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광 훈풍 덕, 애물단지 호텔이 효자 됐네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 지역 건설사들 중 호텔을 소유하거나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시행사 부도 탓에 ‘울며 겨자먹기’로 호텔을 떠안은 사례도 있는 등 코로나와 공사비 상승 속에 그동안 ‘애물단지’나 다름 없었던 호텔이 관광 훈풍 덕에 ‘효자’가 됐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예가 연제구 연산동에 지난 2월 문을 연 하얏트 플레이스 부산 연산이다. 아시아드 경기장, 사직구장과 가까운 4성급 가성비 호텔로 입소문을 탔고, 지난 8월에는 100%에 가까운 이용률을 보여줬다. BTS 부산 공연 땐 정상가로 손님을 받았는데, 히트를 쳤다. 우성종합건설 정한식 대표는 “첫 삽을 뜨는데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됐고, 모델하우스 오픈을 하는 날 코로나19가 시작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사비 상승 등이 겹쳐 6~7년 공사 기간이 그야말로 악재와의 싸움이었다”고 회고했다. 지역 토종 건설사가 ‘하얏트’라는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가 제시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추려다 보니, 이미 했던 공사를 다 뜯어내고 다시 하기도 다반사였다. 출산으로 치면 ‘난산’이었는데, 낳고 보니 효자가 된 셈이다. 호텔은 대규모 고용 창출을 하는 사업장인 만큼, 지역 일자리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얏트 플레이스 부산 연산의 경우 룸메이드(객실정비), 건물관리 등 직원 13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센터 옆 아바니호텔도 사정은 비슷하다. 유림건설은 DL이앤씨와 공동사업자로 시공에 나섰는데, 시행사가 채무 상환을 못하면서 공동 채무를 안게 됐다. 대출이자를 상환하고 공사비를 받아야 하니 할 수 없이 운영까지 유림건설이 맡게 됐다. 소유권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호텔 수익금으로 금융비용과 채무변제를 해결하니, 유림건설로서는 호텔 매출 상승이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이 된다. 아바니호텔의 경우도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7%나 상승했다.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그 전 7 대 3, 8 대 2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반반 정도까지 올라왔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지역 건설사 중 호텔 운영의 선두주자급으로 볼 수 있는 라발스호텔의 대성문 또한 최근 관광객 급증에 따른 매출 증가로 숨통이 트이고 있다. 영도구에 위치한 호텔이다 보니 원도심 지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성비’ 호텔로 꼽는 곳이다. 부산역과 가까운 입지도 강점이다. 호텔 측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작년 대비 12%가량 매출이 늘었다. 대성문 관계자는 “라발스는 다른 호텔들과 달리 로열티를 주지 않는 자체 브랜드임에도 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꾸준하게 매출이 일어나 건설사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진건설이 소유한 서구 송도 윈덤그랜드 호텔 또한 관광객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건설사 운영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에 비하면 호텔이 사업 규모나 수익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건설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시기, 보릿고개를 버텨낼 수 있게 하는 자신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적” vs “기계적” AI 논술 채점 논쟁 중
부산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지역 교육 현장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논술형 평가 시스템을 도입한다. 6일 용역 착수보고회를 기점으로 AI 서·논술형 평가지원시스템이 본격화 될 예정지만, 교육 현장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평가의 객관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도구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AI 맞춤형 글쓰기가 오히려 사고력 확장을 가로막고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가 2032학년도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과 함께 AI 활용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공정성 확보와 교사 업무의 경감 이번에 시교육청이 구축되는 ‘AI 서·논술형 평가지원시스템’은 출제부터 시험 시행, AI 자동채점, 교사 검수, 학생 피드백에 이르는 서·논술형 평가의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교육청은 2027년까지 실천교사와 실천학교 운영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학교 현장 보급과 활용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시교육청의 ‘AI 서·논술형 평가지원시스템’은 정부가 추진 중인 2032학년도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을 대비한 실증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교육계에서는 최근 AI시대를 맞아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서·논술형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당장 2028학년도 대입 개편으로 고교 내신이 5등급제로 전환되면서 기존 객관식 중심의 지필고사의 변별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일선 학교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하려면 각 과목마다 관련 문항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하고, 평가 할 때도 학생 수백 명의 답안을 교사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채점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막대한 업무 부담에 놓이게 된다. AI 자동 채점 기술은 교사들의 업무를 줄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교사들이 채점이라는 노동 집약적 업무에 쏟는 물리적 시간을 줄이는 대신, 학생 개개인의 학업 수준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수업을 고도화하는 본연의 역할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AI 채점은 평가의 객관성 논란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부산 수영구의 한 중학생 학부모는 “교사들마다 채점 기준이 다를 수 밖에 없어 불이익을 받는 학생이 생길 수 있다”며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AI가 채점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턴 분석…사교육 시장만 배 불릴 것 AI 채점 시스템 의존이 오히려 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것이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우려는 학생들이 본인의 논리와 창의력을 발휘하기보다, 기계가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AI 맞춤형 패턴에 얽매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AI 모델이 채점의 정확도를 담보하기 위해 특정 핵심 키워드나 정형화된 문장 구조를 위주로 평가하게 될 경우, 결국 학생들은 채점 알고리즘에 맞춘 답안을 기계적으로 외우는 식의 주입식 교육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이것이 고스란히 사교육 시장의 불안 마케팅에 활용되면서 사교육 팽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아이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겠다며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에 앉아 기계적인 글쓰기만 훈련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보조 도구로의 한계 명확히 할 것” 이러한 팽팽한 찬반 논란 속에서 부산시교육청은 AI를 단독 평가자로 내세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맥락을 읽어내고 최종적인 성취도를 판단하는 것은 평가 전문성을 갖춘 교사의 고유 권한으로 남겨두어 기계적 평가의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지난 7월 교사 287명을 대상으로 학생평가 전문가 기본 과정 연수를 진행하고, 선발된 실천 교사 20명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문항 개발에 착수하는 등 현장 연착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I 평가지원시스템은 수업 과정 중 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보조도구로서 시스템 활용을 권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보 보호 100점’ 자랑하던 은행들, AI 해킹에 ‘머쓱’
보안 최고 등급과 각종 인증을 자랑하던 대형 은행들이 인공지능(AI) 활용이 의심되는 해킹 공격에 잇따라 허점을 드러냈다. 5일 각 금융지주의 올해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최근 유출사고를 겪은 신한·KB국민·하나은행은 전담 조직과 24시간 관제, 국내외 인증 등을 앞세워 고객정보 보호 역량을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금융위원회 주관 개인신용정보 관리·보호 실태 점검에서 6년 연속 S등급(100점)을 받았고, 국내 금융권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이버방위센터 훈련에도 참여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최근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가 뚫리면서 2만 5727건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KB금융은 올 1월 그룹사이버보안센터를 출범시켜 ‘레드팀’과 ‘블루팀’을 운영한다. 하나은행은 그룹 통합 보안관제센터를 24시간 가동한다. 그럼에도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을 통해 고객 119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도 영업지원시스템이 뚫려 고객 89명의 정보가 새어 나갔다. 은행들이 정보보호를 위해 쓴 돈도 만만치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세 은행의 지난해 정보보호 집행액은 1239억 7400만 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해커들이 AI 에이전트로 외부 접점의 빈틈을 찾아 대량 자동화 공격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들어 정보 유출이 확인된 금융사는 이들 3곳과 BNK부산은행, 현대캐피탈, 예가람·웰컴저축은행 등 7곳이다. 금융사가 사고 자체를 뒤늦게 알아챈 사례도 적지 않았다. 조국혁신당 김형연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보고된 전자금융사고·침해사고 2189건 가운데 91건은 발생 30일이 지나서야 인지됐다. 이 중 17건은 1년 넘게 발견되지 않았다. 롯데손해보험은 2023년 11월 발생한 프로그램 오류를 902일 만에 발견했고, 하나은행도 지난해 4월 생긴 오류를 507일 뒤에야 찾아 고객 112명에게 714만 원을 물어줬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8일 금융위, 19일 금감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연다. 은행권 해킹 사태를 두고 금융당국과 금융사를 향한 질타가 쏟아질 전망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수사대도 지난 2일 은행권 해킹 사건 내사에 착수했다.
음주운전 교직원 하급지 발령…도서벽지는 유배지?
경남교육청이 음주운전 적발 교직원을 하급지로 발령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인사급지를 기준으로 학생 등 교육 수요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5일 <부산일보>가 입수한 경남교육청 ‘교직원 음주운전 근절 강력 촉구 및 직원 교육실시 요청’ 공문에 따르면 음주운전 범죄 교직원 처분 건수는 2024년 26명, 작년 21건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지난 6월 말 기준 17건으로 파악됐다. 교직원 음주운전 사례 심각성에 따라 경남교육청은 최근 학교 등 모든 기관에 공문을 발송하고 음주운전 불이익을 강조했다. 경남교육청이 공문에 적시한 주요 불이익은 △중징계 등 처분 △포상(표창)·국외체험 연수 등 선발 제외 △근무성적평정 감점 처리 △교육전문직 등 각종 선발 제외 △성과상여금 지급 제외 등이다. 특히 하급지 전보도 불이익 처분 하나로 강조됐다. 경남교육청 인사급지는 ‘가’부터 ‘사’까지 7개로 분류된다. 가령 ‘가’급지에 근무하는 음주운전 적발 교직원에게 하급지 전보 불이익을 적용하면 ‘나’급지 이하로 발령하는 식이다. 경남교육청은 과거에도 교직원 음주운전 문제로 지적받자 음주운전 신분 은폐자 중 시효가 지나 징계를 할 수 없는 교직원은 하급지로 전보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음주운전뿐만 아니라 급식 비리에 연루된 교직원을 하급지로 전보하는 인사를 단행한 적도 있다. 인사급지는 지역 격차를 반영한 기준이다. 결국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하급지에 오히려 문제 교직원을 발령하는 셈이다. 인사급지에 따라 오히려 학생이나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에게는 역차별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전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전남도교육청 소속 징계 교직원 4명 중 1명이 하급지인 섬 지역으로 좌천 발령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배지 논란’이 일었다. 징계 교직원이 발령될 수록 해당 인사급지 주민을 차별하는 방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 교직원 하급지 발령 방식이 불이익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경남교육청 소속 교직원 A 씨는 “하급지로 발령을 받으면 오히려 고과성적을 받기가 유리해서 ‘징계받고 도서벽지로 가자’는 웃지 못할 농담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급지 교육 수요자뿐만 아니라 다른 교직원에게도 역차별”이라며 “사실상 징계의 의미가 퇴색한 불이익이기에 무조건 하급지로 발령하는 방식은 재고해야 맞다”고 덧붙였다. 근무 여건이 열악한 하급지일수록 사명감과 능력을 갖춘 교직원을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남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음주운전 범죄 예방에 초점을 맞춘 방식으로 불이익이 없어도 문제”라면서도 “(역차별 우려가 없도록) 다른 방식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중등교육과 관계자도 “실제로 징계 대상자를 하급지로 발령하는 방식이 옳으냐는 의견이 공식적으로 제기된다면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흘간 246편… 서른한 번째 ‘영화의 바다’ 속으로
‘부캉이’ 보러 100만 명 왔다
조희대 ‘증인 불응’에 與 “대법원장 예외 없어”, 野 “국회의 횡포”
영화 ’암살자(들)’ 놓고 충돌한 여야…국힘 “역사 왜곡” 민주 “검열 회귀”
“검찰개혁, 특정 개인들 위한 것 아냐”… 李, 여당 강경파에 연일 반박
이재명 정부 두 번째 국감 돌입…민주 “민생 올인” vs 국힘 “실정 심판”
[제31회 BIFF] 관객과 배우 채팅하고 시장이 극장 되는 영화 같은 열흘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6일 개막하면서 오는 15일까지 열흘간 해운대 영화의전당과 남포동 일대를 비롯한 부산 전역을 영화의 향기로 물들인다. 서른한 번째 영화제를 맞아 더욱 탄탄해진 경쟁 부문과 일본 애니메이션 특별전, 아시아영화의 창, 다채로운 게스트 초청으로 풍성한 축제가 될 것을 예고한다. ■BIFF에서만 만나는 특별한 영화 올해 주목할 만한 특별전은 ‘일본 애니메이션 특별전’이다. 특별전은 ‘광기의 걸작, 전율의 기대작 12+1’을 주제로 지난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70년에 걸쳐 영화사에 애니메이션 장르가 걸어온 족적을 집중 조명한다. 애니메이션 계에서 중요한 13개 작품이 상영되는데, 야부시타 다이유의 ‘백사전’, 야마모토 에이치의 ‘슬픔의 벨라돈나’, 데즈카 오사무의 ‘불새 2772 사랑의 코스모스존’, 오사이 마모루의 ‘천사의 알’, 오토모 가쓰히로의 ‘메모리즈’ 등이 초청됐다. 올해 개봉된 작품으로는 나쓰메 신고의 ‘고스트- 밤의 끝’, 가타노사카 료의 ‘시라누이’, 가도와키 고헤이의 ‘우리는 외계인’, 시노미야 요시토시의 ‘파리스 그린이 밝은 날에’ 등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7개 작품은 감독과 배우가 직접 관객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예정돼 있다. 아시아의 중견 감독들과 신인 감독들의 다양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아시아영화의 창’도 눈여겨볼 만하다. 28개 작품이 상영될 예정으로 이 가운데 6편은 월드 프리미어다. ■관객과 함께 만드는 영화제 BIFF의 대표적 관객 참여 프로그램인 ‘커뮤니티비프’는 8일부터 11일까지 남포동 일대와 메가박스 부산극장 등에서 열린다. 관객이 직접 프로그래머가 되는 ‘리퀘스트시네마’는 역대 최다인 92건의 기획과 총 209편의 영화가 접수됐다. 투표를 거쳐 최종 18개 프로그램이 선정돼, 장편과 단편을 합쳐 26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고백하지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기담’ ‘나들이’ 등이 다시 스크린에 오른다. 장르의 경계를 넘어 대중문화 콘텐츠를 폭넓게 다루는 ‘커비 컬렉션’은 올해 16개 작품과 함께 돌아왔고, ‘올데이시네마’는 한국 사회와 과학 기술 등의 변화를 탐구할 예정이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 두 편을 관람하는 ‘블라인드시네마’와 감독, 배우와 관객이 라이브 채팅으로 실시간 질의응답하며 영화의 진가를 발견하는 마스터톡은 올해 두 차례로 늘어났다. 이와 더불어 심야상영 ‘취생몽사’도 준비됐다. ■부산 전역이 영화관으로 변신 ‘동네방네비프’는 3일부터 15일까지 부산 전역에서 열린다. 해당 기간 부산 전역이 영화관으로 변신하며 일상 속에서 영화를 만날 수 있도록 꾸며진다. 특히 부산을 넘어 서울, 경남 양산에도 상영관이 꾸려져 BIFF의 매력을 전한다. 상영과 행사가 열리는 곳은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면세구역 △렛츠런 부산경남 △사덕시장·서부산영상미디어센터 △부산대 차 없는 거리 중앙사거리 △기장 장관청 △동명대학교 △BNK부산은행 본점 오션홀 △동구 168 더 데크 △메가박스 서면대한 △구포시장 △정법사 △도모헌 △민락수변공원 △현대 모터스튜디오·부산 F1963 △피아크 △양산시 목화당 1944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등 17곳이다. 박범수 감독의 ‘빅토리’, 김다원 감독의 ‘달달이는 내 룸메’, 신승은 감독의 ‘저는 행복한데요?’, 봉준호 감독의 ‘괴물’ 등이 상영된다. 관객과의 대화(GV), 토크 프로그램도 각 장소별로 이어지며 영화제의 저변을 넓힌다. 한편 BIFF 성공을 기원하는 전야제는 5일 오후 7시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열렸다. 가수 겸 배우 김다현과 커뮤니티비프 조원희 운영위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박해준 배우가 ‘부산이 사랑하는 영화인’으로 선정돼 무대에 올랐다. 최진봉 중구청장이 상패를 전달했다. 가수 자두와 김다현의 축하 공연도 열려 영화제의 뜨거운 열기를 미리 끌어 올렸다.
전역모·지뢰 세레머니 논란…병역특례 53년 만에 대수술 나서나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야구 대표팀이 아마추어 실업팀 수준의 상대를 꺾고 금메달을 따면서 병역특례를 받는 것이 과도한 혜택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뒤 ‘군 면제’를 앞세운 세리머니와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병역특례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병역 형평성을 둘러싼 국민적 반감이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이번 논란을 몇몇 선수의 말실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현행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시대와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지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종목별 경쟁 수준과 국제적 위상 등을 반영해 기준을 재설계하고,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복무와 공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이제 병역특례를 줄이거나 폐지하는 쪽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국방위에서도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에서도 폐지·개편론이 잇따랐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안규백 의원은 “병역특례제 폐지는 이미 했어야 하는 일”이라며 병력 자원 감소 상황을 고려해 예술·체육 분야 특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일영 의원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금메달과 병역특례는 다른 문제”라며 “시대가 달라진 만큼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이번 논란의 불씨는 야구 대표팀의 우승이었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한국은 전원이 아마추어 사회인 야구 선수인 일본에 예선에서 0 대 5로 완패한 뒤 결승에서 3 대 1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금메달로 병역 미필 선수 16명이 군 면제를 받았다. 일본 언론이 한국 대표팀의 강한 동력으로 병역 혜택을 거론할 정도였다.축구 대표팀 선수들의 잇단 언행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박승수(뉴캐슬)는 금메달 획득 뒤 SNS에 전역모를 연상시키는 모자를 쓰고 거수경례를 하는 영상을 올렸다. 주장 이기혁(강원)은 취재진에게 “군대 안 갑니다”라고 외쳤고, 양민혁은 “메달이나 트로피보다 군 면제라는 보상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이에 더해 최우진(전북)은 절뚝거리며 걷다가 신발 밑에서 금메달을 꺼내는 영상을 올려 최근 DMZ 지뢰 폭발 사고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우진은 해외 유행 밈을 따라 한 것이라며 사과했다.한국 축구 대표팀이 23세 이하로 구성된 반면 결승 상대 일본은 21세 이하 대표팀이었다는 점까지 겹치면서 “국위선양에 대한 합당한 보상인가, 사실상 병역 회피 수단인가”라는 논쟁도 거세졌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4일 선수들의 발언에 대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국가대표답게 표현에 품위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는 1973년 국제대회 성과를 통한 국위선양을 장려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저출생에 따른 병력 자원 감소와 병역 공정성 요구가 커지면서 제도 존폐 논란은 반복돼 왔다.현행 제도상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34개월간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며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복무 부담이 현역병과 크게 다르다는 인식 때문에 사실상 ‘군 면제’로 받아들여진다.
“보는 바다에서 즐기는 바다로”… 부산 해양관광 체험 콘텐츠 확대
해운대에서 바다를 보고 광안리에서 야경을 감상하는 데 그쳤던 부산 여행이 달라지고 있다. 수영강에서는 밤에 패들보드(SUP)를 타고, 영도에서는 해녀와 함께 바다를 체험한다. 여름에 집중됐던 해양레저도 가을·겨울까지 확대된다. 정부가 해양레저관광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하면서 부산도 ‘바다에서 직접 할 거리’를 늘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해양수산부의 해양레저관광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부산의 바다와 강, 항만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SUP·카약 등 해양레저를 해수욕장에서 수영강과 낙동강 등으로 넓히고, 야간관광과 해양 치유, 해녀 문화 등을 결합한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마리나와 크루즈 등 관련 인프라까지 연계해 부산 해양관광의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해수욕장이 문을 닫은 뒤 바다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부산관광공사가 지역 해양레저 업체와 운영한 비시즌 체험 프로그램은 2024년 792개 상품이 판매됐고, 지난해에는 1162개가 판매되는 등 전년 대비 판매 규모가 확대됐다. 서핑과 요트, SUP, 윈드서핑 등을 가을·겨울에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결과 판매량이 1년 새 46.7% 늘었다. 즐길 거리도 해양레포츠에 부산의 야경과 문화 등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다양해졌다. 지난해에는 광안리 드론쇼와 연계한 야간·선셋 SUP을 새롭게 운영했고, 올해는 영도 감지해변에서 실제 해녀와 함께 바다와 어촌문화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20회 진행했다. 해양 치유에 요트·온천·마사지 등을 묶은 1박 2일 ‘부산 오션 리트릿’도 선보였다. 밤바다도 관광 콘텐츠로 활용한다. 야간관광 브랜드 ‘별바다부산’에서는 K푸드와 공연, 요트투어를 결합한 디너크루즈를 비롯해 나이트마켓, 캔들라이트, 뮤직캠크닉 등을 운영했다. 지난해 13개 프로그램에만 27만 명이 참여해 3년 전보다 규모가 626%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디너크루즈와 다대포 캠크닉, 화명생태공원 나이트마켓 등을 이어간다. 크루즈 분야에서도 관광객 유입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부산의 크루즈 기항 실적은 역대 최대인 237항차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500여 항차 입항이 예정돼 있다. 부산관광공사는 중국·일본발 크루즈 관광객 7500여 명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국제 상담 20건, 럭셔리 크루즈 선사 팸투어 2회 등을 추진했다. 장기간 운영 공백이 있었던 남천마리나도 기능을 정상화해 요트관광을 수용하는 복합 해양관광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와 손잡고 해양관광을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논의도 시작됐다.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8월 해양수산부 후원으로 ‘2026 부산 해양관광 컨퍼런스’를 열었다. 부산시와 관광업계, 유관기관 등 150여 명이 참석해 해수부의 해양레저관광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부산의 해양·항만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와 연계사업을 논의했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부산의 바다를 여름철에 보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사계절 직접 체험하고 머물 수 있는 관광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며 “해양레저와 야간관광, 크루즈, 마리나 등 부산이 가진 해양자원을 연계해 관광객의 체류와 지역 소비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軍 “北 매설 지뢰로 우리 장병 부상” 결론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폭발은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이었다는 군의 판단이 나왔다. 권대원 합동참모본부(합참) 차장은 5일 최종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북한이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빌미로 MDL 이남에 설치한 수지(플라스틱) 반보병지뢰에 의해 MDL 이남에서 정상적인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폭발 지점은 위성항법시스템(GPS)을 토대로 판단한 결과 1·2차 폭발 장소와 지난달 29일 사고 현장에서 발견한 실제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 모두 MDL 이남에 있었던 것으로 확정했다. 권 차장은 “3개 지점이 MDL 이남 10여 m로 확인돼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상자 장구류 등에 대한 1·2차 성분검사에서 북한군 지뢰임을 보여주는 근거인 트리니트로톨루엔(TNT), 열경화성 수지 성분 등이 발견됐다. 부상자들의 몸에서 나온 파편을 과거 임진강에서 수거한 북한 수지 반보병지뢰와 비교 감정한 결과 동일하다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아울러 군은 조사 결과 북한군의 지뢰는 유실이 아닌 매설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고 당시 현장 장병들이 목격한 지뢰에 대해 5~10cm가량 매설됐다고 진술한 점, 현장에서 발견된 북한 수지반보병지뢰 역시 3cm가량 매설된 상태였다는 점이 그 근거다. 설치 시기는 12개월 이전으로 평가했다. 이런 결론에 따라 군은 이날 낮 12시 51분께 폭발 지점 일대에 대한 북한군 지뢰제거 작전에 나섰다. 권 차장은 “북한이 지금이라도 진심 어린 사과와 정전협정을 위반하여 설치한 지뢰들을 즉시 제거할 것으로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연말 당권경쟁 앞두고 張·韓에 더욱 복잡해지는 PK 기류
보수 진영의 양대 주자로 꼽히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바라보는 부산·울산·경남(PK) 민심이 복합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말 이후 본격화할 국민의힘 당권 경쟁을 앞두고 한쪽에 힘을 싣기보다 두 인물의 강점과 한계를 각각 따져보는 분위기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최근 부울경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보면 장 대표는 개인 지지도에 비해 당대표 직무 수행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한 의원은 범야권 대선주자 조사에서 강세를 보이면서도 국민의힘 복당 문제에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천지일보·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9월 28~29일, 전국 성인 1002명, 무선 ARS)에서 한 의원의 PK 범야권 대선후보 적합도는 21.4%로 전국 평균 18.7%보다 2.7%포인트(P) 높았다. PK 범야권 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올리서치·비전코리아 조사(9월 30일~10월 1일, 전국 성인 1051명, 무선 ARS)에서는 한 의원 복당에 대해 PK 응답자의 39.7%가 찬성, 51.2%가 반대했다. 찬성은 전국 평균 40.2%보다 낮고 반대는 전국 평균 45.9%보다 높아, 정치적 기대감과 별개로 복당에는 신중한 정서가 읽힌다. 장 대표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에서 장 대표의 PK 대선후보 적합도는 11.9%였지만, 당대표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42.3%로 전국 평균 37.9%보다 높았다. 부정평가는 48.3%로 긍정평가를 웃돌았지만 전국 평균 54.3%보다는 낮았다. 이를 두고 PK 민심이 두 인물을 서로 다른 기준에서 평가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 및 인사 정책에 대한 공세를 통해 보수층 내 존재감을 키웠지만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당과의 관계 설정과 확장성은 더 지켜보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반면 장 대표는 당대표 역할에는 일정한 평가를 받지만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은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PK 정치권도 비슷한 흐름이다. 내년 2월께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과 장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친장(친장동혁)계의 발언권은 커지는 반면, PK 친한(친한동훈)계의 세 확장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와 예산국회가 끝난 뒤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 PK 보수 정치권의 세력 구도도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의 당내 기반과 한 의원의 대중적 경쟁력이 향후 PK 보수 정치권 재편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어차피 넘길 건데…" 공소청 '마지막 90일 수사' 무용지물 우려
검찰청 폐지 이후 공소청에 기존 사건을 한시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90일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법조계에선 일선 검사들의 수사 동력 저하로 사건 처리 지연 우려가 나온다. 공소청 출범 과정에서 수사 인력 규모가 줄어든 데다, 검사의 역할이 수사보다 기소 판단과 공소 유지에 집중되면서 이전보다 미온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일 공소청(옛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검찰의 미제 사건은 16만 4822건이다. 2021년(3만 2424건)에 비하면 5년 만에 약 5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전국 지검별로는 수원지검이 2만 7771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전·인천·대구·의정부지검에 이어 부산지검도 1만 652건으로 전국 6위의 미제 적체를 기록했다. 현재 공소청 검사는 원칙적으로 직접 수사할 수 없다. 다만,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사건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 법 시행일부터 90일까지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유지에 필요한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 공소청 개청 이후 사건의 효율성을 위해 진행 중인 사건의 혼선을 줄이고 연착륙을 돕기 위한 최소한의 유예 장치를 둔 것이다. 공소청이 개청하기 직전인 지난달 29일 대검은 경찰청과 해양경찰청, 중수청 개청준비단과 직접 수사 개시 사건 이관 관련 회의를 열었다. 이후 대검은 사건을 이송, 지도·조언, 보완 수사 요구 등 세 가지 유형으로 처리하도록 하는 업무 지침을 일선에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직접 수사가 본래 업무에서 사라진 상황에서 공소청 검사들이 남은 사건을 직접 보완해 마무리할 동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공소청 출범 과정에서 수사 인력 규모가 줄어든 데다, 수사와 기소 여부에 대한 책임이 커지면서 수사가 부족한 사건에 대해서 이전보다 신중한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사건 처리를 두고 “굳이 손을 댈 필요가 있나”라는 냉소적인 반응까지 나온다. 평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어차피 앞으로 직접 수사를 하지 않는 데다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건은 결국 경찰이나 중수청에서 맡게 된다”며 “90일이 주어졌다고 기존 사건을 적극적으로 더 수사하려는 분위기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공소청 관계자는 “90일은 기존 사건을 모두 처리해야 하는 기한이 아니라 기존에 수사하던 사건 가운데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한 기간”이라며 “기존 사건이라고 해서 모두 직접 수사를 이어가는 것은 아니다. 기록을 검토해 공소제기가 가능한 사건은 처리하고,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건은 경찰이나 중수청 등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보완 수사 요구가 늘어날 경우 공소청과 수사기관 사이의 ‘사건 핑퐁’으로 사건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소청 검토 → 보완 수사 요구 → 추가 수사 → 공소청 재검토’ 절차가 반복되며 사건 처리가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역시 사건 기록 관리와 강제수사 등 실무 시스템이 정착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검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기소 책임을 지는 검사 입장에서는 무죄 판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수사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사건을 수사기관으로 돌려보낼 가능성이 높다”며 “권리 구제를 받기 위해 수사기관을 찾았는데 사건 처리가 늦어지면 재산상·신체상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지게 된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고 지적했다.
증시 활황에 퇴직연금 갈아탔다가… 하락장에 손실만
코스피 고점 무렵인 올해 6~7월 퇴직연금을 확정급여형(DB)에서 확정기여형(DC)으로 바꾼 가입자가 1년 전의 세 배 가까이로 불었지만, 이후 주가가 꺾이면서 일부 전환자는 두 달 새 10%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7월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한 가입자는 14만 971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 3242명)보다 181.2% 늘었다. DB형은 회사가 적립금을 굴리고, 근로자는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근속 1년마다 한 달 치 임금을 퇴직급여로 받는다. 받을 돈이 미리 정해져 있어 운용 손익은 회사 몫이다. 반대로 DC형은 회사가 해마다 연간 임금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 계좌에 넣어주고, 근로자가 이 돈으로 직접 상품을 골라 운용한다. 성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 지난 7월 한 달에만 10만 5736명이 DC형으로 옮겨 6월(4만 3974명)의 두 배를 넘었다. 지난해 7월(3만 8812명)과 비교하면 2.7배다. 1~7월 누적 전환자 34만 156명 가운데 44.0%가 6~7월 두 달에 몰렸다. 금감원 통계는 전환을 마친 달을 기준으로 잡힌다. 신청에서 완료까지 보통 한 달가량 걸리는 만큼 7월 전환자 상당수는 코스피가 정점을 찍은 6월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연초 4200선에서 출발해 6월 19일 장중 9385.59까지 올랐다. 벌어진 수익률 격차도 전환을 부추겼다. 올해 2분기 DC형 수익률은 26.82%로 1분기(10.31%)보다 16.51%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DB형의 수익률은 3.46%에 머물렀다. 돈이 몰리면서 2분기 말 DC형 적립금은 167조 8000억 원으로 석 달 새 13.7% 불었다. DB형 적립금(224조 2000억 원)은 1.1% 느는 데 그쳤다. 하지만 대규모 전환 이후 장세는 반대로 흘렀다. 국내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 4~6월 DB형을 DC형으로 바꾼 가입자의 7~8월 단순 기간수익률은 각각 -10.7%, -10.2%로 집계됐다. 이 기간 코스피는 8303.4에서 6820.0으로 18.1% 내렸다. 퇴직연금은 예금과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나눠 담는 경우가 많아 주식 직접투자보다 등락 폭이 작다. 그런데도 두 달 만에 10% 넘게 잃어 이례적인 하락 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흐름이 바뀌어도 DC형으로 넘어간 적립금은 DB형으로 되돌릴 수 없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상 전환 때 과거 근속기간 몫의 퇴직급여까지 정산해 DC 계좌로 옮기기 때문이다. 회사가 두 제도를 함께 운영하고 노사가 규정을 갖췄다면 앞으로의 근속기간에는 DB형을 다시 적용할 수 있다. 이때도 지나간 가입기간은 살아나지 않고 DB형은 처음부터 새로 쌓인다. 업계에서는 근속기간이 많이 남은 가입자일수록 전환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런데도 전환 과정에 결정을 다시 생각해 볼 숙려기간은 대체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회사별로 정해진 주기에 신청을 받는 절차가 있지만 행정 처리를 위한 것일 뿐 투자 판단을 점검하는 장치는 아니다. 박 의원은 “노후자금의 운명을 바꾸는 중대한 선택인데도 정부는 상승장에 휩쓸린 ‘묻지마 전환’을 사실상 방치했다”며 “단기 수익률에 현혹돼 성급한 전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위험고지와 투자교육을 강화하고, 숙려 절차 등 실질적인 보호장치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죽음 마저 차별받아선 안 돼”… 부산 공영장례 예산 ‘빨간불’
부산에서 무연고 사망자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공영장례 예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연말이면 일부 무연고 사망자가 빈소 없이 장례를 치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늘어나는 무연고 사망자에 맞춰 공영장례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71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공영장례 지원을 받은 건수는 597건으로 전체의 약 83%에 그쳤다. 나머지 121명은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장례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영장례는 2022년부터 시행됐다. 가족 등이 없거나 가족이 시신 인수를 포기한 무연고 사망자가 사망 이후에도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빈소를 마련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다. 공영장례 지원을 받지 못한 무연고 사망자는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시신을 화장하는 방식으로 장례 절차를 치른다. 문제는 무연고 사망자는 늘어나는 반면, 공영장례 예산 등 지원 여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매년 하반기면 예산 소진으로 일부 무연고 사망자가 빈소 없이 장례를 치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부산 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2023년 619명에서 2024년 637명, 지난해 718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공영장례 지원 건수는 각각 417건, 570건, 597건으로 무연고 사망자 증가 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반빈곤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남구와 금정구는 각각 1명씩만 공영장례를 치를 수 있는 예산이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남은 예산으로는 강서구는 2명, 기장군은 3명, 수영구는 4명까지 공영장례를 치를 수 있다. 시가 교부한 예산이 사실상 소진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시민단체는 무연고 사망자 증가 추세를 고려해 공영장례 관련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시가 편성한 공영장례 예산은 2024년 4억 원에서 지난해와 올해는 4억 2000만 원으로 유지됐다. 부산반빈곤센터 최고운 대표는 “공영장례 예산이 무연고 사망자 증가세에 맞춰 충분히 늘어나지 않았다”며 “예산을 최소 1.5배는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공영장례 관련 추가 예산 확보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노인복지과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은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한 상태”라고 밝혔다.
주식 팔고 예금할까… 은행가 예금금리 ‘인상 랠리’
증시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과 자금조달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4%를 넘어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의 1년 만기 기본금리는 연 3.85%다. 여기에 첫 거래 고객 우대 0.20%포인트(P)를 더하면 최고 연 4.05%를 받을 수 있다. 국내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도 연 3.50~3.60%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은 연 3.60%,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은 3.56%다.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각각 3.50%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하나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3.30%에서 0.30%P 높였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도 연이어 금리를 올리면서 대표 상품의 1년 만기 금리가 지난달 초 연 3.20%에서 3.50%로 상승했다. 농협은행 ‘NH올원e예금’도 지난달 11일 연 3.45%보다 0.11%P 높다. 부산·경남 지역 은행들은 연 3%대 후반 금리를 내걸었다. BNK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은 최고 연 3.92%, BNK경남은행 ‘The든든예금(시즌2)’은 최고 연 3.85%다. 부산은행은 비대면 정기예금을 다시 맡기는 고객 등을 대상으로 최고 연 3.87%를 주는 ‘더 레벨업 정기예금’도 판매한다. 전북은행 ‘JB 다이렉트예금통장’은 별도 우대조건 없이 연 3.92%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70%다. 5000만 원을 1년간 맡기면 일반과세 기준 이자소득세 등 15.4%를 뺀 이자는 연 3.50% 상품이 약 148만 원, 3.92%는 약 166만 원, 4.05%는 약 171만 원이다. 예금금리 인상에는 기준금리 상승이 영향을 줬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 올려 연 2.50%에서 3.00%로 높였다. 한은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끼리 단기로 돈을 빌리는 금리부터 영향을 받고, 은행채 등 시장금리와 예금·대출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생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지난 2일 기준은행채 무보증·AAA 1년물 평가사 평균금리는 연 4.051%였다. 5대 은행 대표 정기예금 금리를 웃도는 수준이다. 단순 금리만 비교하면 은행이 예금이자를 일부 올려도 채권 발행보다 낮은 이자 비용으로 자금을 모을 여지가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뛰면서 저축은행과의 격차도 바짝 좁혀졌다.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2일 기준 연 3.77%로, 5대 은행 최고금리(3.50~3.60%)와 0.17~0.27%P 차이에 불과하다. 지난 7월만 해도 저축은행 평균 금리는 3.93%, 5대 은행은 2.91%로 격차가 1%P를 넘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며 “한 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빠르게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수신 금리 인상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증시가 주춤한 사이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자 자금의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증시는 지난 6월 고점 이후 급락과 반등을 거쳤다. 코스피는 6월 22일 9114.55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튿날 9.99% 급락했다. 7월에는 5000대까지 밀렸고 이후 반등했지만 지난 2일 종가는 7003.74로 6월 고점보다 23.2% 낮았다. 증시의 흐름과는 반대로 정기예금 잔액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 집계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은 7월 42조 3000억 원, 8월 20조 3000억 원 늘어 두 달간 62조 6000억 원 증가했다. 8월 말 잔액은 1164조 원이었다. 9월에도 5대 은행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말보다 8552억 원 늘어난 1006조 871억 원으로 집계됐다. 5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다. 증시가 급락 이후 회복 과정에서도 종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는 동안 정기예금에는 자금이 꾸준히 쌓였다. 한편, 예금금리 상승은 돈을 빌린 사람에게 이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은행이 예금에 지급하는 이자가 늘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에도 상승 압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은행이 예금과 은행채 등으로 돈을 마련할 때 부담하는 비용을 반영한다. 코픽스가 오르면 이에 연동된 대출도 차주의 금리 재산정 시점에 적용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
“센텀2지구 주거 수요에 미리 대비해야”
부산시가 첨단산업 핵심 거점으로 추진하고 있는 센텀2지구 도심융합특구가 풍산 이전 절차 본격화로 가시화되는 가운데, 직주 근접 수요를 충족시킬 배후주거지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동아대 부동산대학원 강정규 교수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향후 센텀2지구 내 첨단제조기업 입주가 완료될 경우 약 8만 4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가구당 평균 2.5인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약 21만 명 규모의 잠재 배후 수요가 생겨난다. 현재 센텀2지구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전체 사업면적 191만여㎡ 중 주거시설용지는 10만여㎡로 5.3%가량이고, 이 중 공동주택 용지는 8700여㎡로 전체 사업 면적의 4.6%에 불과하다. 유사 지역인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 20.1%, 서울시 마곡지구 16.1%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편이다. 이는 최근 주택용지 비율을 낮추고 도심융합용지 및 첨단산업용지의 비중을 높이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앞서 개발된 해운대구 우동 센텀 지역이 당초 의도와 달리 주거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인접지역을 배후 주거지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 교통망 등을 연계한 계획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근로자 유입 시점과 지구 내 주택 공급 시점 사이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판교신도시의 경우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에 앞서 약 2만 9000세대의 주택을 배후지역에 공급했으나, 기업 입주와 일자리 증가 이후 직주 근접 수요가 집중되면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연구팀은 센텀2지구 주변을 향후 늘어날 주거 수요를 고려해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센텀2지구와 매우 가까운 지역만 살펴봐도 반여2동의 경우 아파트 비율이 24.8%, 반여3동 26.1%, 반송1동 9.8%에 그쳐 저층 단독·다세대주택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향후 유입될 청년층과 30·40대 첨단산업 종사자가 선호할 수 있는 대규모 신축 아파트 등 주거 인프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울러 반여동 일대의 정비사업과 명장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등 개발 가능한 사업지를 활용하면 센텀2지구 내에서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주거수요를 인접지역으로 분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후주거지와 센텀2지구를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 확충도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연구에서는 반여·재송 일대 신규 주거단지와 센텀2지구를 연결하는 도로와 수영강 횡단 교량 등 교통 인프라가 확충될 경우 직주 근접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동아대학교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센텀2지구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기업 유치와 산업시설 조성뿐 아니라 근로자가 인근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 입주 이후 주택 부족 상황에 대응하기보다 반여동 등 인접지역의 대규모 신규 주택공급과 교통 인프라를 사업 초기부터 연계하는 선제적인 배후주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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