 자격유지검사를 대신하는 택시 운전자의 비율이 높았다. 지난해 두 검사 수검자 6637명 중 23.2%(1542명)가 의료적성검사를 받았다. 비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결국, 전국에서 70대 이상 고령 택시 운전자가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택시 기사와 승객의 안전에 대해 우려가 되는 지점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부산본부 관계자는 “두 검사의 난이도 우위를 가릴 순 없다”면서도 “종사자가 자격유지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이 나올까 봐 우려하면 의료적성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택시 업계는 검사 선택이 검사기관 접근성 차이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부산의 자격유지검사장은 1곳, 의료적성검사를 받을 수 있는 병의원은 5곳이다. 부산시택시운송사업조합 강동우 부이사장은 “택시 운전자들에게 자격유지검사를 강요하기는 어렵다”며 “매년 두 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는 사례도 나오는 만큼 어느 정도 실효성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실제 주행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경성대 신강원 도시공학과 교수는 “실제 도로 운행 현장에서 검사하거나 택시에 장착된 디지털운행기록장치(DTG) 데이터를 연계해 실질적인 운전 패턴을 평가해 합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불꽃축제 '귀갓길 대란' 막는다… 도시철도 212회 증편
오는 주말 열리는 제21회 부산불꽃축제를 맞아 부산도시철도 열차 운행이 212회 늘어나고, 현장에 1341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축제가 끝난 뒤에는 열차 배차간격을 3~5분으로 줄이는 등 관람객의 안전한 귀가를 위한 특별수송대책이 시행된다. 부산교통공사는 오는 7일에 열리는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는 부산불꽃축제에 대비해 열차 증편과 인파 관리 등을 포함한 특별수송대책을 마련했다고 4일 밝혔다. 공사는 축제 당일 도시철도 1~3호선 열차를 모두 212회 추가 운행한다. 행사 시작 전인 오후 4~7시 배차간격은 기존 5~8분에서 4.5~6분으로, 행사 종료 후인 오후 8~10시에는 기존 8~10분에서 3~5분으로 각각 단축된다. 역무·열차 운행 지원 인력 606명을 포함해 모두 1341명을 현장에 배치하고, 인파가 몰리는 주요 역사에는 안전요원을 집중 투입한다. 혼잡 상황에 따라 출입구 외부와 개집표구, 승강장 순으로 승객 진입을 단계적으로 통제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방침이다. 승차권 구매 편의도 개선한다. 최근 자동발매기에서 신용카드와 간편결제로 일회용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 데 이어 축제 당일 수영·광안·금련산·남천역에서는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승차권 구매 서비스도 운영한다. 김태호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지난달 29일 서면·해운대역 등 주요 혼잡역을 점검했고, 축제 전날인 6일 수영·광안·금련산·남천역을 찾아 승객 이동통로와 에스컬레이터 등 주요 시설물의 안전 상태를 최종 확인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부산불꽃축제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도시철도를 이용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열차 운행과 현장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파가 집중되는 역사에서는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질서 있게 이동하는 등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출퇴근 대리 등록만 456차례… 부산연구원 기강 붕괴
부산의 주요 현안을 연구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할 지역 싱크탱크 부산연구원(BDI)의 조직 기강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직원 27명이 다른 직원의 PC를 이용해 출퇴근 시간을 대리 등록한 사례가 456차례나 적발되는 등 직원 다섯명 중 한명 꼴로 비정상적인 근태 등록이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CCTV 영상 보존 기간이 짧아 명확한 근무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연구원은 솜방망이 처분만 내렸고, 곧바로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아 조직 차원의 도덕적 해이와 관리·감독 부실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4일 부산연구원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김태효 기재위원장이 제출받은 ‘2026년도 부산연구원 기초복무 특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연구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 직원 144명의 웹 출퇴근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직원 27명이 다른 직원의 PC로 출퇴근을 등록한 사례가 456건에 달했다. 직원 6명은 같은 방식으로 시간외 근무를 41차례 등록했다. 직원 다섯명 중 한명 꼴로 비정상적인 출퇴근 등록에 연루된 셈이다. 일부 직원은 대리 출퇴근 등록을 상습적으로 자행했다. 직원 3명은 각각 50차례 이상 다른 직원의 PC로 출퇴근을 등록했고, 가장 많은 직원은 1년 4개월간 무려 68차례나 대리 처리했다. 10~49차례 대리 등록한 직원도 12명에 달했다. 시간외 근무 등록 실태도 심각했다. 한 직원은 25차례에 걸쳐 다른 직원의 PC로 시간외 근무를 등록해 수당을 챙겼다. 이 직원은 토요일인 지난해 12월 6일 오전 7시 37분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근무했다고 등록했지만, 조사 결과 정작 본인 PC에 로그인한 기록은 없었다. 부산연구원은 안면인식 출퇴근 시스템을 도입하고도 일부 직원들이 생체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PC를 통한 출퇴근 입력을 허용해 왔다. 그러나 대체 인증 수단에 대한 관리·감독이 허술해 다른 직원의 PC로 근무 시간을 임의 등록하는 허점이 방치됐다. 더욱이 연구원은 CCTV 영상 보존 기간이 한 달에 불과해 과거 실제 출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출근하지 않고도 동료를 통해 근태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직원들의 소명과 로그인 기록 등을 종합하면 무단결근한 뒤 다른 직원에게 출퇴근 등록을 지시한 수준은 아니고, 출퇴근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거나 늦춰 등록한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징계도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 부산연구원은 대리 출퇴근 등록이 50회를 넘는 직원 3명과 시간외 수당을 부당 수령한 직원 1명에게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이상 근태가 10~49회인 직원에게는 훈계, 3~10회인 직원에게는 주의 조치만 내렸다. 부당 지급된 시간외 수당 285만 원에 대해서는 환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상습적인 근태 이상과 부당 수당 수령까지 확인됐지만 대부분 경미한 처분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특히 자체 감사에서 대규모 근태 이상 사례를 적발하고도 시의회 행감에서 문제가 제기될 때까지 실효성 있는 개선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조직 관리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3~4년 전 부산시청 공무원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초과 근무 수당을 챙기다 적발되기도 했는데 지금 같은 부산연구원의 근무 실태는 매크로 악용 사례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솜방망이 처벌과 근태와 관련한 조직 내부의 안일한 인식이 사태를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영재 부산연구원장은 “이번 사안을 조직 기강을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직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다수의 구성원들의 사기가 꺾이지 않도록 시스템상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선거법 2심도 당선무효형
대선후보 시절 허위 발언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서울고법 형사2-1부(백승엽 황승태 김영현 고법판사)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 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판단했다.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성립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고 본인도 이를 인식했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 “피고인이 윤우진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는지 여부는 공직자로서 도덕성과 공정성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정보였는데도 허위사실을 공표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발언에 대해 “피고인은 전성배와의 친분을 형성한 경위와 배우자와 그를 함께 만났는지에 관해 자신이 직접 경험해 명확히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허위사실을 공표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돼 소속 정당에서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의 2심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국민의힘도 선거비용 397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최소 7명 입건…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 앞둔 경남 지자체장들 ‘긴장감’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사범의 공소시효 만료가 1개월 남짓으로 임박한 가운데 경남 현직 지자체장 중 최소 7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면서 지역 정가에 긴장감이 흐른다. 갓 100일이 지난 임기 초반부터 사법 위기가 고조될 경우 남은 임기 동안 정책이나 역점 사업 추진에도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4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6·3 지방선거 당시 선거법 위반 의혹 제기·고발로 입건된 경남 현직 지자체장은 최소 7명이다. 선거범죄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로, 지난 지방선거 사건 공소시효는 내달 3일 만료다. 공소시효 만료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아 사실상 송치 시점도 임박했다.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경남의 정치 거물인 박완수 경남지사다. 경찰은 박 지사 선거본부에서 활동했던 전·현직 경남도청 공무원 등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박 지사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영상 제작을 담당하는 유사 선거사무소를 설치해 운영했다는 의혹이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달 박 지사도 선거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3시간 동안 조사했다. 경찰은 박 지사가 유사 선거사무소 설치를 지시했거나 인지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윤 창원시장은 한국남동발전의 기부행위 의혹 수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 시장은 사장 재임 시기에 남동발전이 창원지역 봉사단체 회원에게 식사와 선물을 제공했다며 사전선거운동 의혹으로 고발됐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자신이 몸담았던 국민의힘으로부터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됐다. 측근의 금품 요구·뇌물수수 연루 의혹으로 조 시장은 “터무니없는 정치적 모략”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정영두 김해시장은 지난달 20일 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정 시장은 선거 당시 선거본부 측에서 김해 다수 언론사에 부경양돈농협 광고를 싣고 광고비를 받도록 했다는, 이른바 ‘언론사 우회 광고·광고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다. 차석호 함안군수도 지난달 28일 선거법과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방선거 전 진주시 부시장 재직 중 자신을 추천인으로 함안군민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켰다는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됐다. 경찰은 유명현 산청군수의 교회 헌금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 5월 산청 한 교회에 유 후보자 명의로 헌금이 전달됐다는 의혹으로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다. 반면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 등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던 김윤철 합천군수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으로 한숨을 돌렸다. 선거법 위반 혐의 송치 여부에 따라 현직 지자체장의 사법 위기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공소청 기소로 이어질 경우 임기 초반부터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다. 국립창원대학교 행정학과 송광태 명예교수는 “반복되는 선출직 사법 위기 논란은 결국 후보를 공천하는 정당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뜻”이라며 “말뿐인 책임정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 위기가 만일 재선거로 이어진다면 후보를 공천하지 못하도록 하든지, 비용 일부를 부담하든지 정당에 책임을 묻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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