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78년 만에 역사 속… 부산 명지 수사·연제 기소 시대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면서 검찰청은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 분리에 따라 부산에서는 ‘명지 수사, 연제 기소 시대’가 열린다. 검찰에 수사 권력이 집중되던 기존 질서가 무너졌지만 새로운 체제가 안착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수사 공백과 사건 지연 등의 부작용을 얼마나 최소화할지 새 형사사법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1일 오후 2시 부산 연제구 부산지검 청사. 직원들은 출입구에 붙어 있던 ‘검찰’ 표식을 떼고 그 자리에 ‘공소청’ 표식을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1층 로비의 대형 청사종합안내판에는 여전히 ‘부산고등검찰청’과 ‘부산지방검찰청’이라는 명칭 아래 기존 부서와 층별 배치가 그대로 적혀 있었다. 새 공소청의 이름과 사라지는 검찰청의 흔적이 한 청사 안에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2일 출범한 초대 부산광역공소청장은 이종혁 현 부산고검장, 부산지방공소청장은 김남순 현 부산지검장이 맡는다. 조직과 인력도 이에 맞춰 재편된다. 출범 초기에는 50여 명 수준의 기존 검사 대부분이 부산지방공소청으로 자리를 옮겨 업무를 이어간다. 향후 공소청 검사 정원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결원이 생겨도 추가 충원하지 않고, 이후 법 개정을 통해 정원 자체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소청 출범으로 검사의 직접수사 기능은 사라지고, 공소청 검사는 수사기관이 송치한 사건의 기소 여부 판단과 공소유지를 맡는다. 검찰이 담당하던 중대범죄 직접수사는 부산중수청으로 넘어간다. 행안부 직제에 따르면, 중수청 전체 정원은 2874명이다. 부산중수청의 직제상 정원은 322명으로, 부산·울산·경남의 부패·경제·마약·사이버 등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다. 공식 출범을 불과 하루 앞둔 1일 부산중수청 청사가 들어서는 강서구 명지동 ‘퍼스트월드 브라이튼’ 건물은 개청 준비를 마치지 못하고 어수선했다. 이날 낮 12시께 청사 곳곳에서는 이사업체 직원들이 책상과 사무용품, 정수기 등을 사무실로 옮기고 있었다. 부산중수청은 당초 건물 7~15층 9개 층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10~23층 총 14개 층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날 취재진이 확인해보니 절반이 넘는 층에는 아직 집기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14~17층에는 기존 입주기관인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직원들이 여전히 근무하고 있었다. 중수청 출범 이후에도 일부 공간에서는 기존 입주기관의 이전과 중수청 입주가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중수청 이사는 공식 업무가 시작되는 2일 이후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사업체 관계자는 오는 5~6일께 이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수청 개청준비단 관계자는 “수사 업무에 필요한 필수 사무 공간은 조성이 마무리 단계로, 개청일부터 업무가 가능하도록 사무집기와 컴퓨터 등을 배치했다”며 “다만 전체 사무공간을 한번에 조성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나머지 공간은 올해 연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행안부는 1일 지방중수청장 등 1급 수사관 7명의 임용 예정자를 발표하는 중수청 첫 인사를 단행했다. 초대 부산중수청장에는 법무법인 정률 변호사로 활동해온 김기욱(56·사법연수원 33기) 전 판사가 내정됐다. 서울중수청장은 검찰 출신 최재민(55·30기) 변호사, 광주중수청장에는 서울 동부지검장인 임은정(52·30기) 검사장 등이 낙점됐다.
"동천 따라 시민공원·문현금융단지·북항 잇는 흐름 만들어야"
고질적인 오염으로 시민들에게 외면 받는 동천의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부산일보 9월 28일 자 1면 등 보도)이 높은 가운데 동천 재생에 대한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근본적인 오염 개선과 함께 도심과 북항을 잇는 동천 중심의 시민친화적인 도시 계획을 설계하자는 제안도 활발하다. 지역 환경단체 ‘숨쉬는 동천’은 1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2026 다시 흐르는 동천 대시민 포럼’의 첫 행사를 열었다. 이날 ‘부산의 미래, 왜 동천으로 흐르는가’를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본보 정달식 논설위원은 ‘동천 살리기’가 단순한 ‘하천 정비’가 아닌 부산의 역사와 문화, 산업과 경제를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 축 설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북항 2단계 재개발과 연계할 수 있는 지금이 동천 재생의 적기”라며 “동천 수질과 수변 공간, 보행축을 재개발 사업에 함께 반영해야 비용을 줄이고 효과를 원도심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은 인접한 문현금융단지의 미래도 동천과 함께 그려야 한다고 했다. 정 위원은 “동천 수질을 회복하고 양쪽에 보행 공간과 녹지를 조성하면 문현금융단지에서 시민공원, 북항으로 걸어갈 수 있는 도시 흐름이 만들어진다”며 “동천 곳곳에 수질 측정 시스템을 갖추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만들자”고도 제안했다. 이날 100여 명이 참석한 포럼은 다음 달까지 동천 재생 정책의 한계, 재원 마련 방안, 미래상을 주제로 세 차례 더 이어진다. 부산시의회도 동천 살리기 논의에 가세했다. 의원연구단체 ‘동천 수질 개선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연구모임’은 이날 오전 첫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모임에는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 동서대 이철진 글로벌관광대학장, 부산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악취와 유량 부족 등 동천의 고질적인 문제를 공유하고 수질 개선과 친수공간 조성, 관광 콘텐츠 발굴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 모임 대표인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조상진(남2) 의원은 “동천의 고질적인 수질 오염 개선과 함께 관광 자원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모임을 구성했다”며 “동천이 시민들에게 보다 가까운 공간이 되도록 지속적인 논의와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동천 문제에 대한 민관 협치 기구 차원의 논의도 이어진다. 부산하천살리기시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리는 ‘제23회 부산강포럼’에서 동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한 복개 복원 방향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글·사진=김동우·이예슬 기자 friend@
부산구치소 이전 다시 불 지피는 박홍배…지원 특별법 발의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20년 가까이 표류 중인 부산구치소 이전과 관련, 교정시설 설치·이전 절차와 이전 지역에 대한 종합적 지원 방안을 담은 특별법을 1일 발의했다. 3년 전 공론화 과정까지 거쳤지만, 이전 지역 주민 반발로 사실상 중단 상태인 부산구치소 이전 문제에 활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정시설 조성과 주변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은 교정시설 입지 선정부터 주민 의견수렴, 주변 지역 지원, 국고지원과 인허가 특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국가가 부지 확보와 주변 지역 지원에 필요한 재정·행정적 조치를 마련하도록 국가 책임을 명문화하고, 부지선정 단계부터 주민 의견수렴과 공론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또 구치소와 교도소를 통합 이전·조성하는 경우에는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지원사업과 지원금 한도를 확대하고, 국고 보조율을 상향할 수 있도록 별도 특례를 신설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1973년 부산 사상구에 지어진 부산구치소는 정원이 1510명이지만 현재 2014명(수용률 133%)이 수감돼 노후화와 과밀 수용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에는 부산구치소가 과밀 수용을 이유로 법원·검찰·경찰 등에 법정구속이나 구속영장 신청·청구를 숙고해달라는 취지의 협조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07년부터 이전 논의가 시작됐지만, 이전 지역으로 거론된 강서 지역 주민 반발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사상구 지역위원장인 박 의원은 “부산구치소 이전은 시민 공론화까지 거치고도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제는 기존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면서 “교정시설은 국가시설인 만큼 국가는 이전을 책임지고, 시설을 받는 지역에는 걸맞은 지원을 보장해 상생의 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부담 확 낮췄다… 가벼워진 외국인 '부산행’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행’ 문턱이 낮아진다. 1만 5000원짜리 패스 하나면 서울 등에서 부산으로 오는 철도·버스 요금을 최대 40% 할인받고, 부산에 도착해서는 관광지 할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는 부산에서 오는 길의 부담까지 낮추며 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탠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날부터 부산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K-투어(K-Tour) 패스’ 시범 운영이 시작된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선호도가 가장 높은 부산이 첫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외래관광객 조사에서 부산방문 비율은 15.7%로 서울 76.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K-투어 패스는 부산행 1일 구간권인 ‘패스1’과 코레일패스 2~5일권 할인 혜택을 연계한 ‘패스2’로 나뉜다. 가격은 모두 1만 5000원이다. 패스1을 구매하면 부산행 철도·버스 등 광역교통 편도 요금을 최대 40% 할인받을 수 있고, 패스 2는 코레일패스 2~5일권 구매 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두 상품 모두 공항철도 직통열차 요금 할인도 받을 수 있다. K-투어 패스는 교통뿐 아니라 부산 관광 혜택도 함께 묶었다. 부산 주요 관광지 가맹점 35곳 가운데 1곳을 선택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체험시설과 카페 등 제휴 가맹점 50곳에서도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K-투어 패스 구매는 온라인 여행사 클룩과 웹투어(홉앤홉)의 앱과 웹에서 할 수 있다. 구매 후 부산행 광역교통을 예약할 때 할인받는 방식이다. 관광지에서는 구매 때 발급받은 입장 바코드를 제시하면 무료 이용이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희망자에게는 지하철·시내버스 요금 결제와 원화 충전 후 체크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실물 카드도 제공한다. 실물 카드는 인천·김포·김해국제공항과 서울·부산역의 무인 단말기에서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 K-투어 패스의 이번 부산 시범 운영은 향후 외국인 관광객을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문체부는 이용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서비스를 보완하고 내년에는 지역 공항 중심 5대 관광권과 연계해 교통·관광지 이용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올해보다 약 3배 늘어난 90억 원을 편성했다. 부산에서 기존에 운영되는 외국인 전용 ‘비짓부산패스’와 K-투어 패스는 주된 역할이 다르다. 비짓부산패스는 24시간 권 5만 5000원, 48시간 권 8만 5000원으로 총 231개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부산 주요 관광시설 34곳 이상을 이용 시간 동안 각각 한 차례씩 무료로 이용하는 등 부산에 도착한 뒤 관광을 즐기는 데 초점을 둔다. K-투어 패스 역시 부산 관광지 무료 이용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만, 그 규모가 작은 대신 철도·버스 등 광역교통 할인까지 묶어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이동을 유도하는 데 보다 초점을 맞췄다. 부산관광공사는 두 패스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통상 2~3일가량 머무는데, K-투어 패스의 관광 혜택만으로는 부산의 다양한 관광지를 모두 둘러보기 어렵다”며 “부산까지 오는 교통은 K-투어 패스로 할인받고, 부산에 도착한 뒤에는 비짓부산패스로 다양한 관광시설을 이용하는 식으로 두 상품을 연계하면 다채로운 부산 관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대포 안 통한 '부캉이' 구조, 2일은 그물로 도전
野, 불안한 ‘개문발차’ 공소·중수청에 “치안 붕괴 지옥문 열려” 일제 규탄
사기 범죄, 5억 미만은 경찰·5억 이상은 중수청 수사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할 것”… 李,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임명 수순
공소청 출범 하루 전, 창원·울산지방검찰청 간판 내렸다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국회 통과…산안법은 野 반대 속 처리
이 대통령 “남북 군사적 긴장 낮출 것, 대화 복원 기대"
PK 여야 협치 확산…이제는 ‘실행력’이 관건
지난 7월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 이후 부산·울산·경남(PK)에서 여야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협력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정당이 다른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공공기관 이전과 국비 확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이런 협력 기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일회성 회의나 선언을 넘어 실행력을 뒷받침할 협의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들어 부산과 서울에서 광역단체장과 상대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잇따랐다. 지난달 30일 부산시청에서는 전재수 부산시장과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 박홍배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발전 여·야·정 회의’가 열렸다.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가덕신공항 공사비 해법 등을 놓고 입장 차도 드러났지만, 부산의 주요 현안을 놓고 여야와 부산시가 함께 논의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에서는 ‘경남도-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렸다.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경남지사와 민주당 지역 의원들은 공공기관 2차 이전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경남 유치 등 지역 현안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울산에서도 지난달 2일 김상욱 울산시장과 울산지역 국회의원협의회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국비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 소속 김 시장과 국민의힘·민주당·진보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이 함께 참석했다. 부울경 광역단체와 지방의회 사이의 협력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과 김상욱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달 8일 부산에서 만나 ‘부울경 초광역 협력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부산·울산·경남 시도의회 의장들도 이달 중 ‘부울경의회 광역발전 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전 시장은 지난달 3일 부산지역 16개 구청장·군수와 ‘소통·협력회의’를 열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의 협력 기류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보다 안정적인 협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의 때마다 개별 현안을 논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부울경 광역단체와 여야 정치권이 상시적으로 정책과 대응 방향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부울경 여·야·정’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공공기관 이전, 가덕신공항, 국비 확보 등 핵심 현안별 실무 추진체계를 두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를 통해 부울경 간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고, 공동 대응이 필요한 사안에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취지다. 부산 정치권의 한 인사는 “모처럼 조성된 협치 기류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가려면 부울경이 하나라는 인식 속에 공동 현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지역 내부의 의견을 먼저 조율해야 중앙정부와의 협의에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울경 초광역 통합 스스로 전략 세워야”
국가 균형발전 전략인 ‘5극3특’이 본격 추진되는 가운데 부울경도 중앙정부 의존에서 벗어나 스스로 전략을 기획하고 집행할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부울경 초광역 협력의 밑그림은 상당 부분 갖춰진 만큼 통합 방식의 논쟁에 매몰되기보다 공동사업을 통해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연구원은 1일 부울경 경제동맹 정책포럼을 열고 초광역권의 거버넌스 전략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초광역 통합의 성패가 추진체계 자체보다 이를 실행할 지방정부의 역량과 지속 가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이날 기조강연과 발제는 지방시대위원회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등 중앙에서 5극3특 정책을 직접 다루는 실무자들이 맡았다. 부울경 안에서만 오가던 초광역 통합의 논의를 외부의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자리라는 평가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이귀현 지방시대위원회 5극3특 정책국장은 “5극3특의 핵심은 중앙정부가 사업을 정해 내려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지방이 직접 발전 전략을 설계하는 상향식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그동안 지방은 중앙정부가 낸 문제를 푸는 데 역량을 집중해 왔지만 이제는 지방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만들어내야 할 시점”이라며 “초광역권이 성장하려면 지방정부의 기획력과 집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소멸의 원인을 단순한 일자리 부족으로만 설명하는 지방정부의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부울경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지역내총생산은 꾸준히 증가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울산도 인구가 유출된다”며 “좋은 일자리만 있으면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대등한 경쟁을 위해서는 부울경도 일자리뿐 아니라 삶의 전 분야에 걸쳐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국장의 진단이다. 이어 발제에 나선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최지민 5극3특 연구지원단장은 부울경의 초광역권 구상 자체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특정 지역의 ‘빨대효과’에 대한 우려와 지방선거로 바뀌는 정치 환경이라는 변수가 선결과제라고 풀이했다. 최 단장은 “우선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공동예산을 확보하면서 협력의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면서 “정부 역시도 정권이나 단체장 교체와 관계없이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법인격을 갖춘 협의체 등 안정적인 추진 기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대표로 부경대 차재권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통합 추진체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차 교수는 “부산과 울산 경남이 각자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차이가 있는데 이것이 상호보완의 자산”이라며 “하나의 중심지로 모든 권한을 집중하는 게 아니라 진주와 창원, 부산, 울산 식으로 기능별 중심성을 인정하는 다핵적 구조로 통합이 이뤄줘야 한다”고 했다.
한센병 고백 대신 “탄광에서 다쳤어”…요양소 남은 유골들 [이중의 억압 재일한센인]
30년 만에 한국의 동생에게서 편지가 왔다. 소식을 수소문하던 도쿄의 친척을 거쳐 겨우 닿은 편지였다. 일본에 간 형이 죽은 줄만 알았다며, 살아 있으면서 왜 연락 한 번 안 했느냐는 원망이 담겨 있었다. 재일한센인 최 모(가명) 씨는 답장에 거짓말을 썼다. “탄광에서 다쳐서 손이랑 발이 불편해졌어. 몸이 이렇게 돼 부끄러워 연락하지 못했다. 이런 형을 용서해다오.” 한센병이라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 경남 진주 출신인 최 씨는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건너와 규슈 탄광에서 일했다. 해방 뒤 한센병이 발병해 오카야마현 나가시마아이세이엔에 입소했다. 동생의 편지를 계기로 한국을 찾아 가족과 재회하고 돌아와서도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한센병이라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1980년대 아이세이엔 내 재일한센인을 기록한 책 ‘이름도 아름다운 섬’에서 그는 이렇게 털어놨다. “항상 가슴에 바늘이 꽂힌 듯한 통증이 있어요. 그건 제가 한센병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거예요. 편지 봉투에 적힌 아이세이엔이 어떤 곳인지 고향 사람들 모두가 눈치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늘 기도합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한센병에 대한 편견은 만연했다. 가족과 어렵사리 연락이 닿아 고향의 가족과 재회 기회가 생기더라도 최 씨처럼 끝내 자신의 상황을 숨기기도 했다. 강제격리를 규정한 일본의 한센병 정책과 사회적 편견 앞에서 가족관계는 멀어졌고, 많은 이들의 유골은 아직도 요양소에 남아있다. ■ 요양소에 남은 유골들 본보가 일본 후생노동성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일본 국립한센병요양소 사망자 2만 7902명 가운데 1만 7860명(64.0%)의 유골이 아직 요양소에 있다. 국적별 현황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지만 재일한센인의 유골도 상당수 함께 보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인 입소자가 한때 200명 넘게 있었던 아이세이엔의 경우에는 전체 사망자 3808명 가운데 극히 일부인 49명을 제외한 3759명(98.7%)의 유골이 남아 있다. 살아 생전 혹은 사망 후 한국의 가족 곁에 돌아가거나, 고인의 유지에 따라 국립망향의동산에 이장된 사례도 드물게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수십년에 걸친 수용 생활로 인한 가족관계가 멀어진 것은 물론, 요양소에서 이름을 바꿔 쓸만큼 가족이 사회에서 겪을 차별은 만만치 않았다. 이에 낙인 때문에 귀향을 포기하고, 수십년을 함께 지낸 한센인 동료 옆에서 잠들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 가족조차 반세기 걸린 고백 “한센병이라고 말한 적 없을 겁니다. 요양소에 입소했던 것도 몰랐을 거예요. 편견 때문에 가족에게 말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요.” 지난 20일 효고현 자택에서 만난 한센병가족소송 원고단 부회장 황광남(70) 씨는 경남 창원과 경북 청도 출신 재일한센인이었던 부모가 한국의 가족에게 병을 알렸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황 씨 자신도 50대가 되어서야 주변에게 한센병 환자 가족이라는 사실을 털어놨다. 병을 직접 앓지 않은 아들에게도 반세기가 걸린 고백이었다. 당사자였던 부모는 더욱 쉽지 않았을 터였다. 부모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넘어왔다. 해방 후 다른 가족들과 달리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부모는 일본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1956년쯤 황 씨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한센병이 발병, 아이세이엔에 입소했다. 황 씨는 겨우 1살에 요양소 내 보육원에 맡겨졌다. 8살 무렵부터 다시 부모와 함께 살았지만,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동네에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는 그 누구에게도 한센병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황 씨는 2016년 일본의 한센병가족소송에 원고로 참여해 2019년 승소하고 보상을 받았다. 이후 강연을 비롯해 한센인 편견 해소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황 씨의 최종 목표는 한센인이 가족관계를 회복하고, 요양소 납골당의 유골은 고향과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편지에 거짓말을 썼던 최 씨도 과거 알고 지내던 재일한센인으로, 그의 유골은 요양소 납골당에 있다. 그러나 여전히 허들은 높다. 남은 유골에 대해선 가족에게 병력을 알리지 않고자 했을 고인의 뜻을 고려해야 한다. 또 가족들도 현실을 마주하기엔 마음의 장벽이 높다. “지금도 가족에게 폐가 될까 봐, 자신이 죽은 뒤에야 가족에게 연락해 달라는 입소자들이 있습니다. 보통은 장례식에 가족이 와서 유골을 모셔 가지만, 입소자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지요. 혹시 가족 중 누군가가 일본의 요양소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납골당을 찾아 그분이 어떤 삶을 살았을지 한 번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청년 보좌진 뒤에 숨지마라” 전재수에 공세 퍼붓는 국힘
6·3 지방선거 당시 불거진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앞두고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은 전재수 부산시장의 보좌진 4명에게 모두 유죄가 선고되자 국민의힘이 전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보좌진들의 증거인멸 과정에 전 시장이 관여했는지 규명해야 한다며 ‘전재수 책임론’을 집중 제기했다. 1심 판결을 계기로 지방선거 당시 논란이 됐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재수사까지 요구하면서 정치적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성권 시당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보좌진 유죄판결에 따른 전재수 부산시장 비판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시간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의원 20여 명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시장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1심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해 “범행을 자신만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계획하고 실행했는지에 대해 다소 의문이 있다”고 밝힌 대목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보좌진 4명이 독자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 만큼 배후와 경위를 추가로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왜 전 시장의 최측근 보좌관 4명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앴는지, 그 과정에서 전 시장의 지시나 교사, 사전 인지 또는 관여가 있었는지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며 “인멸된 자료에 무엇이 담겨 있었는지, 기존 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추가적인 금품 수수 사실이 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시장을 둘러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재수사 요구도 꺼내 들었다. 재판부는 판결 과정에서 “전 시장이 수수한 뇌물액이 3000만 원을 넘길 경우 공소시효가 10년 이상이기에 형사소추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로 지방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금품수수 의혹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현직 부산시장이라는 지위도 수사의 성역이 될 수 없다”며 “전 시장은 통일교로부터 금품과 까르띠에 시계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시민 앞에서 직접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좌진들에게 유죄가 선고된 데 대한 전 시장의 정치적 책임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국민의힘은 “왜 이토록 젊은 보좌진들이 그 책임을 떠안고 법정에 서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청년의 삶과 미래를 말하기 전에 자신의 곁에서 일하던 청년들이 왜 이런 상황으로 내몰렸는지 설명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공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일에는 박형준 전 부산시장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전직 시의원 등을 중심으로 전 시장 규탄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보좌진 유죄 판결을 계기로 지방선거 당시 제기됐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다시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전 시장을 향한 야권의 공세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미투자 1호’ 텍사스 가스발전 확정…알래스카 LNG는 '엇박자' 논란
한미 양국이 대미(對美) 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장기간 치열한 샅바싸움 끝에 ‘에너지 분야 사업’에 국한된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선 양국이 온도차를 보여 추후 협상에서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한미 양국은 1일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담은 공동 팩트시트(설명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총사업비 223억 달러 규모의 미국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확정하고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최대 1200억 달러)에도 큰 틀에서 합의했다. 하지만, 양국이 '검토 착수' 수준으로 공식 합의 문서에 명시한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투자 대상으로 못 박으면서 추후 협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조선 협력(1500억 달러)과 전략적 투자(2000억 달러)를 포함해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중 팩트시트에 담긴 전략적 투자 가용 재원은 2000억 달러다. 양국은 우선 첫 사업으로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6.472GW(기가와트) 용량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총사업비는 223억 달러로 2029년 1단계 상업운전 개시 이후 단계적으로 2032년까지 전체 설비를 가동한다. 한미 양국은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위한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도 합의했다. 이 중 최소 2기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로 지어진다. 비용은 대미투자기금에서 건설비 1000억 달러와 예비비 200억 달러 등 총 1200억 달러를 투입한다. 서명 주체는 양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이다. 한국 기업의 웨스팅하우스 소수 지분 투자도 추진하며 구체적인 조건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분율은 5∼10% 수준으로 조율 중"이라며 "한전과 한수원은 재무 부담을 고려해 상징적 수준으로 참여하고 국내 사기업들이 함께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조율하는 것은 웨스팅하우스 측이 한국의 이사회 진입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미국뿐 아니라 서유럽 등 웨스팅하우스가 쥐고 있는 제3국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적 투자 관점에서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팩트시트에 "미국과 한국은 전략적 투자 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하여,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향후 사업이 추진될 경우 미국 측은 철강 등 기자재에 대한 관세 인하 혜택을 부여하고 경제성 있는 조건의 장기 LNG 구매계약을 보장하는 한편 한국에 알래스카 LNG 우선 접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공식화하며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엄청난 승리"라며 성과를 부각했고, 러트닉 장관은 관련 투자 규모가 500억 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 투자금에 대한 총원리금을 모두 회수할 때까지 5대 5 수익 배분을 유지하고, 원리금 회수가 끝난 뒤에야 미국 측이 90%를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투자 한도 역시 명문화했다. 프로젝트가 추가되거나 사업비가 늘어나도 MOU에서 정한 연간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를 넘지 않도록 명시해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을 차단했다.
명지 상가 입점자들 “관리비 냈는데 단전·단수라니…”
부산 강서구 명지신도시 한 상가 건물 입점자들이 관리비를 꼬박 납부하고도 전기·수도요금이 연체돼 단전·단수 위기에 놓이는 일이 발생했다. 관리비를 대납하는 운영위원회 측 과실로 공과금 연체가 반복되면서 결국 일부 입점자는 운영위원장을 경찰에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현행 제도상 50호실 미만 소규모 집합건물은 관리비 분쟁 문제에 행정기관이 개입할 수 없어 제도적 맹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서구 명지동 명지오션시티 인근 상가(32호실) 입점자들은 최근 전기요금 3개월 미납을 이유로 한국전력으로부터 상가 전체가 단전될 예정이라는 통지를 받았다. 수도요금 역시 미납돼 지난달 30일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단수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 상가는 건물 전체에 대한 전기·수도요금이 일괄 부과된다. 입점자들이 선임한 관리인이 각 호실의 계량기 사용량을 기준으로 공과금을 나눠 공용관리비 등과 함께 청구하고, 이를 취합해 관련 비용을 대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상가의 경우 이 같은 요금 부과 방식이 일반적이다. 상가 입점자들에 따르면 전기·수도요금은 지난해 말부터 수개월씩 연체됐다가 단전·단수 시점이 다가오면 일부 납부하는 방식이 반복됐다. 이에 입점자들은 지난 8월부터 상가 운영위원장 A 씨에게 전기·수도 검침량과 세대별 관리비 등 회계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A 씨가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한 상가 입점자는 “한전에 문의해도 계약자인 A 씨만 납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며 “입점자들은 공과금을 제때 냈지만, 실제로 운영위원장이 공과금을 제대로 납부했는지조차 확인하는 데 오래 걸려 직접 여기저기 알아봐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A 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A 씨의 답변은 없었다. 입점자들은 시와 강서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행정기관의 개입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이 상가는 50호 미만이어서 시가 지난 5월 제정한 ‘집합건물 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상가 관리비 분쟁 조정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50호 미만 상가의 경우 관리비 집행이나 회계 자료 공개 등을 강제할 권한이 없으며 현재로선 시가 운영하는 분쟁조정위원회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서구청 역시 집합건물 관리에 직접 개입하거나 관리비 자료 공개를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결국 입점자들은 지난달 14일 관리비 사용 내역과 공과금 미납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운영위원장을 상대로 경찰에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관리비를 정상 납부한 입점자들이 관리 주체의 과실이나 일탈로 인한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소규모 집합건물의 관리비 분쟁을 행정적으로 조정·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대 이동규 재난관리학과 교수는 “관리비를 납부한 입주자들이 관리비가 어떻게 집행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다”며 “소규모 집합건물의 특성을 고려해 50호실 미만이더라도 회계 자료 공개나 관리비 집행 등에 대해 행정기관이 최소한의 개입이나 조정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차 공장, 전기차 전환 속도 높인다
정부가 내연차 공장의 전기차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을 중심으로 인허가와 영향평가 등 각종 행정절차를 기존 3년 이상에서 1년 이내로 단축한다. 부산이 역점 추진하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분야 역시 120억 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1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개최된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현장 중심 기업투자·혁신 2차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녹색산업·이차전지·첨단센서 등 첨단산업의 총 7조 9000억 원 규모 현장 대기 프로젝트를 속도를 높이고 첨단·신산업 분야에서 투자 친화적 제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내연차에서 전기차 공장 전환 투자를 위한 인허가를 지원한다. 현대차는 울산 내연기관 차 생산라인을 자율주행 전기차 중심 공장으로 전면 재건축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약 4조 원이다. 현재는 내연차 공장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할 경우 사전준비와 환경·교통·재해 등 영향평가, 환경·안전·건축 관련 인허가 등에 최장 40개월가량이 소요된다. 이에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울산시와 현대차 간 업무협약(MOU)을 통해 인허가와 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1년 이내로 단축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 원스톱 지원 전담 프로젝트매니저(PM)도 지정한다. 이를 통해 울산시는 인허가·평가 등에 대한 사전 컨설팅을 제공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환경·교통·재해 영향평가 전 단계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차세대 전력반도체는 8인치 이상 대구경 웨이퍼 공정장비 핵심 기술 확보에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50억 원을 지원한다. 또 부산대 탄화규소(SiC) 고효율 전력반도체 기판분석 지원센터 구축 70억 원 등 총 120억 원을 배정한다. 정부는 지난 6월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당시 부산을 차세대 전력반도체 생산 허브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 의견을 반영해 반도체 생산공장(팹) 전기·통신공사 통합 발주도 허용해 증설 속도를 높인다. SK하이닉스는 전기·통신공사의 개별 진행으로 중대재해 위험이 증가하고 일정 조율에 따른 공사 지연, 시공사 간 책임 규명 분쟁으로 유지보수가 늦어지는 등 애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정수소 생산·발전설비 투자도 지원한다. 정부는 지난해 청정수소 발전시장 경쟁입찰 공고가 취소되면서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을 위해 이달 중 입찰 시장을 다시 개설할 예정이다. 평가 과정에서는 국내 청정수소 생태계 기여도 배점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약 3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한다. 이차전지 관련 위험물 안전관리 특례의 적용 대상은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까지 확대한다. 이를 통해 약 702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촉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휴머노이드용 이차전지 기술개발에는 133억 원을 투입한다. 액추에이터·센서·로봇손 등 로봇 3대 취약 부품 개발을 위한 전용 연구개발(R&D) 사업에는 2027~2029년 국비 1000억 원을 지원하며 내년도 예산안에는 300억 원을 반영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자갈치아지매시장 점포 추첨 완료… 개장 전 마지막 관문 넘었다
진행과 파행을 거듭하며 진통을 겪은 부산 중구 자갈치아지매시장 건립 사업(부산일보 2025년 4월 1일 자 10면 등 보도)이 점포 추첨을 완료하며 개장을 위한 막바지 절차에 돌입했다. 부산시는 자갈치아지매시장 점포 추첨을 완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점포 추첨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총 3일간 진행됐다. 대상자는 자갈치아지매시장상인회(이하 상인회)와 자갈치아지매시장상인연합회(이하 연합회) 소속 상인 총 150명이다. 이날 기준 상인 142명이 추첨을 완료했다. 추첨 불참자 8명에 대해서는 부산시가 불참 사유를 확인한 이후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점포 추첨은 상인별 점포 위치를 추첨으로 정하는 절차다. 참가 인원에 따라 점포별 면적이 결정되고 접근성이 좋은 점포의 입점자도 가려지는 만큼 상인들에게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과정이다. 점포 배정이 끝나면 상인들의 입점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자갈치아지매시장 개장을 앞두고 남은 사실상 마지막 관문이다. 자갈치아지매시장 1·2단계 건물에 들어설 점포는 총 193곳으로 이날 확정됐다. 구체적으로 1단계 건물은 1층 83곳과 2층 38곳으로 총 121곳, 2단계 건물은 1층 48곳과 2층 24곳으로 총 72곳이다. 두 상인단체가 합의를 통해 마련한 자체 입점 기준에 따라 1단계 건물에는 연합회 소속 상인들이, 2단계 건물 중 약 50개 점포에는 상인회 소속 상인들이 영업할 전망이다. 나머지 점포는 연내 진행할 공개 입찰을 통해 채워진다. 다음 달 초 건물 내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입점이 시작될 예정이다. 시는 올 연말 자갈치아지매시장 개장을 목표로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 수산진흥과 관계자는 “가장 민감한 단계 중 하나인 점포 추첨이 무사히 마무리됐다”며 “개장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시작된 자갈치아지매시장 건립 사업은 총사업비 235억 원을 들여 현대식 건물 2개를 짓는 사업이다. 1·2단계 건물은 각각 2022년과 2024년 준공됐지만, 상인회 측의 시설 개선 요구와 상인 단체 간 갈등으로 개장이 지연돼 왔다.
부산으로 번진 ‘암살자(들)’ 논란... 시사회 취소까지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부산까지 번졌다. 영화의 역사 왜곡 공방과 시민 반발이 이어지면서 결국 무료 시사회 취소로 이어졌다. 부산영상위원회(부산영상위)는 오는 5일 오후 3시 50분 부산 CGV 센텀시티점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영화 ‘암살자(들)’의 무료 시사회를 취소했다고 1일 밝혔다. 부산영상위는 이날 공식 SNS를 통해 “‘암살자(들)’ 대시민 시사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고자 했으나, 작품을 둘러싼 최근의 상황과 시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부득이하게 시사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영화는 1974년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그러나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기존 사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영화가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연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날 부산 시사회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영상위는 시사회 개최를 위해 650만 원 상당의 영화 티켓을 구매할 계획이었다. 주 의원은 “부산 시민 돈 650만 원으로 패륜 영화표를 뿌리고, 보좌진은 본인 대신 감옥 보내고, 이것이 전재수표 부산시정인가”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영상위는 부산 로케이션 촬영 비중이 높았던 영화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작품이 포함되었으나, 최근의 논란을 고려해 취소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시사회 취소가 영화 내용에 대한 공식 판단이나 특정 입장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부산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배급사와 논의해 추진한 사항”이라며 “부산 로케이션 분량이 많고 무대인사 일정이 가능한 작품을 위주로 고려하다 보니 해당 작품이 선정되었으나,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시사회를 취소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수출 8000억 달러 첫 돌파…“연 1조 달러, 11월 말·12월 초 달성 전망”(종합)
반도체발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우리나라 수출액이 지난달 1200억 달러대의 월 기준 최대 수출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연 수출액 8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이 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83.5% 급증한 1209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월 수출액이 12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으로, 지난 6월(1020억 달러)를 넘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105% 증가한 56억 3000만 달러로 역시 처음으로 50억 달러를 상회했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은 8145억 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전체 수출액(7093억 달러)을 훌쩍 넘어섰다. 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 1조 달러 달성은 굉장히 유력한 상황"이라며 "남은 3개월 중 2달 정도 계속 1000억 달러를 달성하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수입액은 작년 동월보다 26.0% 증가한 710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에너지 수입(129억 6000만 달러)이 38.0% 증가했고 반도체장비 수입(34억 4000만 달러)도 50.8% 늘었다. 이로써 9월 무역수지는 498억 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400억 달러를 넘어 500억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1~9월 누적 무역수지는 2525억 달러 흑자로 작년 동기보다 2027억 달러 증가했다. 한국 수출 실적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603억 달러로 작년 9월 대비 262.8% 증가하며 사상 처음 600억 달러 고지를 밟았다. 최근 3개월 연속 4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데 이어 곧장 6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반도체는 메모리 수요 증가세가 지속되고 수출물량 확대와 고정가격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호조세를 이어갔다. 다른 IT 품목들도 강세를 보였다. 컴퓨터 수출은 에이전틱 AI(인공지능) 확산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도 늘어나면서 435.3% 증가했다. 수출액은 70억달러로 역대 월 최대 실적이다. 무선통신기기는 21억 4000만 달러(23.4%↑)를 기록하며 11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9월에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은 작년 동월보다 23% 증가했다. 석유제품(72억 2000만 달러·72.0%↑), 석유화학(39억 5000만 달러·5.1%↑), 선박(37억 6000만 달러·29.9%↑)을 비롯해 20대 주력 수출품목 중 11개 품목의 수출액이 증가했다. 반면에 자동차 수출액(60억 5200만 달러)은 중고차 수출 부진 등 영향으로 작년 동월보다 5.5% 감소했고, 농수산식품 수출(11억 700만 달러)도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4.7% 줄었다. 지역별로는 9개 지역 중 6개 지역에서 수출이 늘었다. 대(對) 중국 수출은 작년 동월보다 122.7% 증가한 260억 1000만 달러, 대미 수출은 137.0% 증가한 243억 3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수출 실적에 대해 "우리 산업과 기업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값진 성과"라며 "예상치 못한 대외 변수가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 남은 4분기(10~12월)에도 수출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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