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Z들 ‘특전사 여행’ 명소된 부산… 체류 늘릴 방안도 필요
지난 13일 오전 11시 37분 부산 동구 부산역. 중국 난창에서 온 천장 스위(27) 씨와 청두 출신 덩 한이(25) 씨는 서울에서 출발한 KTX에서 내리자마자 87번 버스에 올라 남포동으로 향했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이들과 동행하는 동안 두 사람은 BIFF광장을 시작으로 올리브영과 부평깡통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등을 잇달아 둘러봤다.남포동에서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은 두 사람은 서면과 전포카페거리로 이동했다. 저녁에는 부산역 인근 북항 바다까지 구경한 뒤 오후 9시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갔다. 하루 만에 부산 원도심과 서면 일대 주요 관광지를 훑은 셈이다.최근 몇년 사이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관광지를 돌아보는 이른바 ‘특전사 여행’이 유행하면서 부산이 ‘특전사 여행’의 주요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교통이 편리한 데다 바다와 원도심, 시장 등 서로 다른 유형의 관광지를 하루 일정에 묶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청년층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당일치기 여행을 넘어 체류 기간과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유인하는 관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16일 기준 중국 SNS 샤오홍슈에는 ‘부산 당일치기’ ‘부산 특전사 여행’을 주제로 한 게시물과 영상이 일주일에 수십 개씩 게재된다. ‘좋아요’ 수가 1만 개를 넘는 게시물도 적지 않다. 영상에서는 감천문화마을과 흰여울문화마을, 해운대, 청사포 등 주요 관광지를 하루 만에 도는 경로를 알려주기도 한다.‘특전사 여행’은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여행 방식이다. 특수부대가 훈련을 수행하는 모습처럼 하루 만에 최대한 많은 관광지를 빠듯하게 돌아다니면서 숙박과 쇼핑 등 비용은 최소화하는 여행을 뜻한다.부산이 ‘특전사 여행’의 대상지로 떠오른 배경에는 뛰어난 접근성과 다양한 체험형 관광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천장 씨는 “부산은 다른 지역보다 자연과 도심, 카페 등 여러 곳을 둘러보는 데 교통편이 편리하고 서울보다는 복잡하지 않아 짧은 시간 돌아다니기에도 좋았다”고 말했다.여행 업계도 이런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국내외 여행 플랫폼에는 부산 여러 명소를 한꺼번에 둘러보는 일일투어 상품 20여 개가 판매되고 있었다. 이용객이 7만 명을 넘어선 상품도 있다. 여행 플랫폼 클룩은 지난 5월 기준 부산 일일투어 상품 트래픽이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중국인은 56만 915명으로, 2023년 12만 3610명보다 4.5배 증가(부산연구원 기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방한 중국인이 2.7배 증가(한국관광공사 기준)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이를 두고 여행객 증가는 반가운 일이지만, 체류 기간과 소비 증가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각 지역 관광공사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 기간은 서울 6.0일, 부산 4.8일로 나타났다. 또 부산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63%는 서울 등 다른 지역을 거쳐 방문했다. 또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신용카드 소비 추정액은 2023년 약 13만 5000원에서 지난해 8만 원으로 약 5만 5000원 줄었다.영산대 오창호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관광객 증가 자체는 부산이 한국 여행의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도쿄나 뉴욕을 하루 만에 모두 둘러보는 도시로 생각하지 않듯 부산도 최소 1박 2일은 머무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어 “특전사 여행객은 숙박비 부담을 줄이려는 경향이 강한 만큼 24시간 운영하는 찜질방 등 저비용 휴식·숙박시설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코스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수요에 맞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부산시는 새로운 관광 수요에 맞는 소비와 체류 시간 확대 정책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시 이현정 관광정책과장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국 청년층 관광객이 주요 관광지와 교통수단을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비짓부산패스 확대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덕 공사비 돌파구 찾기는커녕 간담회 아예 불참한 기획예산처
부산·경남·울산(PK)의 핵심 숙원인 가덕신공항 건설이 기획예산처의 버티기와 책임 회피에 가로막혀 다시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국무조정실이 총사업비 관리 지침 개정을 통한 해법을 제시했지만 기획처는 이를 사실상 거부한 채 국토교통부와 국회로 책임(부산일보 9월 15일 자 2면 보도)을 넘긴 데 이어, 지역 정치권이 마련한 대책 간담회에도 불참을 통보했다. 다음 달 예비계약 전까지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건설사 이탈과 사업 지연이 현실화할 수 있는 만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교통정리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기획처는 오는 18일 국민의힘 부산시당 주최로 국회에서 열리는 가덕신공항 공사비 현실화 방안 간담회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기획처 측은 “현재로서는 딱히 할 이야기가 없다”는 취지로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경제부도 불참하는 반면 국무조정실과 국토부, 대우건설과 지역 건설사 등은 참석할 예정이다. 기획처와 재경부가 가덕신공항 공사비 증액 근거 마련을 놓고 책임을 미루자 국무조정실은 최근 기획처가 총사업비 관리 지침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조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기획처는 지침 개정 대신 가덕신공항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정부 내부 지침으로 풀 수 있다고 정리된 사안을 다시 국회 입법 문제로 돌린 셈이다. 여기에 기획처가 정부와 건설업계, 지역 정치권이 함께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마저 외면하면서 지역에서는 ‘배짱 행정’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무조정실 조정안까지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공개 논의도 피하면서 책임 부담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기획처가 이처럼 버티는 배경으로 박홍근 장관을 지목한다. 박 장관은 2022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선대위 비서실장을 지낸 친명계 핵심 인사로, 지난해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을 맡아 기획재정부 분리 개편의 밑그림을 그린 뒤 올해 3월 초대 기획처 장관에 올랐다. ‘현 정부 실세’인 박 장관을 배경으로 기획처가 국무조정실 조정까지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이성권 의원(부산 사하갑)은 “공사비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참여 업체들이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야 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해법을 내놔야 할 기획예산처가 논의 자리에도 나오지 않겠다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호르무즈 파병’ 고심 이어가는 정부… 한미 외교장관 회담 후 결론 전망
호르무즈해협 파병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정부가 논의 속도를 조절하며 신중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파병 동의안을 제출하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가 필요한데, 이번 NSC엔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압박에 최소 병력 파견을 검토한다는 말이 있지만, 한미 외교장관 회담 결과 등에 따라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17일 열리는 NSC 상임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7일 NSC에서 파병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단 전망이 나왔지만, 오는 18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국내 여론 추이 등을 고려해 시점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 문제가 논의되더라도 이날 결론은 나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16일 NSC 관련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 드리기 어려움을 양해 바란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 측 압박이 지속되면서 정부 안팎에선 더 이상 시간을 끌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 여론과 여당 일각 반발을 고려해 비전투 혹은 방어 성격의 전력을 중심으로 최소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정부가 파병 동의안을 국회에 보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오는 18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하는 점 등이 속도 조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이날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라 17일 NSC 참석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병이라는 중대 외교·안보 현안을 외교부 장관 없이 논의하긴 쉽지 않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 측과 의견을 교환하고, 국익 등을 종합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8일 기자회견에서 파병에 대한 의견을 먼저 밝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이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열릴 예정이라 이 대통령이 파병 여부나 기여 방식 등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수출 말소’ 차량이 점령한 창원스포츠파크 주차장
경남 창원시의 대표 체육시설인 창원스포츠파크(옛 창원종합운동장) 주차장이 수출을 위해 말소된 차량 수백 대의 임시 보관장으로 전락했다. 번호판이 떼이고 바퀴나 창문이 파손된 차들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시민들의 주차 불편은 물론 도심 미관까지 해치고 있다. 14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성산구 중앙동 창원스포츠파크 주차장은 15개 구역에 총 2155면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장애인·친환경·임산부·어르신·국가유공자 등 전용·우선 주차장 271면을 제외하면 일반 주차장은 1884면이다. 시민들의 체육시설 이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로 무료 개방 중이다. 현재 주차장 곳곳에는 창문·바퀴가 파손돼 정상 운행이 어려워 보이거나 낙엽과 쓰레기 등이 쌓인 차량이 쉽게 눈에 띈다. 번호판이 제거된 차량도 부지기수다. 대부분 수출을 위해 등록이 말소된 차량으로 파악된다. 창원스포츠파크 내 있는 차량등록사업소에서 말소 절차를 밟은 뒤 차량이 수출될 때까지 주차장에 세워두는 것이다. 창원시설공단에서 지난 14일 현장을 방문해 말소 차량 수 확인한 결과 이날에만 총 225대의 말소 차량이 무더기 주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말소 차량은 수시로 출·입차를 거치며 그 대수가 매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한다. 대체로 200~300대 수준이며, 많을 때는 300대를 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를 맡고 있는 창원시설공단에서 월 1회 장기주차 현황을 파악해 창원시와 성산구청에 전달한다. 문제는 장기주차 차량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견인 등 행정조치로 이어지기까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주차장법상 올 8월부터 지방자치단체 등이 설치한 무료 주차장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상 계속 주차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시행됐다. 시행령상 해당 기간은 1개월이며, 차량이 분해·파손돼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는 15일이다. 같은 법령에 따라 필요한 경우 다른 장소로 차량을 이동시키는 등 방법도 동원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창원스포츠파크 주차장 내 말소 차량에 대한 견인 실적은 0건으로 나타났다. 수출업자 등이 법의 허점을 노리면서다. 성산구청 등에서 주차장 단속 인력을 상시 상주시키기 어려운 데다 업자들은 기한 만료(1개월) 전 주차 위치를 옮기거나 캐리어 트럭(자동차 운반 트럭)에 실어 수출항으로 보내고 새로운 말소 차를 주차하는 등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행정당국이 장기 주차 차량으로 규정하기 쉽지 않다. 지역 수출업계 관계자는 “애초 수출 차량은 말소 직후 부산·인천 등 수출항 인근 야적장으로 보내 관리되는 게 맞지만, 임대료를 내지 않기 위해 공영·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미 창원스포츠파크에는 업계 사람들끼리 암묵적으로 구역을 나눠 주차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창원스포츠파크는 1993년 3월 준공돼 ‘제78회 전국체육대회’, ‘부산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 ‘FIFA U-17 월드컵’ 등 굵직한 국내외 행사가 열린 지역 대표 체육시설이다. 하지만 각종 경기와 행사가 열릴 때마다 주차 공간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방치된 차량은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시민 모두를 위한 시설이) 특정 차량의 장기 주차 공간으로 악용되고 있는 만큼 가능한 빨리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주차장 출입구에 차단기를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차단기를 설치하더라도 캐리어 트럭이 말소 차량을 싣고 출·입차할 경우 차단기 설치의 실효성이 없을 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부산시립미술관, 470억 들여 새 단장… 17일 전면 재개관
의혹 소명 안 됐는데…“낙마 사유 없다” 김승원 밀어붙이는 與
여 구청장·군수까지 반기… 부산시와 주요 현안 충돌
임신 중지 ‘미프진’ 이르면 내년 초 도입 (종합)
경남·전북서 ‘피지컬AI’ 본격화…5년간 1조 4131억 투입·3500여 명 참여
“공공기관 2차 이전 경남 전략산업과 연계해야”
“전방 지휘관들 재테크 몰라”… 강신철 ‘철거민 특공’ 옹호한 與
지방국립대 수시 지원자 42% “등록금 0원 정책 영향” (종합)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정부의 ‘지방국립대 등록금 0원’ 정책이 실제 대학 지원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입시에 역대급 규모의 N수생(대입에 2차례 이상 도전한 졸업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6학년도 수능 시험 성적에서도 N수생의 강세가 여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국립대 등록금 0원 효과 16일 진학사가 2027학년도 수시 지원자 270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내년 지방국립대에 지원한 1511명 가운데 42.2%가 ‘등록금 정책이 지원 결정이나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세부 응답별로는 ‘해당 정책을 계기로 지방국립대 지원 우선순위를 높였다’는 응답이 21.3%로 가장 많았다. ‘지원 계획이 없었지만 정책의 영향으로 새롭게 지원하게 됐다’는 응답도 11.8%에 달했다. 등록금 0원 정책을 보고 지방국립대에 지원하거나 당초 계획보다 지원 국립대 수를 늘렸다는 수험생이 20%가 넘은 셈이다. 반면, ‘등록금 0원 정책은 알고 있지만 결정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응답은 54.1%를 기록했다. 이들 응답자는 지방국립대 지원 이유로는 ‘합격 가능성이 있어서’라고 58.9%(복수응답)가 답했다. 그 뒤를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서(49.0%)‘, ‘취업·진로 측면에서 유리해서(34.6%)’, ‘학교생활이 편리해서(33.6%)’ 순이었다. 앞서 정부는 내년도 지방국립대 신입생 전원을 대상으로 무상 등록금을 적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지원대상을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까지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등록금 지원 정책이 일부 수험생의 지방국립대 신규 지원과 지원 대학 수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등록금뿐 아니라 합격 가능성, 경제적 부담, 취업·진로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N수생 점수가 변수 올해 입시에서 가장 큰 변수로 N수생 열풍이 꼽힌다. 올해 수능 지원자 중 졸업생과 검정고시 출신 수험생은 19만 6473명으로 23년 만에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올해도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N수생의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발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6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따르면 국어에서 졸업생의 표준점수 평균은 109.4점이었다. 재학생(96.1점)보다 13.3점 높았다. 검정고시 출신의 평균은 99.3점이다. 수학 영역에서도 졸업생의 우위는 여전했다. 표준점수 평균이 108.6점으로 재학생(96.5점)과 검정고시 출신(95.6점)보다 12점 이상 높았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졸업생의 1·2등급 비율은 재학생보다 11.1%P 높은 25.3%이었다. 재학생(14.2%)의 1.8배 수준이었다. 이 같은 N수생 강세는 2022학년도에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이후 계속되는 현상이다. 다만, 작년 수능에서 N수생과 재학생의 2등급 이내 비율의 격차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종로학원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재학생과 졸업생의 2등급 이내 격차가 5년 새 최저로 좁혀졌다”고 설명했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수학 2등급 이내 격차는 2022학년도 14.8%P, 2023학년도 15.4%P이던 것이 2026학년도 12.8%P로 떨어졌다. 국어도 2022학년도 13.8%P에서 꾸준히 낮아져 2026학년도 10.8%P까지 떨어졌다. 영어 격차도 가파르게 떨어져 2026학년도에 11.1%P까지 낮아졌다. 한편 작년 재학생 응시자의 수능 성적을 출신 학교별로 살펴보면 사립학교가 국·공립학교보다 성적이 좋았다. 국어에서 사립학교 평균은 99.4점으로 국공립(94.9점)보다 4.5점 높았고, 수학은 사립학교가 99.6점으로 국공립(95.3점)을 4.3점 앞섰다. 영어에서는 사립학교가 1등급 3.2%, 2등급 14.5%로 국공립 학교(1등급 2.0%, 2등급 10.6%)보다 우위를 보였다. 학교 소재지 별로 보면 대도시 학교 학생의 국어·수학 표준점수 평균(98.9점·99.1점)이 중소 도시(95.9점·96.1점), 읍면 지역(93.1점·93.7점) 학교 학생의 평균보다 모두 높았다. 서울은 국어 표준점수가 102.4점, 수학 표준점수가 102.3점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점을 넘었다.
"스쳐가는 항만에서 돈 머무는 산업 거점 '부산항'으로" [해양수도 대전환]
해양수도 부산은 항만이 있는 도시를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 생태계를 갖춘 해양산업도시로 간다. 세계 2위의 환적항인 부산항에 동남권 관문공항 가덕신공항을 더하고 경남과 울산까지 무대를 넓히면 세계를 향한 트라이포트 경제권이 열린다. 부산항을 거점으로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기업도 데려와야 한다. 첫걸음이 시작됐지만 갈 길이 멀다. ■세계 2위 환적항의 외화내빈 부산항은 해양수도 부산의 심장이자 이미 글로벌 허브다. 지난해에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이 2488만TEU를 기록해 3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TEU는 20피트, 6m 남짓한 높이의 컨테이너 단위다. 일년간 부산항을 거친 컨테이너를 한 줄로 세우면 지구 세 바퀴 반을 넘게 돌 수 있다. 환적 화물은 전체의 약 57%를 차지해 세계 2위 환적항 위상을 이어갔다. 80%가 외국적 선사다. 문제는 단순한 하역 서비스에 치우친 구조가 낮은 부가가치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부산항의 총부가가치는 약 17조 3668억 원으로, 싱가포르항(55조 8816억 원), 로테르담항(26조 3785억 원) 등에 비해 낮다. 특히 ‘항만 하역 및 지원 서비스’ 부문은 8조 3963억 원으로 48.3% 비중을 차지해 싱가포르(8.3%), 로테르담(19.9%)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싱가포르는 총부가가치의 80% 이상을 ‘해운 및 지원 서비스’에서, 로테르담은 약 60%를 ‘항만 관련 산업’에서 거두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부산항의 한계가 뚜렷하다. 배후단지도 마찬가지다. 2023년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 입주기업 중 94%가 창고업이었다. 부산연구원 허윤수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간된 보고서 ‘해양수도는 부산을 어떻게 바꾸는가’에서 “많은 물동량 대비 단순 환적 중심의 저부가가치 구조에 고착돼 부산의 낙수효과가 제한됐다”며 “항만의 성과가 시민의 삶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적 단절을 극복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트라이포트가 여는 새로운 영토 트라이포트 구축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핵심 전략 중 하나다. 부산항과 부산항 신항에 더해 2030년부터 10년간 총 15개 선석 규모로 진해신항이 건설된다. 2035년에는 가덕신공항이 개항한다. 항만과 항공, 철도를 연결하는 육해공 복합물류 시스템, 트라이포트의 완성이다. 이를 통해 부산항은 짐을 싣고 내리는 항만을 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항만경제권의 거점이 될 수 있다. 부산시가 진행한 ‘트라이포트 혁신전략 수립 용역’ 결과에서는 트라이포트가 부산항을 중심으로 해양산업의 영역과 영토를 확장하는 모델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이를 GDC(글로벌물류센터) 관점의 복합물류, SCM(공급망 관리) 관점의 물류와 산업의 통합, 마지막으로 글로벌 본사나 R&D(연구개발)센터, 금융센터 등을 유치하는 GVC(글로벌가치사슬) 관점의 글로벌 허브도시의 세 단계로 설명한다. ‘씨앤에어’로 대표되는 복합물류는 부산항의 환적화물을 가덕신공항과 연계해 물류 경쟁력을 높인다. 전자상거래 제품, 의약품, 첨단장비 반제품, 부품 등을 트라이포트 물류 거점에서 보관하거나 포장, 라벨링 등 부가가치 활동을 거쳐 다시 수출하는 개념이다. 물류에 산업을 결합하면 원료를 수입해 동남권 산업단지에서 중간재나 핵심 부품으로 제조한 뒤 수출할 수 있다. 자동차, 기계, 조선과 우주항공까지 지역 주력 산업이 이 공급망에 들어온다. 트라이포트의 공간도 부산항에서 동남권 전역까지 확대된다. ■수리 조선과 해양 MRO 산업부터 해양 MRO(유지·보수·정비) 산업에서는 부산항을 중심으로 흩어진 기존 산업을 고도화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첫발을 뗐다. 한미 조선 협력(MASGA)으로 미군 해군 함정 MRO 사업이라는 기회가 열렸다. IMO(국제해사기구)의 규제에 발맞춘 선박 친환경 개조 시장은 5년 내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극항로 시대 쇄빙선 등의 MRO 수요도 새로운 시장이다. 초광역권 국책 사업도 출발했다. 부산시는 경남도, 울산시, 전남도와 공동으로 산업통상부의 ‘중소조선 함정 MRO 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원사업’과 방위사업청의 ‘방산혁신클러스터 함정 MRO 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 각각 495억 원과 490억 원의 총사업비를 투입해 2030년까지 중소조선·기자재 업체의 MRO 산업 전환과 함께 통합 공급망 플랫폼 운영, 장비 구축, 기술과 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중국과 싱가포르가 장악한 선박 수리·개조 시장을 되찾기 위한 수리조선단지도 부산항 신항에 2030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부산시 박동석 첨단산업국장은 지난 3일 열린 ‘해양 MRO·수리조선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서 “부산은 선박 수리업 100개사, 조선 기자재업 398개사와 6개 권역 38개 선박수리 조선소로 국내 최대의 ‘자생적 MRO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과감한 재정 투자와 해양 MRO 메가특구 확대 지정을 통해 대한민국 MRO의 골든타임을 사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尹 “정무적 판단은 내가”…곳곳서 무리수 확인된 동해 가스전
윤석열 정부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극히 낮은 실현 확률에도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16일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이 주무 부처 장관을 질책하며 임기 내 시추를 압박하는 등 집행 과정의 부적절한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2023년 10월 석유공사로부터 ‘7개 유망구조·최대 140억 배럴·탐사성공률 20% 안팎’이라는 내용의 용역 결과를 받은 뒤 2024년 5월 대통령실에 관련 내용을 대면 보고했다. 당시 산업부는 낮은 성공 가능성을 우려해 대외 홍보 자제를 건의했지만, 대통령실이 대국민 발표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산업부는 대통령실에 과도한 기대감 조성 등을 우려해 ‘자원량’이 아닌 ‘면적’ 표현을 대안으로 건의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최대 140억 배럴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취지의 발표를 강행했다고 한다. 140억 배럴은 대왕고래 등 7개 유망구조별 최댓값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7곳 모두 상업 탐사에 100% 성공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산술적 최댓값(0.0002%)을 정부가 마치 실현 가능한 기대치인 것처럼 발표했다는 것이다. 시추가 결정된 대왕고래 구조도 당시 지질학적 성공확률(석유·가스 발견 확률)이 19.1%로 예측했는데, 이는 2021년 가스 발견에 실패한 ‘방어 구조’의 성공 확률보다도 낮은 것이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시추 계획 수립에도 적극 개입했다. 산업부는 같은 해 9월 대통령실에 2024∼2026년 3개공을 석유공사가 단독 시추하고 2028∼2029년 나머지 2개공을 시추하는 계획을 보고했으나, 대통령실은 대통령 임기 내(2027년 5월)로 시추 계획을 앞당길 것을 요구했다. 안덕근 당시 장관이 일정을 단축한 시추계획(2028년 1분기 완료)을 보고하며 ‘일정 관련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이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질책하며 일정 재수립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안 장관은 무리한 일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2026년까지 1개공을 제외한 4개공을 추가 시추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에 감사원은 지명경쟁입찰 및 기술평가 부당 실시, 충분한 검증 없는 조급한 시추 추진 등 모두 7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해 관련 기관에 처분을 요구하거나 통보했다. 다만 산업부의 대통령실 보고 및 대통령의 발표 등과 관련해선 관련 법·규정이 없어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사상 숙원사업 놓고 김대식·박홍배 ‘지역다지기 경쟁’…총선 조기 점화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이자 사상구 지역위원장인 박홍배 의원(비례)이 사상구 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차기 총선을 앞둔 지역 경쟁이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사상)에 박 의원까지 가세하며 사실상 ‘한 지역 두 현역 의원’ 체제가 형성된 가운데, 두 의원이 지역 숙원사업 해결에 앞다퉈 나서면서 정책 성과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 14일 사상구 학장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학장비축기지 일대를 찾아 현장에서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했다. 1974년 지어진 학장비축기지는 시설 노후화 문제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박 의원은 “aT 관계자들은 물론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과 이전 문제를 논의해 주민들의 숙원 사업을 해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부산이 고향이지만 오랜 기간 지역을 떠나 있었던 박 의원은 30여 년 만에 사상구에서 정치 활동을 본격 재개하고 있다. 부산시당위원장 업무와 함께 지역 현안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는 모습이다. 같은 당 소속 서태경 사상구청장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달 지역사무소 개소에 이어 최근에는 엄궁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 입주했다. 박 의원은 “요즘에는 ‘서울에 자주 가는 편’이라고 할 정도로 부산에서의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지역구 현역인 김대식 의원도 지역 현안 챙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의원 측은 박 의원의 행보와 무관하게 그동안 추진해 온 지역 숙원사업을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김 의원은 이날 학장동 행정복지센터에서 aT 학장비축기지 이전과 관련한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홍문표 당시 aT 사장을 만나 ‘학장동 aT 비축기지 이전 필요 의견서’를 전달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해당 현안을 지속적으로 챙겨왔다 김 의원은 “지역 숙원사업을 풀어낼 수 있는 인물은 30년 넘게 지역 활동이 없었던 비례대표 의원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역에 공을 들여온 지역구 의원”이라며 지역 밀착 행보를 강조했다.
김희정-이주환 또 맞붙을까…연제구 총선 신호탄
부산 연제구를 지역구로 둔 이주환 전 국회의원이 다시 지역 활동에 나서면서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선을 겨냥한 국민의힘 내부 경쟁도 일찌감치 달아오를 조짐을 보인다. 정치적 숙적인 현역 김희정 의원과 이 전 의원이 오랜 기간 경쟁 구도를 이어온 데다 지역 정치권 역시 양측 인사들을 중심으로 세력이 나뉘어 있어 향후 공천을 둘러싼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1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의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형철 전 부산시의원이 최근 연제구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추석 이후 가칭 ‘연제포럼’을 본격 출범할 예정이다. 연제구 현안을 비롯해 교육·AI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명사를 초청하고 주민 간 교류와 결속을 도모하는 자리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도 이 포럼에 함께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시의원은 포럼 출범을 이 전 의원의 정치 행보와 연결 짓는 데 선을 그었지만, 이 전 의원 역시 최근 연제구를 중심으로 지역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는 등 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이 전 의원이 지역 활동에 다시 속도를 내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전 의원과 김희정 의원은 지역에서 오랜 기간 경쟁 관계를 이어온 정치적 숙적이다. 두 사람은 당내 경선에서만 세 차례 맞붙었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해 왔다. 지역 내 정치 세력도 양측으로 뚜렷하게 갈려 있다. 주석수 연제구청장은 지역 정치권에서 이 전 의원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주 구청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내 경선을 거쳐 본선 승리를 거뒀고, 지역 내 여론 주도층이 이 전 의원 세력으로 남아있어 여전한 정치 기반을 과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전 의원이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면 김 의원을 중심으로 한 현역 조직과 이 전 의원 측 세력이 지역 주도권을 놓고 팽팽하게 겨룰 가능성이 크다. 연제구가 ‘초선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좀처럼 연속 당선자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향후 경쟁 구도의 관전 포인트다. 선거 때마다 현역과 도전자 간 치열한 경쟁이 반복돼 온 만큼 차기 총선에서도 본선에 앞선 공천 단계부터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예년보다 일찍 퍼진 ‘독감’ 부산 동네 병원 ‘대기 행렬’
“새벽부터 아이가 열이 펄펄 끓기 시작해 어쩔 수 없이 아침 일찍부터 병원을 찾았습니다. 유치원에 독감 걸린 아이가 있다고 들었는데 거기서 옮은 것 같은데 걱정이네요.” 16일 오전 8시 50분께 부산 동래구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서 만난 40대 양낙헌 씨는 이렇게 말했다. 양 씨는 6살 아들과 함께 동네 병원을 찾은 참이었다. 이날 진료가 시작되기 전부터 마스크를 쓴 아이와 부모들로 대기열이 길게 늘어섰다. 15분 만에 대기 인원은 19명으로 불어났고, 앉을 의자가 없어 아이를 안고 서성이는 보호자들도 눈에 띄었다.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부모들은 올해 일찍 찾아온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에 곤란한 기색이 역력했다.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 국가 예방접종이 너무 늦게 시행된다는 토로도 나왔다. 이날 8살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은 30대 서윤지 씨는 “일주일 뒤면 아이들이 국가 무료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는데 평소 독감철보다 일찍 아파서 병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독감 환자가 몰리면서 서 씨와 아들은 1시간 넘게 기다린 뒤에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독감이 빠르게 번지면서 부산 의료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동네 소아청소년과 의원에는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으로 내원한 아이들로 대기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 보건소 등 지역 의료기관에는 예방접종 시기와 무료 접종 대상 여부를 묻는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부산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ILI) 분율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높았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말한다. 부산의 의원급 의료기관 외래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 수는 31명으로 △제주(67.7), △경북(46.0), △세종(33.5)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지난 11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해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10월 중순보다 한 달가량 이른 시점이다. 특히 독감은 어린이집과 학교 등 집단생활시설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뚜렷해 영·유아와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아이들이 감염된 뒤 가정으로 바이러스를 옮기면 부모와 형제·자매 등 가족 단위 연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른 독감 유행에 지역 보건소에도 예방접종 관련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부산 지역 보건소 관계자들은 “하루에 접종 관련 문의 전화만 30~40통 이상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독감이 대유행 조짐을 보이자 유행하면서 질병청은 오는 28일부터 예정됐던 국가 예방 접종 일정을 일주일 앞당겼다. 어린이는 오는 21일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순차적으로 받을 수 있다. 75세 이상 어르신 대상의 접종 시작일도 당초 다음 달 12일에서 다음 달 6일로 앞당겨졌다. 부산시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단순 감기처럼 여기고 아이들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 진료를 받게 해야 한다”며 “면역력이 떨어진 어르신들도 고위험군이니 서둘러 독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망퇴직도 거론… 홈플러스 정상화 난항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품 공급과 매출 회복이 더딘 가운데 희망퇴직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의 정상화 과정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홈플러스는 일반노조, 마트노조와 간담회를 열고 회사 경영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사측과 노조의 만남은 회생계획 인가 이후 처음이다. 홈플러스 사측은 당초 목표로 세웠던 매출 대비 40%가량밖에 매출이 나오지 않는 점, 회생계획안대로 채무를 이행해나가기에는 일부 부족한 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경영난 완화 방안의 일환으로 희망퇴직 시행까지 거론됐다. 다만 노조가 희망퇴직 시행에 난색을 표하면서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어제 노사 간담회에서 회사 정상화를 위해 검토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희망퇴직이 나온 건 맞지만 (희망퇴직을)실행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실행 계획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 간담회에서 노사는 7월분 미지급 임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홈플러스는 7월분 미지급 임금을 오는 20일과 23일 두 차례로 나눠서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상품 확보를 위한 납품 대금 등 유동성 문제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홈플러스는 전국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지만 상품 공급난을 겪는 등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전날 간담회에서 매출 목표 실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상품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매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유동성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임금까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어 업계는 향후에도 홈플러스의 정상화 과정이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홈플러스의 누적 임금체불액은 총 3871억 원으로 단일 기업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664억 원(17.2%)은 여전히 지급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퇴직급여 적립금 비율도 확정급여형(DB) 79.9%, 확정기여형(DC) 85.94%로 법정 최소 적립 비율(100%)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회생 절차가 길어질 경우 퇴직급여 충당금 부족에 따른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홈플러스 정상화 핵심 열쇠인 인수합병(M&A)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오는 10월까지 인수 의향 후보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M&A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체불액과 우발 채무를 감수하면서까지 선뜻 나설 원만한 매수자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철거 후 “공사 밀렸다” 핑계…부산 인테리어 대금 ‘먹튀’ 사기 피해 잇따라
‘인테리어 공사 대금 먹튀’를 당한 피해자들이 민사 소송에서 승소하고도 실제 손해를 배상받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전체 피해 금액만 2억 원을 넘지만, 사기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진 업체 대표는 피해 보상을 외면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지난 7월 8일 해운대구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맡겼던 A 씨가 인테리어업체 대표 B 씨를 상대로 낸 공사 대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 씨에게 7420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사는 해운대구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8000만 원에 맡겼다. 그러나 B 씨는 완공 기한을 지키지 못했고, 재차 완료를 약속하는 각서까지 썼지만, 이마저도 이행하지 않았다. A 씨는 결국 계약을 해지하고 민사 소송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구체적인 주장·증명을 하지 않은 채 변론기일에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며 B 씨가 받아 간 공사 대금에서 약 5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전액을 반환하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B 씨의 ‘먹튀’ 수법에 당한 다른 피해자들도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공사를 맡겼던 C 씨는 약 8000만 원을, 인테리어를 맡겼던 신혼부부 D 씨는 약 5900만 원을 각각 편취당했다며 B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B 씨는 또 다른 추가 피해 건으로도 현재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확인된 피해자만 3명에 피해 금액은 최소 2억 1900만 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B 씨가 공사 착수 전 자재업체 견학까지 시키며 신뢰를 쌓은 뒤 내부 철거 공사만 진행했고, 이후 “다른 공사가 밀렸다”는 식의 핑계로 추가 선금을 계속 받아 챙겼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들이 민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도 실제로 돈을 받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A 씨는 신용정보회사를 통해 B 씨 명의의 재산에 대한 압류를 시도했지만 “압류할 재산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A 씨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배상명령 신청도 검토했으나, 이미 민사 판결이 확정된 사안이라 법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설명을 듣고 포기했다”며 “B 씨는 받은 돈을 유흥 등에 탕진한 상태로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판결은 채무 존재를 확인해 줄 뿐 강제로 돈을 받아주는 절차가 아니다”라며 “채무자가 재산을 미리 은닉하거나 탕진해 버리면 승소 판결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야차룰’ 위장 여중생 폭행… 검찰 보완 수사로 ‘집단 폭행’ 진실 밝혀졌다
또래 여중생을 단독 폭행한 사건으로 마무리될 뻔한 경찰 수사가 검찰의 보완 수사로 3명이 공모한 ‘집단폭행’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가해 학생들이 처벌을 피하려고 ‘야차룰(신고하지 않기로 합의한 격투)’로 위장한 사실도 드러났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은윤)는 지난 15일 특수상해 혐의로 여중생 A(15)·B(15)·C(15) 양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25일 부산 사하구 괴정동 골목에서 D(14) 양을 위협하고, 일방적으로 폭행해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 양은 자신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일행 15명과 함께 D 양을 불러내 위력을 과시했다. B 양은 D 양에게 “싸움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요구하며 영상으로 촬영했고, “동의 영상을 남기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후 C 양이 D 양을 일방적으로 폭행했다. 애초 사하경찰서는 C 양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이 공모 여부 확인을 위해 보완 수사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C 양의 독단적 범행이라는 재송치 결과를 보냈다. 그러나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며 반전됐다. 검찰은 경찰 수사 기록에서 빠졌던 피해자의 녹음 파일을 재확보했다. 해당 녹음에는 A 양이 일행을 과시하며 피해자를 압박한 정황과 B 양이 D 양에게 ‘야차룰’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찍도록 유도한 내용이 담겼다. D 양 역시 “A 양이 범행을 주도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세 학생 모두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수사를 계기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의 기존 판단도 재검토하게 됐다. 학폭위 당시 폭행 영상이 제출되지 않고 진술 중심으로 심의가 이뤄져, 피해 학생까지 쌍방폭행 가해자로 처분된 사실이 파악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영상을 피해 학생 측이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근거로 기존 학교 폭력 처분에 불복하는 등 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학폭위에는 동영상이 제출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새로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구제 절차를 안내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소된 학생들이 미성년자인 만큼 향후 사건 처리 방식은 법원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검찰이 형사 사건으로 기소했더라도 담당 재판부가 사건을 소년부로 보낼 수 있고, 일반 형사재판 절차에 따라 심리할 수도 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학교 폭력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가해자를 엄단하는 한편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재교섭도 빈손…2차 부분파업 돌입
포스코 노사가 재개한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동조합이 두 번째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창사 58년 만의 첫 파업에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은 16일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을 대상으로 120시간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예정된 종료 시점은 오는 21일 오전 7시다. 노조는 이번 파업 참여 인원이 지난 9~11일 진행된 48시간 1차 파업 당시 120명의 2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1차 파업에는 포항 20명과 광양 100명이 참가했다. 이번 파업 대상인 열연은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한 뒤 압연기로 눌러 얇게 만드는 공정이다. 제선·제강 등 핵심 생산공정은 단체협약상 협정근로에 따라 생산체제를 유지한다. 회사는 해당 공정에 대체인력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고 있으며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측은 “회사는 가용인력과 비상대응체제를 통해 조업·안전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사는 앞서 15일 오후 포항 본사에서 지난 3일 이후 12일 만에 교섭을 재개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부분파업 이후 처음 마련된 전날 교섭에는 포스코 이희근 사장도 직접 참석했다. 사측은 파업을 연기하고 16일부터 사흘간 집중교섭을 진행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추가 제시안 없이 파업 연기만 요구했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그동안 대화할 기회는 충분히 많았음에도 파업을 불과 하루 앞둔 지금에서야 교섭을 요청해놓고, 막상 빈손으로 나와 노조에게 쟁의권부터 내려놓으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당일 밤샘 교섭으로 결론을 내자고 역제안했지만 사측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질적인 제시안이 있다면 언제든 교섭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3일 기본급 2.0% 인상과 목표달성격려금 3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노사는 지난 6월 16일 교섭을 시작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달 18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이후에도 교섭에 진전이 없자 노조는 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앞서 1차 파업 당시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투쟁 수위를 높이고 오는 10월 전면파업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파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조 집행부 내부 갈등도 불거졌다. 포항·광양지역 노조 간부 13명은 공동성명을 내고 포스코노조 김성호 위원장과 회사 측 교섭 책임자의 사적 골프 회동 등을 문제 삼으며 오는 21일 2차 부분파업을 마치는 대로 집행부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은 골프 회동에 대해 대학원 원우회 활동이었다며 노사 문제에 대한 협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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