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지킨 수험생만 바보"…대입 수시 먹통 구제에 거리 나선 학부모들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 막판에 벌어진 시스템 ‘먹통 사태’와 관련해, 교육부의 후속 대처를 비판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집회를 열었다. 전산 오류로 원서를 제때 내지 못한 수험생을 일괄 구제한 결정이 대입의 핵심인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반발이다. ‘수시원서접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수험생 연대(수험생연대)’ 소속 학부모와 수험생 50여 명은 지난 19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지난 11일 오후 6시 마감 이후 접수된 원서를 전면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대란 발생 후 수험생과 학부모가 직접 거리로 나온 첫 단체 행동이다. 사태는 지난 11일 원서 마감을 10분 앞둔 오후 5시 50분께 원서접수 대행사인 유웨이어플라이 시스템에 과부하 오류가 생기며 불거졌다. 약 30분간 먹통이 이어지자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마감 시간을 1시간 연장했고, 이후 별도의 구제 절차를 거쳐 미접수자 354명의 원서를 최종 인정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수험생연대는 “대학 모집 요강과 교사들의 지도에 따라 마감 전 정상적으로 접수한 이들은 성실히 규칙을 지켰다”며 “서버 다운에 대비해 5일이나 기간을 줬음에도 마감 직전까지 미룬 이들을 구제해, 오히려 규칙을 지킨 수험생이 불이익을 받는 역차별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구제에 따른 전체 경쟁률 변화는 0.001%에 불과하다고 해명한 부분에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 수험생연대는 모집 단위별로는 단 1명의 추가 지원자가 당락을 가르는 치열한 싸움이라며 수험생에게 0.001%는 결코 사소한 숫자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연장 시간 동안 벌어진 경쟁률 유출 논란도 쟁점이다. 추가 접수 시간 동안 17개 대학의 최종 경쟁률이 공개된 탓에 이를 이용한, 이른바 눈치작전 지원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전산을 추적해 경쟁률을 조회한 뒤 지원한 3명을 적발, 대학에 접수 취소를 권고했다. 하지만 수험생연대는 가족이나 친구 휴대전화로 경쟁률을 확인하고 본인 계정으로 접수하면 그만인데, 전산 기록만으로 3명뿐이라는 교육부 발표를 누가 믿겠느냐”고 반박했다.
‘근대 5종 성승민이 열었다!’…아이치·나고야 AG 한국 첫 금메달
한국 여자 근대 5종 성승민(23)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성승민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대회 근대5종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레이저런(사격+달리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성승민은 개인 합산으로 기록되는 여자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수확했다. 성승민은 펜싱 전체 1위 250점으로 결승 레이스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장애물 경기에서도 전체 4위인 608점으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수영(100m 자유형)에서 전체 7위(295)를 기록하며 주춤했지만 최종 종목인 레이저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성승민은 지난 17일 준결승 A조 1위로 통과하며 결승행을 확정하며 유력한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성승민은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근대5종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의 부진도 3년 만에 말끔히 지워냈다.
[속보] 사이클 신지은 동메달…나고야 AG 한국 선수단 첫 메달
한국 사이클 국가대표 신지은(24·대구광역시청)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신지은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신시로 서킷 코스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사이클 여자 도로 독주 경기에서 1위 리나타 술타노바(카자흐스탄)보다 32초42가 늦은 36분28초4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나온 메달이다.
'문조털래유' 논란에…이 대통령 “여러분이 곧 대통령,품격있게 행동해 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혐오 표현과 비아냥, 감정적인 비난을 자제하고 통합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자신이 인용한 게시물 작성자의 과거 발언으로 여권 내부에서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설명을 하며 유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대통령의 친구'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권 지지층을 '대통령의 친구'라고 일컬으며 "우리는 서로를 통해 각자의 꿈을 이루려고 의지하며 함께 행동하는 동지들이다. 여러분이 바로 이재명이고,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다. 대통령이 웃으며 대화하는 사람이, 평소 폭언에 멸칭, 비아냥을 일삼는 사람이라면 국민의 눈에 그 대통령이 어떻게 비칠까"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친구의 거친 태도는 지지와 공감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대통령을 향한 혐오 선동의 소재, 비난의 이유와 명분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는 오히려 대통령을 곤경에 빠트리는 것으로, 진영 내를 분열시키고 싶어 하는 이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할 것"이라며 "내부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기 위해 지지자를 가장해 지지자를 공격하는 것이 값싸고 효과 높은 전술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건전한 논쟁과 합리적 비판이 아닌 폭언과 비아냥, 멸칭과 혐오로 갈등과 적대를 키우는 것은 우군을 줄이고 적을 늘린다"며 "개혁과 통합에 도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애물을 높인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 대통령은 "그들 모두 국민이자 언젠가는 우리가 설득하고 함께 가야 할 분들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큰들 이겨내야 할 상대와의 차이보다 크지 않다"고 재차 호소했다. 아울러 "이제라도 혐오와 비아냥, 감정적 비난은 버리고, 사실과 애정에 기반한 합리적인 비판, 품격 있는 설득과 따뜻한 호소에 나서주시기 바란다"며 "우리는 이제 싸워 이겨야하는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이미 세상을 무한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개혁 성과를 정리한 한 지지자의 게시물을 인용하면서 "감사하다. 위로가 많이 된다. 더 개혁해서 더 나은 세상을…"이라는 답글을 남겼다. 이후 해당 작성자가 과거 이른바 '문조털래유'라는 멸칭 등을 사용해 다른 여권 지지자들을 비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 내부에서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현재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이번 논란에 대해 "제가 어제 X(트위터) 친구 글을 인용한 것을 계기로 빚어진 논란은 여러면에서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위터에서 누군가의 글을 인용할 때 글작성자의 과거 글과 표현을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다"며 "익명 글의 인용은 표현된 글 자체를 인용하는 것이지 글 작성자의 모든 주장과 글을 지지 옹호, 동조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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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 1도움’ 손흥민 3경기 만에 득점포 가동
손흥민이 1골 1도움의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모레노 1기’ 소집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소속 팀 로스앤젤레스 FC(LAFC)는 퇴장 악재 속에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손흥민은 20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새너제이 어스퀘이크스와 메이저리그사커(MLS)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4분 선제골과 후반 8분 부앙가의 추가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속 팀 LAFC는 손흥민의 멀티 공격포인트로 2-1로 앞서가다 후반 추가시간 막판 동점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지난 4월 20일 첫 대결에서 새너제이(승점 41)에 1-4로 완패했던 LAFC는 두 번째 만남에선 다잡은 승리를 놓치고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LAFC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14분 페널티아크 왼쪽 부근에서 시도한 첫 번째 왼발 슈팅이 수비수에게 막혀 아쉬움을 맛봤다.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전반 34분 중앙선 부근에서 볼을 이어받아 페널티아크 왼쪽으로 쇄도한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새너제이 골대 왼쪽 구석에 볼을 꽂았다. 지난 6일 레알 솔트레이크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작성했던 손흥민은 3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이번 시즌 공식전 득점을 8골(정규리그 6골·CONCACAF 챔피언스컵 2골)로 늘렸다.. 손흥민의 진가는 후반들어서도 빛났다. 후반 8분 손민이 중앙 부근에서 마크 델가도의 패스를 받아 빠른 드리블로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파고든 뒤 공을 내줬고,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부앙가가 골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손흥민은 부앙가의 추가골을 도와 이번 시즌 도움 개수를 13개로 늘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이번 시즌 MLS 도움 순위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의 활약에도 LAFC는 수비수 에런 롱의 퇴장 악재 속에 후반 25분과 추가시간 잇따라 실점하며 다잡은 승리를 날렸다.
골목에 번진 예술의 ‘스파크’…사람과 공간을 잇다 [현장 속으로]
부산 중구 중앙동과 동광동 골목길에 예술의 온기가 번지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리멘과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가 주관하는 ‘2026 또따또가 페스티벌: 스팍! 플레이그라운드’가 22일까지 열린다. 올해 축제의 키워드는 ‘스파크(Spark)·스프레드(Spread)·플레이(Play)’. 작가와 주민, 지역 공간이 만나는 순간 생긴 작은 영감이 골목으로 번지고, 익숙한 원도심이 예술과 놀이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입주 작가 23팀이 참여한 현장에선 작품이 전시장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전시 공간 ‘스페이스 닻’은 레지던스 특유의 자유로움을 보여준다. 배지윤 작가와 성승은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에서 성 큐레이터는 “작가들이 시도하고 싶은 바를 중심으로 기획돼 예측 불허의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100여 개 화초를 가꾸는 이수정 작가는 사진 작업 ‘나의 정원’으로 마음을 천천히 쓰는 ‘시간의 훈련’과 쉼을 건넨다. 베이직 브레스(오승진)·이수정 작가는 철거된 구 영도다리의 방치된 부재를 추적해 잔재와 웹 지도로 지역 유산을 기록한다. 관객의 소리를 괴물 음성으로 바꾸는 고져스 고져스(서윤택)의 사운드 설치, 여러 영상과 미디어를 겹쳐 놓은 김정민의 ‘겹친 창’, “한 사람이 곧 하나의 우주”라는 개념으로 일상과 우주적 감각을 변주한 김덕희의 ‘부분 일식’ 일부도 눈과 귀를 붙든다. 서로 다른 매체와 발상이 한 공간에서 부딪히며 예측하기 어려운 감각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오성빌딩 1층’은 장르의 경계를 허문 3명(팀)의 전시를 만날 수 있다. 부산소설가협회는 정미형의 소설 ‘검은 밤, 영도’를 낭독 음성과 필사 문장, 설치 작품으로 입체화했다. 신상현(시어터 아) 안무가는 일회성 공연의 기록을 45분 영상으로 재구성했다. 시각디자이너 이지영(스튜디오 숲)은 ‘책등’을 형상화한 설치 작업을 모서리 공간에 배치하고, 이번 페스티벌 전체에 디자인적 서사를 입혔다. 무엇보다 이번 축제는 골목 상권 안으로 깊이 들어왔다. 럭희, 무슈부부커피스탠드 부산, 복합성 중앙점, 와키와키커피, 젤라마시또, 카파드래곤 등 6곳의 상가가 전시장으로 변신해, 젤라또나 커피를 즐기는 일상 동선에서 관객은 뜻밖의 예술과 마주친다. 또따또가 김혜경 센터장은 축제의 묘미로 협업을 통한 ‘확장성’을 꼽았다. 내부 작가와 외부 청년 기획자의 협업, 작가와 상인의 교류, 폴란드·포르투갈·일본·대만 작가들과의 교류 워크숍이 축제의 관계망을 넓혔다. 대형 미술관처럼 한눈에 조망할 수는 없지만, 이곳에선 예술이 생활 반경 안에서 발생하고 관계 속에서 자란다. 골목을 걷다 우연히 만난 작품 하나가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스팍! 플레이그라운드’의 진가는 예술을 매개로 사람과 공간의 관계를 다시 잇는 데 있다.
96세 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직도 56년 만에 퇴진…명예회장 임명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96)이 56년 만에 자신이 세운 투자사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직에서 물러났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연합뉴스 및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날 성명에서 버핏이 회장직에서 물러나 명예 회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버크셔는 "버핏은 명예회장으로서 이사회의 일원으로 남을 것이며, 그의 가치 있는 판단과 관점을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회장에는 버핏의 아들인 하워드 버핏이 임명됐다. 이로써 버핏은 1970년 버크셔 회장으로 취임한 뒤 56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앞서 올해 1월 1일 자로 버크셔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데 이어 이날 회장직까지 내려놓게 됐다. 1930년생으로 올해 96세가 된 버핏은 별도로 주주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세월에는 장사가 없지만, 시간의 아버지(Father Time)는 내게 너그러웠다"고 밝혔다. 버핏은 망해가던 직물회사인 버크셔를 인수해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투자회사로 키워낸 전설적인 투자자로, '오마하(버크셔 소재지)의 현인'이라고도 불린다.
미분양관리지역 지정된 강서구, 명지 일대 불법 분양 현수막 깔려 주민 눈살
최근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부산 강서구 일대에 미분양 오피스텔을 홍보하는 불법 현수막이 잇따라 내걸리면서 주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미분양이 급증하는 시기에 분양업체들의 판촉 경쟁이 거세지면서 불법 광고물이 반복적으로 살포되는 문제가 나타나 주거 환경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오전 부산 강서구 명지2동 명지오션시티. 호산나교회와 명지근린공원 사이 약 200m 도로 구간에는 현수막 10여 개가 내걸려 있었다. 현수막은 가로수와 전봇대 등에 묶인 채 보행자 통로를 막고 도로와 공원 주변 미관을 해치는 등 마구잡이로 설치돼 있었다. 명지 국제신도시 신축 오피스텔 단지를 지목하며 ‘최대 40% 파격 할인’ 조건을 내건 문구가 커다란 글씨로 적혀 있었다. 현수막을 접한 주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한다. 인근 주민 60대 박 모 씨는 “며칠 사이 현수막이 걸리더니 아침 저녁으로 동네를 다닐때 마다 굉장히 거슬린다”며 “가장 사람 많이 다니는 통로가 불법 현수막으로 도배돼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현수막은 강서구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지난 4일 직후 설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달 기준 전국 미분양 관리지역은 부산 강서구를 포함해 인천 영종구, 강원 강릉시, 충남 천안시 등 총 4곳이다.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 총 세대 수가 1000세대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대비 미분양 세대수가 2% 이상인 시·군·구 중에 지정된다. 이 중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이 가파르게 늘거나 해소가 저조한 경우, 또는 단기간 미분양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을 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2~3년간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와 명지 국제신도시를 중심으로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급이 이어지며 미분양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특히 불법 현수막이 집중적으로 게시된 명지동의 경우 이 기간 1000세대가 넘는 오피스텔이 공급된 반면 인구는 큰 변동이 없어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업체들은 미분양 해소를 위한 판촉에 열을 올리며 즉각적인 광고 효과를 위해 불법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청이 운영하는 지정 게시대는 추첨 등 여러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해 업체들이 꺼리는 까닭이다. 일부 시행사나 분양업체는 현수막 업체에 불법 현수막 게시로 받는 과태료까지 대신 부담하겠다고 약속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호산나교회 인근에 게시된 불법 현수막은 모두 철거됐다. 관련 민원이 늘어나자 구청은 유동인구가 명지1·2동 일대에 불법 게시되는 현수막을 지속 확인해 철거와 과태료 부과 등 처분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구청은 올해 매달 평균 1000건 이상의 불법 현수막을 단속해 정비해왔다. 이달에만 불법 현수막 300여 건이 적발됐다. 지난해에도 매달 1000건이 넘는 불법 현수막을 단속했다. 강서구청 도시관리과 관계자는 “지정 게시대가 아닌 가로수나 전봇대 등에 무단으로 설치된 현수막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라며 “구청 자체 단속과 자활 수거보상팀을 활용해 지속적인 순찰,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슈 분석] 멈춰 선 생곡 소각장 건립 사업
부산시가 강서구 생곡 소각장 건립 사업 관련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이달 중으로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코델타시티 입주민과 지역 정치권은 지난해 말 용역이 중단되면서 사업이 이미 백지화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시의 계획대로 행정절차가 진행돼도 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는 2030년 이후에야 소각장이 가동될 예정이서 부산 전역의 ‘쓰레기 대란’이 우려된다. ■시 “추석 이후 용역 재개” 시는 17일 브리핑을 통해 “생곡 소각장과 관련해 타당성 조사 용역이 일시 정지된 것은 사업 백지화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국실마다 사업 용역이 여러 사유로 일시정지되는 경우는 자주 있으며, 이는 행정절차 중단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추석 연휴 이후 관련 용역을 재개하는 한편, 설명회를 열어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의 우려와 의견을 직접 듣겠다는 방침이다. 브리핑에 나선 시 심재민 환경물정책실장은 “이 건과 관련해 전재수 시장도 적절한 시기 시민과 직접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 브리핑은 하루 전날인 17일 강서구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 김 의원은 그간 생곡 소각장 건립이 백지화됐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소각시설 추진에 대해 부산시로부터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하루 뒤 브리핑에서 김 의원에게 2024년 2월 당시 생곡마을 이주와 자원순환타운 내 소각시설을 대면보고했다고 반박했다. 이 자리에서 당시 제출한 보고서와 와 보고를 받던 김 의원의 사진도 공개했다. 사업 타당성 용역 중단을 놓고 부산시와 지역구 의원 간 진실공방이 거듭되면서 생곡 소각장 건립은 정치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에코델타 2.5km 거리 소각장 현재 일부 에코델타시티 주민은 주민 민원을 통해 시의 타당성 조사 용역 다음 단계인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않은 것은 ‘행정절차 미완료’로 볼 수 있기에 예비타당성 조사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시는 민원이 ‘행정절차 미완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상위법 미반영이나 지자체 간 법적 경계 동의 등만 해당하며, 민원이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는 행정절차 미완료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소각시설 간접 영향권 주장도 일축했다. 통상 소각시설의 간접 영향권은 300m 내외로 보며, 소각장과 2.5km 떨어진 에코델타시티는 간접영향권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는 에코델타시티가 법적으로 자체 소각장을 의무설치해야 하는 신도시이지만, 에코델타시티 주민을 위해 사업시행자로부터 시설부담금을 받아 신도시 외부 2.5km 거리에 지었으며, 폐기물 처리시설 관련 내용을 3차례 고시했다고 주장했다. 심 실장은 “원칙대로라면 에코델타시티 내에 들어서야 할 소각장을 생곡 소각장으로 대체한 셈”이라며 “이미 2017년부터 생곡마을 이주와 소각장 건립을 동시에 추진되어 왔다”고 말했다. ■지금 추진해도 가동은 7년 뒤 시는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치고 남은 사업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된다해도 빨라야 2033년 이후에나 소각장이 가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적으로 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고 소각만 가능한 시기는 2030년이다. 소각장이 2030년 이후 가동되면 부산 전역에 ‘폐기물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시는 2030년 이후부터 소각장 완공까지 민간 처리 등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민간 처리 땐 폐기물 처리 비용 상승 등이 예상된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시 브리핑 이후 부산시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며 재차 이를 반박했다. 김 의원실은 “생곡 소각장 부분은 일관되게 ‘주민 동의’를 요구해 왔다”며 “2024년 대면보고 당시 받은 자료는 ‘생곡 주민들 구제를 위한 비축 사업 조기 착수 및 이주택지 조성원가 공급 건의’ 자료”라고 해명했다.
기차표 예매, 두달전부터 시작…10월 1일부터 시행
기차표 예매가 시작되는 시점이 기존 한달 전부터에서 두달 전으로 앞당겨진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는 철도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10월 1일부터 KTX 등 철도 승차권 예매기간을 출발 1개월 전에서 2개월 전으로 확대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예매기간 확대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여행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철도 승차권도 미리 예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항공권을 출발 2개월 전부터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철도 승차권은 출발 1개월 전부터 예매할 수 있어 국내 이동계획을 세우는데 불편이 있었다. 앞으로는 항공권을 구매하는 시점에 철도 승차권도 함께 예매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게 국내 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역시 휴가철, 성수기 등에 장기간 여행을 계획할 때 승차권을 보다 여유 있게 예매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최근 방한 외국인의 철도 이용이 올들어 8월까지 669만명에 이르는 등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철도 이용 편의를 더욱 높이기 위한 서비스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현재 영어·중국어·일본어·태국어·베트남어 등 7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는 외국인 대상 웹페이지에 프랑스어·독일어·몽골어를 추가해 연말까지 총 10개 언어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비자·마스터·유니온페이 등 해외 신용카드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는 결제수단에 더해,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위챗페이·알리페이 등 글로벌 간편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김태병 철도국장은 “10월 1일부터 철도 승차권 예매기간이 2개월 전으로 확대되면 외국인 관광객이 항공권을 구매하는 단계에서부터 국내 철도 여행계획을 함께 세울 수 있게 된다”며 “다국어 서비스와 결제수단 확대도 차질 없이 추진해 외국인 관광객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중 합작법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3800만 불 투자
경남도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 웅동배후단지 2단계에 38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경남도와 함께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태웅로직스가 참여해 설립할 예정인 한·중 합작법인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2028년까지 약 3800만 달러 규모를 투자하기로 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태웅로직스는 국내 중견 종합물류 기업으로, 이번 협약에 따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배후단지 2단계 3만 4949㎡ 부지에 2028년까지 한·중 합작으로 복합물류센터를 신축하고 탱크컨테이너 관련 사업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협약은 앞서 웅동배후단지 1단계에서 이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태웅로직스가 2단계 지역으로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이를 통해 태웅로직스는 증가하는 컨테이너와 복합물류 사업을 강화하고 부산항 신항 배후지역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확충한다. 부산진해경자청은 협약 체결에 이어 투자기업과 합작법인의 인·허가 등 행정절차와 투자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후에도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사항을 점검하고,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실제 투자로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진해경자청은 이번 투자로 부산진해경제자우규역 내 물류 인프라가 강화되고 항만배후단지의 부가가치 창출과 물류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진해경자청 박성호 청장은 "이번 투자는 국내 물류기업과 중국기업이 한·중 합작을 통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새로운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부산항 신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가는 의미 있는 사례"라며 "특히 중국기업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숨고 불펜 포수의 세계, ‘있는데 없습니다, 없는데 있습니다’
“오케이! 나이스!”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야구장. 경기 전 관중이 입장하지 않은 고요한 경기장 1루 쪽 불펜에서 짧고 굵은 외침이 울렸다. 불펜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선발 투수 박세웅이 힘차게 공을 뿌렸다. 25개의 공을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가볍게 던졌지만 불펜장에는 포수의 우렁찬 감탄사가 울려 퍼졌다. 박세웅에 이어 외국인 투수 로드리게스와 비슬리도 이어 공을 던졌다. 등 번호 02번의 포수는 쉴 새 없이 앉았다 일어섰다. 한 개의 공도 빠짐 없이 포수 미트를 힘차게 내밀며 “나이스”를 외쳤다 같은 시간. 경기장 마운드에서는 등 번호 05번 투수가 공을 던졌다. 훈련용 보호 펜스 뒤에서 홈을 향해 정확히 공을 던지자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신 호쾌하게 돌아갔다. 경쾌한 타격 울림에 투수의 표정은 밝아졌다. 보통의 투수는 타자의 헛스윙에 웃지만, 05번 투수는 타자의 장타에 웃고 있었다.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02번 포수는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경기 도중 폭우가 쏟아졌고 폭우로 경기가 멈추자 그라운드 키퍼들과 함께 잔디 정리를 거들었다. SNS에는 “경기장 정리하는 저 선수는 누구에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투수의 공을 하루 수백 개씩 받는 불펜 포수. 좋은 타구에 웃음 짓는 배팅볼 투수. 경기 전후 선수들의 경기 환경을 만드는 훈련 보조원. 그라운드의 ‘1인 다역’인 롯데 자이언츠 05번 불펜 포수 김지석(27), 02번 안환수(25)의 삶을 들여다봤다. ■공 받기는 업무의 30% “저희를 뭐라고 소개 해야 되죠?” 자기 소개를 해달라는 말에 갸우뚱하는 그들. 이들의 공식 명칭은 ‘훈련 보조원’이다. 주 업무가 투수들의 공을 받는 역할이기에 불펜 포수라는 명칭도 이들에게는 익숙하다. 롯데 자이언츠에는 5명의 불펜 포수가 있다. 5명이 선수들의 훈련, 선수들의 기량을 위해 1인 다역을 경기 전, 경기 중, 경기 후 동시에 맡는다. 경기가 있는 날 훈련은 경기 4시간 30분 전 시작된다. 훈련 1시간 전 불펜 포수의 하루는 시작된다. 5명이 장비를 꺼내고 배팅 케이지와 훈련 도구를 세팅한다. 훈련 준비가 끝나면 선수들이 나오고 이들은 투수를 가장 먼저 돕는다. 캐치볼을 함께하고 불펜 피칭하는 투수의 공을 받는다. 타자들에게 배팅볼까지 던지다보면 어느덧 시간은 경기 시작 전 2시간이 된다. 불펜 포수 김지석은 “불펜 포수이지만 공을 받는 일은 전체 업무의 30% 정도다”며 “훈련 준비, 훈련 정리 같은 보조 업무가 포수 역할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가 시작되면 이들은 오히려 숨을 잠시 돌린다.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던진다면 휴식도 길어진다. 자칫 선발 투수가 경기 초반부터 흔들린다면 다음 투수가 몸을 풀어야 해 바로 포수 장비를 챙긴다. 하루에 공을 받는 투수는 1인당 보통 3~4명. 캐치볼과 타격 훈련까지 합치면 500번 가량 공을 던지고 받는다. 선수보다 더 많이 공을 받고 던지는 만큼 아프지 않는 것도 능력이다. 불펜 포수 안환수는 출근 전 한 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체력 관리를 한다. 그는 “한 명이 다치면 훈련 전체에 지장이 생긴다”며 “웬만하면 아픈 것도 내색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투수보다 먼저 아는 그날의 공 불펜 포수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장 자주 투수의 공을 보는 사람이다. 데이터에 기록되지 않는 공의 힘과 끝 움직임을 미트로 읽는다. 같은 직구도 좋은 날과 나쁜 날의 느낌이 분명히 다르다. 매일 같은 공을 받은 손에는 데이터보다 앞서는 감각이 쌓인다. ‘잘 받는 기술’도 필요하다. 공을 미트 중심에 담아 ‘퍽’하는 소리가 나며 투수는 구위에 확신을 얻는다. 투수마다 루틴과 선호하는 포구 지점이 달라 ‘맞춤형 포구’가 필요하다. 김지석은 투수의 공에 ‘직언’도 망설이지 않는다. “오늘은 공 끝이 풀리는 것 같다” “슬라이더는 좋다”며 구종별 느낌을 솔직히 전한다. 김지석은 “늘 좋다고만 하면 투수도 자기 공이 진짜 좋다고 착각해 무리한 승부를 할 수도 있어서 솔직하게 말한다”고 말했다. 안환수는 투수의 기를 살리는 편이다. 공 하나마다 큰 소리로 투수의 기운을 북돋는다. 실투가 오면 “홈런이다. 넘어갔다”고 장난스럽게 긴장감을 주고, 투구가 끝나면 좋았던 공과 좋지 않았던 공을 말해주려고 노력한다. 안환수는 “내가 느낀 좋은 공이 경기에서도 그대로 나오고 결과가 좋으면 뿌듯하다”고 웃어보였다. ■선수가 아니라도 야구 이들의 꿈은 프로 선수였다. 경남 김해고 포수였던 김지석은 3학년 때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프로 입단이 여의치 않았고 2019년 롯데 불펜 포수가 됐다. 8년 차 불펜 포수로 타 구단 불펜 포수와 비교해도 불펜 포수 중에서는 어느덧 고참급이 됐다. 김지석은 “불펜 포수를 하면서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로 뛰면서 보이지 않았던 야구의 여러 면모가 눈에 들어온다”며 “전력분석원 같은 야구 전체를 볼 수 있는 직업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고와 송원대에서 포수로 뛰며 프로를 꿈꿨던 안환수는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진로를 고민하던 2024년 롯데의 제안을 받았다. ‘평생 해 온 야구를 떠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불펜 포수 마스크를 고민 없이 썼다. 안환수는 “선수들이 야구하는 것을 보면 프로 선수가 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불펜 포수로 배우는 것이 너무 많아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함께 훈련한 투수들이 성적이 나지 않을 때 마음이 가장 무겁다. 담당 투수가 흔들리면 ‘무엇이 문제였을까’를 함께 고민한다. 배팅볼을 던져준 타자가 안타를 치고, 공을 받은 투수가 호투하고 고맙다며 건네는 인사가 가장 힘이 된다. 김지석은 “주변에서 너희가 전력의 반이다, 너희가 있어야 훈련이 된다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지석이 처음 불펜 포수가 되던 2019년 3명이던 롯데 불펜 포수는 지금 5명으로 늘었다. ‘1인 다역’을 맡는 훈련 보조원에 대한 구단의 처우는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 다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전문 직종으로 대우받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여전히 단순히 ‘공을 받아주는 사람’ 정도로 보는 시선이 큰 것이 사실이다. 안환수는 “불펜 포수를 롯데의 우승을 위해 일하는 팀의 구성원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며 “롯데가 우승하는 순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드넓은 야구장에서 관중의 시선은 투수와 타자를 좇는다. 화려하고 뜨거운 선수들의 활약을 위해 불펜 포수는 매일 500번 미트를 열고 공을 던진다. 비가 쏟아지면 잔디를 정리하고 경기 전후 살뜰히 그라운드를 챙긴다. 기록에는 남지 않는 야구장의 ‘팔방미인’ 이들의 시즌은 오늘도 계속된다.
거칠디거친 질그릇 속 사그라들지 않는 가야의 불꽃
박물관을 다니다 보면 유적지를 품은 박물관을 종종 볼 수가 있다. 각종 유물을 전시·보존하는데 그치지 않고, 유적지 전체를 품고 있는 박물관. 주로 경주와 고령, 김해, 함안 등 고분군에 위치한 박물관들이 그러하다. 이러한 박물관 중에는 ‘뷰 맛집’이 간혹 있다. 박물관에서 바라보는 외부 전경이 특히나 아름다워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박물관 자체가 문화 휴식 공간인 경남 함안박물관이 대표적이다.■1500년 역사의 말이산을 품은 함안박물관함안은 지리적으로 내륙과 해안으로의 이동이 편리해 예로부터 교통 중심지이자 요충지였다. 강이 주는 풍요로움과 뛰어난 접근성 등으로 오래 전부터 문명이 시작됐다. 함안에서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중기 구석기시대인 약 13만 년 전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함안은 고대 안라국(아라가야)의 전통이 살아 있는 지역이다. 고대국가의 역사와 유산이 어느 지역보다 잘 보존돼 있다. 국내에 있는 고분군 중 단일 규모로 최대인 ‘말이산고분군’이 함안에 있다. 함안박물관은 바로 말이산고분군을 품고 있다.국가사적으로 지정돼 있는 말이산고분군의 서쪽에 자리 잡은 함안박물관은 2003년 문을 열었다. 말갑옷을 비롯해 수레바퀴모양토기, 불꽃무늬토기, 문양뚜껑, 미늘쇠 등 가야 시대 대표적 유물을 포함해 총 8200여 점의 각종 유물들이 전시·보존돼 있다. 제1전시관에는 아라가야의 문화와 전통을 느낄 수 있고, 제2전시관에서는 고려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의 함안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고분전시관은 말이산고분군을 실제 크기로 재현해 관심을 끈다.박물관에 도착하니 마당에 놓인 대형 불꽃무늬토기 모형이 ‘가야의 왕국’이라는 느낌을 준다. 가야를 상징하는 각종 유물 모형을 뒤로하고 제1전시장을 찾았다. 이곳은 아라가야 성장의 원동력이던 선사시대부터 아라가야 멸망 이후인 통일신라시대까지를 경험할 수 있다. 아라가야의 흥망성쇠를 볼 수 있는 곳이다.제1전시관에 들어서니 공룡발자국 화석이 눈에 띄었다. 신석기시대는 물론 청동기시대의 각종 토기들이 전시돼 있다. 청동기시대 함안천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농경과 정착생활이 이뤄지면서 크고 작은 마을이 생겨난 것으로 짐작된다.함안지역은 강과 바다를 모두 접하고 있어 경남 동부권과 서부권 청동기문화의 연결지점이었다. 이러한 지리적 여건은 아라가야가 고대국가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된다.박물관 내 아라가야의 유적을 따라가다 보면 아라가야 토기를 만날 수 있다. 보면 볼수록 정교하고 아름답다. 아라가야는 여러 가야 중 ‘토기의 나라’라고 인식될 정도로 토기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불꽃 형태의 모형을 토기 다리 부분에 뚫어 만든 불꽃무늬토기는 아라가야 토기의 정수다. 각종 토기 옆에 토기를 제작하는 방식과 도공들의 모습이 함께 전시돼 이해를 도왔다. 전시된 말갑옷을 통해 아라가야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고, 고분군 덮게돌에서 나온 별자리 홈을 통해선 아라가야 사람들이 천문학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별헤는 방’에 들어가면 당시 아라가야 사람들이 별들을 관찰한 방식을 디지털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아라가야는 5세기 후반 삼국시대의 여러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6세기 초반 백제와 신라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신라에 복속된다. 함안박물관엔 아라가야를 흡수한 신라가 당시 이 지역에 세운 성산산성의 유물들이 남아 있다.아라가야의 흥망성쇠를 뒤로하고 제2전시장으로 가다 보면 입이 벌어진다. 박물관 복도에서 말이산고분군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말이산고분군의 전경을 감상했다. 한참을 넋놓고 보고 있는데 지나가던 한 관람객이 “진짜 전망 좋은 곳은 3층 카페에 있다”고 슬쩍 알려 준다.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3층으로 가려다 제2전시관을 보고 가려고 참았다.제2전시관은 2023년 개관했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근현대의 함안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고려시대의 함안은 함안군(咸安郡)과 칠원현(漆原縣)으로 나눠지고 조선시대까지 이어진다. 조선시대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했던 함안 고유의 전통문화인 함안 낙화놀이는 현재까지 계승되고 있다.제2전시관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목판수장고다. 이곳은 함안박물관이 개관한 이후 현재까지 기증이나 기탁을 받아 관리하고 있는 목판들을 한 자리에 모은 공간이다. 3면에 빼곡히 들어 찬 목판들은 함안의 높은 문화적 위상을 말해주 듯 견고하다. 목판수장고는 고려 말 안축(安軸)부터 조선시대 유학자 조려(趙旅)·조임도(趙任道)·이경무(李景茂)·주재성(周宰成) 등이 남긴 글(時文)을 후손들이 모아서 책으로 간행하고자 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제2전시관을 나와 서둘러 3층으로 향했다. ‘아라홍련’ 카페 이름이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말이산고분군이 한 눈에 들어왔다. 정말 뷰 맛집이다. 고분군이라는 생각보다는 고향 마을 뒷동산 느낌이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한참을 앉았다. 가야 사람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고분군이 후대 사람들의 휴식처가 됐다.말이산고분군을 직접 가봐야 겠다는 생각에 카페를 나섰다. 말이산고분군은 아라가야의 왕과 귀족들의 묘역이다. ‘말이산(末伊山)’은 순우리말인 ‘마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두머리’라는 의미이다. 말이산은 ‘왕의 무덤이 있는 산’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봉토가 확인되는 것만 160여 기, 면적이 약 80만㎡나 된다. 국내 최대 규모다. 말이산고분군은 김해 대성동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등과 함께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말이산고분군의 대표적인 돌덧널무덤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고분전시관을 둘러보고 곧바로 고분군으로 향했다. 단아하게 정리된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봉분들이 반긴다. 봉분 사이에 서 있는 나무들은 마치 봉분을 지키는 수호신 같다. 나무 그늘 아래 잠시 쉬어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니 고요함이 밀려온다. 분명 무덤들인데 포근함이 드는 이유는 뭘까. 생과 사가 멀지 않고, 다르지 않다는 선인들의 속삭임이 전해진다. 18일부터 20일까지 이곳에서 ‘제38회 아라가야문화제’가 열린다고 한다.■낙화놀이가 열리는 연못, 무진정함안에 와서 무진정(無盡亭)을 보지 않으면 섭섭하다. 박물관에서 차량으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연못을 낀 정자, 무진정이 있다. 이곳은 조선 중종 때 사헌부집의와 춘추관편수관을 역임하였던 조삼(趙參) 선생이 기거하던 곳이다. 1976년 경남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매년 낙화놀이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조선시대 학자인 주세붕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무진정 기문에는 “천명을 알고 용퇴할 수 있었기에 이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 정자의 경치와 선생의 즐거움이 무진할 것이다”라는 구절이 전해진다. 조삼 선생이 을사사화를 예상하고 낙향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무진정을 앞을 둘러싼 연못이 나무들과 어우러져 세월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세월이 묻어 있는 정자와 푸른 하늘, 그 아래 늘어선 나무와 연못, 그리고 연못을 유유히 다니는 비단 잉어들까지. 곳곳이 포토존이다.무진정에 오르니 정자 마루에 관람객들이 모여 있다. 책을 읽는 사람, 누워 잠을 자는 사람. 신발을 벗고 기대 휴대폰을 보는 젊은이까지. 그들의 모습에서 조삼 선생을 비롯한 선인들이 겹친다. 시원한 마음이 편안함을 더한다. 그들 곁에 눈을 감고 한참을 앉았다. 오랜 세월에 묻어서 오는 편안함은 늘 옳다. 글·사진=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3일 조직개편 앞둔 부산시, 5급 이상 간부 인사
민선 9기 시정 핵심과제인 해양 수도 완성을 위한 적임자로 심재민 환경물정책실장이 낙점받았다. 전재수 시장의 민생 의지를 담당할 시민생활국과 시민경제국은 조영태 해양농수산국장과 박동석 첨단산업국장이 각각 맡게 됐다. 부산시는 첫 조직개편에 맞춰 5급 이상 간부 인사를 18일 발표했다. 전 시장은 앞서 지난 7월 정기인사를 통해 정년퇴직 등으로 발생한 일부 국실장 공석을 메웠다. 이번 인사는 오는 23일 단행되는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으로 통폐합되거나 폐지되는 실·국 중심으로 한 인사다. 명칭 변경이 예고했됐던 오석근 미래혁신부시장은 경제부시장으로 직함을 바꾸게 됐다. ‘해양수도 완성, 북극항로 추진’이라는 전 시장의 핵심 과제를 다룰 해양수도전략실장은 심 실장이 맡게 됐다. 임경모 도시혁신균형실장은 산하 업무를 일부 조정해 도시공간계획실장으로 발령났다. 전 시장의 취임일성인 민생 업무는 박동석 시민경제국장과 조영태시민생활국장에게 돌아갔다. 신설되는 AI산업혁신국은 김동현 미래전략국장이 맡게 됐다。 기존의 환경물정책실은 기후환경국과 물환경국으로 각각 나뉘게 됐다. 물환경국은 민순기 미래공간전략국장이 낙점 받았다. 지난 2024년 광역시 처음으로 문을 연 디자인본부는 2년 만에 폐지됐고, 문정주 디자인본부장이 신설되는 기후환경국을 맡는다.
‘오빠’는 죄가 없다 [논설위원의 뉴스 요리]
[사설] 김승원 임명 강행하면서 국민의 신뢰 회복할 수 있겠나
[사설] 외국인 16% 부산 찾는데 소비는 고작 8%, 갈 길 멀다
[김상훈의 포커스온] 극장으로의 귀환
[밀물썰물] 쇄빙연구선과 극지강국
[정훈의 생각의 빛] 고전 공부로 알아가는 참다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