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A도 긍정 검토 북항 야구장 탄력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6.3 지방선거 전 발의한 항만재개발법 개정안이 북항 야구장의 새 엔진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 당선인은 북항 야구장을 공약을 내세우며 실행 방법으로 항만재개발법 통과를 추진했다. 인수위는 내주부터 북항 야구장 건립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부산항만공사(BPA) 측도 항만재개발법 개정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11일 전 당선인 측에 따르면 지난 3월 발의한 항만공사법 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하고 전체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항만재개발법 개정안은 항만공사가 단순히 매립지를 조성해 매각하는 역할을 넘어 직접 사업 시행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북항 재개발 사업의 한계로 지적되던 사업 추진 구조를 바꾼 것이다.그간 북항 재개발 사업은 항만공사가 토지를 소유하고, 부산시가 지상 시설을 맡는 구조로 이원화 되어 있었다. 때문에 대규모 개발 사업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토지 담당과 건축 담당이 분리되어 있다보니 민간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장기간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하지만 전 당선인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북항 야구장은 ‘계산’이 서게 된다. 랜드마크 부지를 하나의 공공주도 개발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 까닭이다. 사업 주체와 인·허가권자가 사실상 동일 기관이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는 사라지고, 빠른 사업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북항 야구장 공약에 이 계산을 앞세운 전 당선인은 항만공사가 6000억 원 상당의 토지를 현물출자해 시행을 맡고, 부산시는 공공시설 기능을 담당하도록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항 랜드마크 부지는 11만 ㎡다. 사직야구장 부지보다 배 이상 크다. 공공 개발로 야구장에 상업시설과 문화시설 등을 추가로 들어서면 단일 야구장보다 훨씬 다양한 수익 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실제 전 당선인은 항만재개발법이 시행되면 돔구장 공약의 최대 난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항만재개발법이 통과되고 당선인 주도로 사업이 추진된다 해도 추가적인 난관은 남아 있다. 일단, 북항 돔구장 개발을 못 박을 경우 예상되는 동래구와 연제구의 주민 반발이다. 전 당선인은 해당 부지에 생활체육과 청년문화 복합시설을 약속했지만 그럼에도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무엇보다 큰 변수는 사업 주체인 항만공사의 의지다. 실제 돔구장 사업의 시행자로 나설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전 당선인의 개정안에는 항만공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항만공사 항만재생사업단 관계자는 “운영과 건축 담당 주체를 나누어 부분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 등 다양한 참여가 가능하다”라며 “사업이 추진된다면 어떤 방식이 가장 적합할지는 향후 전문가 용역을 거쳐 구체적으로 사업 방식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수위 반선호 대변인은 “북항 야구장 등 대형 재정사업은 인수위 기간부터 취임 초기까지 면밀한 검토가 이어질 것”이라며 “북항 야구장도 시민의 관심이 높고 이해 관계자들이 많아 그 분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인수위원회 역시 북항 돔구장과 사직야구장 재건축 문제를 민선 9기 핵심 현안으로 보고 있다. 인수위는 다음 주부터 사직야구장 재건축 소관 부서로부터 분과별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어서 온나 아미!”… BTS 공연에 보랏빛 물든 부산 전역
전 세계 ‘아미’ 부산으로 집결… “숙박·상권 만실에 비명”
‘평양 무인기 지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서 징역 30년 선고(종합)
‘가위바위보’ 언급한 장동혁 ‘사퇴 거부’ 시사… 퇴진 요청은 지속
이성권 “민심이 장동혁 거부…한동훈, 국힘 전략 자산”
코스피, 4.6% 급등하며 ‘8천피’ 회복 마감 …삼전 7%대 상승
'오현규 결승골' 한국, 체코에 2-1 역전승
[김진성 기자의 올라 멕시코] “태극전사 사상 첫 원정 8강까지 목 터져라 응원할 것”
이 대통령 “초과이윤 분배 신중해야, 물가 상승은 최소화 목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기업 초과이윤 분배 문제와 중동 전쟁에 따른 고물가 상황 등 국내외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우키시마호 비극’ 온라인 추모기록관 열었다
생존자 증언, 유족의 사무친 한, 놓쳐버린 기록들…. 78년 전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 참사 기록을 집대성한 온라인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파편적으로 남은 ‘그날의 기억’과 새로 확인된 사료를 한데 모은 첫 온라인 페이지다. 우키시마호 사건을 알려 추모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앞으로 오프라인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일보〉는 9일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만든 인터랙티브 페이지 ‘우키시마호 마지막 항해’(ukishima.busan.com)를 공개했다. 페이지에는 올 초부터 수개월간 진행한 취재진의 우키시마호 취재 기록과 결과물을 담았다. 비극의 증언록, 생존자 개인기록부, 사무친 유족의 한, 놓쳐버린 기록, 추모의 배 등 총 5개 세부 추모관으로 나뉜다. 모바일로도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비극의 증언록’은 두 달간 서울, 인천, 대구, 경남, 전남, 충남 등 전국 곳곳을 돌며 생존자를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취재진이 수소문 끝에 찾은 생존자 이순연(87)·전영택(95)·이재필(81) 씨의 생생한 증언도 기록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우키시마호 사건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생존자 개인기록부’에서 볼 수 있다. 해당 페이지에서는 28년 전 우키시마호폭침진상규명회가 작성했던 생존자 80명의 기록부와 증언록을 일일이 첨부해 고인을 추모한다. ‘사무친 유족의 한’에는 12명의 피해자 유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와 그들의 마지막 바람을 담았다. 고인의 이름과 출생, 사망 연도가 적힌 위패를 누르면 영상과 사진, 기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놓쳐버린 기록’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우키시마호 희생자 명단 원본을 비롯해 침몰한 우키시마호 모습, 선실에 널브러진 희생자 유해 등의 실제 사진을 보여준다. 우키시마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유족과 시민단체가 지난 30년간 애쓴 모습과 한일 추모 활동도 담겼다. 마지막 ‘추모의 배’는 방문자가 직접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이다.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다. 한국인 강제징용자와 가족 8000명이 귀향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수장된 비극적 참사였지만 여태 유해 봉환이나 진상 규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교과서에도 사건이 등재되지 않았고, 추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해 국민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다행히 행정안전부가 올해부터 유해 봉환 절차를 밟는 등 사건은 해결 국면에 돌입했다. 우키시마호의 당초 목적지였던 부산항 1부두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자는 목소리도 커진다. 동북아평화·우키시마호희생자추모협회 김영주 회장은 “온라인 추모관은 우키시마호 사건을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을 비롯해 모든 세대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건 해결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부산피디아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체코 언론 "손흥민·이강인에 수비진 완전히 압도"…백승호 중원 장악도 주목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체코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체코의 주요 매체들이 자국 대표팀이 경기력에서 한국에 완전히 밀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방과 중원에서 대표팀을 이끈 손흥민(LAFC), 이강인(PSG)의 플레이에 압도당했다고 분석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로 승리했다. 이날 한국은 0-1로 밀린 후반 22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동점 골에 이어 후반 35분 오현규(베식타시)의 결승 골로 역전승을 거둬 승점 3점을 챙기고 32강 진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이날 경기 결과와 관련해 체코 매체 e풋볼은 "체코 대표팀은 한국의 전술에 밀렸다"며 "경기 전 많은 전문가는 손흥민, 이강인 듀오를 봉쇄해야 한다고 경고했는데, 체코 수비진은 두 선수에게 압도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코 수비진은 손흥민을 막기 위해 4차례 파울을 범해야 했고, 이강인은 우리의 문제점을 끌어내는 많은 플레이를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체코 공영방송 스포츠채널 CT스포르트도 "손흥민은 우리 팀 공격수 파트리크 시크보다 세 배나 많은 패스 기회를 만들었고, 주요 지역으로 여러 차례 침투했다"며 "골키퍼 마테이 코바르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두 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창의성이었다"며 "한국은 기회를 창출하고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능력이 뛰어났다"고 평했다. 이 매체는 미드필더 백승호(버밍엄 시티)의 활약에도 주목했다. CT스포르트는 "백승호는 17차례 패스를 시도해 15차례 성공했다"며 "반면 라디슬라프 크레이치는 공격 지역에서 시도한 12번의 패스 중 4번만 정확하게 연결했다"고 비교했다. 이어 "이런 점을 고려하면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며 "한국은 중원을 장악하고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스포르트는 고지대 경기 환경을 패배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 매체는 평소 지칠 줄 모르는 공격수 루카시 프로보트조차 후반 들어 숨이 찬 모습을 보일 정도로 우리 선수들은 빠르게 지쳤다"고 보도했다. 한국 대표팀이 상대적으로 고지대 환경에 더 잘 적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후반 14분 선제골을 넣은 체코의 크레이치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경기 후 스포르트 등 체코 매체와 인터뷰에서 "전반전엔 고지대의 어려움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그러나 훈련 때 경험하지 못한 상황들이 나오더라. 특히 한국이 수비 뒤로 띄운 롱패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멀리 날아갔다. 또한 내가 공을 잡았을 때도 공이 5m 정도 앞에서 계속 떠다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2차전 상대' 멕시코, 남아공 2-0 제압…수비 핵심 몬테스 퇴장 '홍명보호 호재'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3개국(미국·캐나다·멕시코)이 공동 개최하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난 2026 북중미 월드컵이 화려한 시작을 알린 가운데, 공동 개최국이자 홍명보호의 2차전 상대인 멕시코가 개막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4위 멕시코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남아공(FIFA 랭킹 60위)을 2-0으로 꺾었다. 두 팀의 개막전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의 다음 상대들이 만나는 경기로도 관심을 끌었다. 아기레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는 라울 히메네스, 훌리안 키뇨네스, 로베르토 알바라도를 최전방에 배치시켰다. 2선에 브라이언 구티에레스와 알바로 피달고가 나섰고, 에리크 리라가 중원에서 조율을 맡았다. 포백 수비진은 헤수스 가야르도, 요한 바스케스, 세사르 몬테스, 이스라엘 레예스로 구성됐고, 골문은 2000년생 라울 랑헬이 지켰다. 남아공은 잉글랜드 번리 소속의 공격수 라일 포스터를 중심으로 수비진에만 5명을 배치시키며 선수비 후역습을 노렸다. 8만824석 규모의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이 가득 들어찬 가운데, 경기 시작 5분 만에 홈 팀 멕시코가 측면 크로스에 이은 히메네스의 매서운 왼발 발리슛으로 골문을 겨냥했으나 남아공 골키퍼 론웬 윌리엄스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멕시코는 전반 9분 2025-2026시즌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득점왕 훌리안 키뇨네스가 남아공 수비진의 빌드업 과정에서 나온 치명적인 실수를 선제골로 연결시키면서 리드를 잡았다. 이후 멕시코가 여유있는 흐름을 이어가면서도 상대팀을 더 몰아붙이지도 못한 가운데, 남아공이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전후로 조금씩 반격을 시도하는 등 더 이상의 실점없이 전반을 버텨냈다. 하지만 후반 4분 남아공 진영에서 일어난 실수에 퇴장 변수까지 나오면서 경기 흐름은 사실상 멕시코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멕시코 미드필더 구티에레스가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남아공 미드필더 스페펠로 시톨레에게 밀려서 넘어졌고, 주심은 득점 찬스를 저지한 파울로 판단해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수적 열세를 떠안은 남아공은 후반 11분 공격수 포스터를 빼고 미드필더 탈렌테 음바타를 투입해 추가 실점을 막으려 했지만, 멕시코는 후반 22분 간판스타 히메네스의 헤더골이 터지면서 2-0으로 달아났다. 반면 남아공은 후반 교체 출전한 미드필더 템바 즈와네가 후반 39분 알바라도의 얼굴을 가격하는 무리한 파울로 퇴장당하며 자멸했다. 다만 멕시코는 후반 추가 시간 중앙 수비진의 핵심으로 꼽히는 몬테스가 남아공의 쿨리소 무다우를 밀어 넘어뜨리는 파울로 퇴장을 당하며 씁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는 승점 3으로 대회를 시작했고, 개최국으로 참가한 2010년 이후 16년 만에 본선에 복귀한 남아공은 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명이 퇴장 당하는 악재 속에 1패를 떠안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A조에 속한 한국은 이날 오전 11시 체코와 1차전을 치른 뒤 19일 멕시코, 25일 남아공과 2·3차전을 이어간다.
10만 명 운집 BTS 부산 공연에 3000명 안전요원 투입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공연 및 연계 행사에 총 3000명 이상의 안전요원이 투입된다. 12일 행정안전부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12~13일 진행되는 방탄소년단의 공연 3043명의 안전요원이 투입된다. 투입 인력은 주최 측 관계자가 1414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부산시 공무원 294명, 16개 구·군청 공무원 168명, 경찰·소방대원·공공기관 직원 등 1천 167명이 합동으로 현장 안전을 책임진다. 이들은 주경기장을 비롯해 부산항 제1부두, 광안리 및 해운대해수욕장 등 주요 행사장에 배치되어 대규모 인파 관리에 나선다. 지난 3월 최대 26만여 명의 운집이 예상됐던 서울 광화문 야외 공연 당시 1만 5천 500명이 투입됐었다. 이번 부산 공연은 실내에서 치러지며, 연계 행사를 포함해 최대 10만여 명이 모일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정부는 빈틈없는 안전 관리를 위해 공연 5시간 전 김광용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었다. 한정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자 사고 위험이 높은 병목 구간과 밀집 구역에 요원을 집중 배치하고 안전 펜스를 설치했다. 또한 온열질환에 대비해 식수와 그늘막도 충분히 확보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수준을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유관기관이 협력해 인파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10만 아미' 부산으로…시내 곳곳 보랏빛 물결
12일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아리랑'(ARIRANG) 공연을 앞두고 부산 곳곳에서 보랏빛 축제 분위기가 펼쳐지고 있다. 오는 13일까지 국내외 아미(팬덤명) 등 10만 명 이상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이날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릴 BTS의 월드투어 '아리랑 인 부산' 공연을 앞두고 부산이 아미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콘서트를 시작으로 오는 13일에도 BTS의 공연이 이어지면서 부산시는 10만 명 이상의 아미들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부산 곳곳에서 축제 분위기가 펼쳐지고 있다. 아미들은 일찌감치 부산을 찾아 '굿즈'를 구매하고, 부산이 고향인 BTS 멤버 지민과 정국의 발자취를 좇는 투어를 하는 등 부산 곳곳을 누비고 있다. 부산 곳곳은 '아미 맞이'에 분주하다. 우선 해외 관광객들을 위해 김해공항에선 오는 14일까지 아미들을 맞이하는 포토존이 설치됐다. 서울 등 전국에서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부산역 유라시아플랫폼에선 지난 5일부터 웰컴센터와 미디어아트월이 운영되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입구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 외벽 초대형 전광판 '그랜드 조선 미디어'에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BTS 신곡 뮤직비디오가 송출되고 있다. 여기에 해운대 해수욕장 근처 더베이101 갤러리홀에서는 14일까지 팬들을 위한 '아미 마당'이 운영된다. 광안리도 축제로 물든다. 이날과 13일 오후 10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드론 1000대가 동원되는 '드론쇼'와 광안대교 경관 조명이 어우러지는 '라이팅쇼'가 펼쳐진다. 광안대교와 누리마루, 용두산공원 등에서도 BTS 공연을 기념하는 경관조명이 운영된다. 부산진구 송상현광장 일대에서는 13일까지 BTS 앨범 콘셉트 색상을 활용한 야간 조명 행사 '더 레드 모먼트 부산'이 조성된다. 국내 아미들은 도시철도 종합운동장역 승강장 일대에 250m 규모의 '정국 파노라마 로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부산관광공사는 오는 14일까지 콘서트 티켓, 팬클럽 회원 인증 화면, 공식 굿즈 등으로 아미 인증을 하면 부산시티투어버스와 태종대 다누비열차 이용 요금을 50% 할인한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비짓부산패스' 할인권과 지역 축제 바우처 등이 담긴 웰컴키트를 부산역, 김해공항 등 주요 관문에서 배포한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BTS 공연이 열리는 부산에서 김광용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인파 안전 관리대책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부산시청, 연제구청, 경찰청, 소방청, 부산교통공사, 주최 측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BTS 공연 외에도 부산항 제1부두 '포트빌리지', 광안리해수욕장 '드론라이트쇼', 해운대해수욕장 '러브송라운지' 등 다양한 행사가 연계되는 만큼 안전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행안부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기관 간 협조체계를 위해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하고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상황실을 운영할 방침이다.
사퇴 압박 정청래, 광주 찾아 ‘정면 돌파’… 당내 갈등은 격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3 지방선거 이후 책임론이 거세지자 광주·전남을 찾아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선거 이후 첫 지방 일정으로 텃밭인 광주·전남을 택한 건 당대표 연임 대신 사퇴가 필요하다는 공세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정 대표는 1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지방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받들고, 더 낮은 자세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겠다”며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더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이긴 직후 “아쉽지만 승리가 맞다”고 평가했지만, ‘반쪽짜리 승리’라는 비판이 지속되자 결과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다는 입장을 다시금 강조했다.호남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재명 정부 성공과 당의 결속도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는 “호남이 민주주의를 낳고 길러주셨듯 호남이 민주당을 낳고 길러주셨다”며 “5·18 민주화운동 희생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더욱 경건하고 진지하게 성찰하겠다”고 했다.그러면서 “당·정·청(당·정부·청와대)이 원 팀, 원 보이스로 똘똘 뭉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최근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한 게 이재명 정부를 겨냥한 것이란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정 대표가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찾은 건 8월 전당대회에서 연임에 도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 상징적 지역인 호남엔 권리당원의 약 30%가 밀집했고, 당내 여론 지형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정 대표는 당원들 표심 잡기에 나서면서 공천 갈등 등으로 돌아선 민심을 수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 등은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의 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하기도 했다.하지만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 거취를 둘러싼 계파 갈등은 다시 불거졌다. 비당권파인 황명선 최고위원은 자신의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 의지를 재차 밝히며 “우리 지도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언급해 사실상 정 대표 사퇴와 연임 포기를 압박했다.정 대표와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정 대표 발언을 비틀어 공세에 나섰다. 그는 “국민과 당원은 영원하지만 당권은 짧다”며 “우리는 이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가와 판단, 심판은 국민의 몫이라는 진리 또한 늘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친청(친정청래)계가 중심인 당권파는 즉각 반발했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선거 결과를 이유로 당을 흔들고 당원들 선택보다 앞서 당의 방향을 정하려는 듯한 말과 행동은 결코 민주당스럽지 않다”며 정 대표를 엄호했다. 그는 강 최고위원 발언 도중 깊게 한숨을 쉬는 모습도 보였다.문 최고위원은 김 총리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대통령 순방 중 국가를 대비하는 책임자가 연이틀이나 당선자 워크숍에서 축사하고 사진 찍는 게 급박한 업무는 아닐 것”이라며 “각자의 정치적 계산보다 국정 안정과 당의 단합이 먼저”라고 비판했다.온라인과 방송 등에서 장외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비당권파인 염태영 의원은 SNS를 통해 정 대표와 주요 당직자 동반 사퇴를 촉구했다. 친청계로 분류되는 최민희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정 대표 연임 불가론’에 대해 “모두에게 개인이 판을 보고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강요하는 건 안 맞다”고 했다.정 대표 핵심 공약인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둘러싼 계파 갈등도 커지고 있다. 친명(친 이재명)계인 전현희, 김남희 의원이 1인 1표제 보완 필요성을 주장하자 정 대표는 SNS에 두 의원 이름이 명시된 기사 제목을 인용해 “1인 1표제는 민주주의 그 자체”라며 “민주주의는 지켜져야 한다”고 언급했다.두 의원은 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은 “당 대표라면 당 의원들 이름을 공개적으로 저격하기 전에 적어도 소통하셔야 하지 않나”라고 공개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 전 의원도 “당 대표의 공개적 좌표 찍기 대상이 돼 밤새 쏟아지는 욕설과 문자 폭탄을 받았다”며 “존재하지도 않는 ‘1인 1표제 훼손죄’를 만들어 자당 소속 의원들을 실명으로 공개 저격한다”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후에 당원 1인 1표제를 흔드는 세력이 있다”며 “당원들이 이뤄낸 당원 1인 1표제를 흔들고 부정하는 일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정 대표에 힘을 실었다. 문 최고위원도 “1인 1표제는 어느 한 사람을 위한 제도가 아니고, 특정 세력을 위한 장치도 아니다”라며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너무 당연한 원칙을 제도 위에 바로 세운 것”이라고 했다.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도 전당대회 전 쟁점으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정 대표는 이날 SNS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고 짧게 적은 글을 게시했다. 연임 도전을 위해 강성 당원들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방향과는 거리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에 대한 견제도 중요하지만, 권한 배제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봐야겠느냐”며 “국회로 넘겨 논의를 해보고 정부 입장을 어느 쪽으로 고집하진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도 지난 9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검사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남겨야 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 가스룸서 또 화재…8명 이송·4천명 대피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해 직원 8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약 4000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일 발생한 사고와 동일한 공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안전관리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소방당국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께 충북 청주 4캠퍼스 M15X 공장 2층 가스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10여 분 만에 자체 진화됐다. 화재는 작업자 6명이 가스룸 내 캐비닛에서 불소와 질소를 혼합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화재 직후 만일의 가스 누출 상황에 대비해 캠퍼스 내 직원 약 4000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이 과정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한 직원 8명이 사내 부설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이 현장을 측정한 결과 실제 가스 누출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일에도 청주 4캠퍼스 M15X 공장과 M15 공장을 연결하는 6층 가스룸에서 같은 공정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해 미량의 불소(5ppm)가 누출된 바 있다. 불소는 인체에 유해한 독성 물질이다. 당시 사고 원인은 조사 결과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같은 공정을 진행하다 사고가 난 만큼 철저히 원인을 조사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생산 설비 가동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 NS홈쇼핑-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기업결합 승인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홈플러스의 영업 부문 중 하나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엔에스쇼핑으로 인수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엔에스쇼핑이 홈플러스로부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부문 영업을 1천206억원에 양수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엔에스쇼핑은 하림의 계열회사로, 하림은 곡물 조달, 사료, 축산, 도축, 가공, 유통을 수직계열화한 가금·식품 전문 기업집단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와 함께 '유통산업발전법'의 적용을 받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속한다. 공정위는 이번 영업 양수로 원재료 생산부터 최종 상품의 생산, 유통·판매에 이르는 과정에서 인접한 단계에 있는 기업 간 결합인 '수직결합'이 11개 생긴다고 봤다. 이종 업체 간 기업결합인 '혼합결합'은 2개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닭고기 관련 3개 수직결합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수직·혼합 결합은 시장 점유율이 낮아 시장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닭고기 관련 수직결합의 경우에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점유율이 경쟁 SSM보다 낮고, 인접한 일반 슈퍼마켓 시장까지 고려할 경우 2%대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때문에 경쟁 계육 사업자가 판매처를 찾지 못해 시장에서 배제되거나 경쟁 유통 사업자가 하림의 계육을 공급받지 못해 불리하게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공정위는 홈플러스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기업결합이 신고된 지 약 한 달 만에 신속하게 심사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장 혁신을 촉진하는 기업결합을 신속히 심사해 경쟁적 시장 환경 조성을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거나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기업결합은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당신의 ‘시네마 천국’을 켜는 사람
1988년 개봉작 ‘시네마 천국’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직업이 있다. 바로 영화 상영을 담당하는 ‘영사기사’다. 영화관 뒤편, 작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미지의 공간에는 항상 그들이 있었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어린 토토가 된 마음으로 영사기사를 만나기 위해 지난 4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7층에 위치한 영사실을 찾았다. 영화의전당 영사실은 4개 상영관 천장에 얹혀 있는 구조다. 한 공간에서 모든 상영관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설계다. 얼핏 공장처럼 보이는 영사실은 전체적으로 침전된 듯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상영관 쪽으로 난 창문 앞에 당당히 버티고 선 영사기만이 이곳이 영사실임을 주장하고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한창 상영 중인 영화와 관객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영사기사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영화의전당에는 아직 필름 영사기가 설치되어 있다. 디지털 영사기로의 전환 속에서 필름 영사기를 고수하는 영화관은 이제 전국에 극소수만 남았다. 이는 고전 명작 등 원본 필름을 보존하는 ‘아카이빙’ 역할을 영화의전당이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전당은 현재도 연간 20~30편의 필름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감독 중에는 여전히 필름 상영을 고집하는 분들이 있고, 관객 역시 필름 영화 특유의 플리커 현상(화면 떨림)과 잡음을 오히려 아날로그적 매력으로 느끼곤 합니다.” 이날 취재진을 맞이한 김대철 영사기사는 필름 영사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영사실 설명을 이어갔다. 영사기와 음향 장비 등 각종 정밀 기계가 즐비한 영사실은 항상 철저한 온도와 습도 관리가 필요한 민감한 공간이다. 적정 온도는 24°C, 습도는 40~50%로 유지된다. 온·습도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는 바로 ‘빛’이다. 영사실 내부의 불빛이 창문을 통해 상영관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철저히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사실 형광등에는 모두 암막 커튼이 꼼꼼하게 덧대어져 있다. 김 영사기사는 “영사실 창문의 빛 투과율이 얼마인지 아세요? 일반 유리가 80% 내외인 반면, 이곳에 쓰이는 광학 유리의 빛 투과율은 무려 99.9%에 달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높은 투과율 덕분에 영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단 하나의 손실도 없이 스크린에 도달해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한다. 그는 한쪽 벽면에 보관된 ‘릴(Reel)’을 꺼내 보였다. 필름을 감아두는 원형 릴은 필름 크기에 따라 8mm, 16mm, 35mm 등 다양하다. 가장 대중적인 35mm 릴의 경우 약 15~20분 분량의 필름을 감을 수 있는데,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상영하려면 약 6~8개의 릴이 필요하다. 문득 장비의 가격이 궁금해졌다. 필름 영사기는 대당 2,000만 원 선이지만, 디지털 영사기는 7,000~8,000만 원에서 비싼 것은 5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마저도 필름 영사기는 이제 생산이나 수리를 전담하는 업체가 없어, 고장이 나면 동네 전파사에 사정해가며 의뢰해야 하는 처지다. 영사실 탐방을 마치고 영화의전당 6층 매표소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낮 시간임에도 영화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로비를 채우고 있었다. 김대철 영사기사는 영화의전당 영사실의 최고참이다. 2005년, 24살의 나이로 영사 업무를 시작한 이래 벌써 2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충주 출신인 그는 특유의 정감 가고 매력적인 말투로 영사기사라는 직업의 세계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충주의 TTC 영화관이라는 개인 극장에서 보조기사로 첫발을 뗐어요. 워낙 영화를 좋아했고 영사실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있었는데, 마침 채용 공고가 났죠. 막상 해보니 적성에 너무 잘 맞아서 아예 평생직업이 되었습니다.” 정식 영사기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녹록지 않았다. 자신보다 열 살 이상 많은 선배들 밑에서 도제식으로 혹독하게 교육받았다. 그는 “당시 분위기는 군대 문화와 참 비슷했다”고 회상했다. 그 시절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말은 “프레임 날리지 마라”였다. 과거 필름은 상영을 반복할수록 손상이 누적되는데, 상한 부분을 잘라내고 이어 붙이는 과정에서 필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영사기에서는 1초에 약 45cm의 필름이 지나간다. 즉, 45cm의 필름을 잘라내면 관객은 영화의 1초를 잃어버리게 되는 셈이다. “제작비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영화 ‘아바타’를 예로 들면, 단 한 프레임의 가치만 해도 수백만 원에 달합니다. 선배들이 프레임을 절대 날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던 이유죠. 이외에도 ‘항상 귀를 열고 영사기 소리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던 조언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긴 경력 속에서 필름이 끊어지는 아찔한 영사 사고도 몇 번 경험했다. 암전된 상영관 안에서 수백 명의 관객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영사실을 매섭게 쳐다보던 기억은 지금도 악몽과 같다. 그럴 때면 손이 내 몸이 아닌 것처럼 덜덜 떨렸다고 회고했다. 방송으로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스크린 앞으로 나가 관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등 다사다난한 세월을 통과해 왔다. 그가 처음으로 온전히 상영했던 영화는 무엇일까. 그는 “설경구 배우가 스모를 했던 영화였는데…”라며 기억을 더듬었다. 2004년 12월 개봉작인 ‘역도산’의 포스터를 보여주자, 그는 “맞다, 이 영화다”라며 반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그는 2010년에 영사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012년 영화의전당에 입사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전용관이라는 상징성과 당대 최고의 최신 장비를 다룰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를 부산으로 이끌었다. 그가 걸어온 길은 화려해 보이지만, 영화 ‘시네마 천국’의 늙은 영사기사 알프레도가 “일주일에 겨우 하루 쉬는 고된 일”이라고 말했듯 영사기사의 삶이 마냥 낭만적이지는 않다. 영사기사의 시간은 철저히 영화관의 시계에 맞춰 흐른다. 조조영화부터 심야 상영까지 영화관 시간표에 삶을 저당 잡혀야 하기에, 밤 12시를 넘겨 퇴근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불규칙한 교대근무로 생활 리듬이 깨지는 것은 일상이다. 특히 그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시간’이다. 영사기사의 부재는 곧 영화 상영 중단이라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각 한 번으로 해고되는 동료를 본 적이 있다는 그는, 오전 출근인 날이면 밤새 흠칫하며 시계를 확인하는 직업병을 앓고 있다. 주변에서는 '영화를 실컷 공짜로 봐서 좋겠다'며 부러워하지만 이 역시 오해다. 개봉 전 영상과 음향의 이상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스크린을 보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확인 작업'일 뿐 온전한 감상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그 역시 온전히 영화를 즐기기 위해 쉬는 날 제 돈을 내고 극장을 찾는다. (그는 주로 페이크 다큐나 공포 장르를 좋아하며, 좋아하는 작품으로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꼽았다.) 그럼에도 이 고된 자리를 지키게 하는 힘은 결국 관객에게서 나온다. 영사기사는 매일 상영관을 돌며 최적의 밝기와 사운드를 세심하게 조율한다. 상영이 끝난 후 퇴장하는 관객들이 “이 극장은 화면이 정말 밝네”, “사운드가 압도적이다”라며 만족해할 때, 그간의 피로는 완벽한 보람으로 치환된다. 이 지점에서 그는 관객들을 위한 흥미로운 팁을 건넸다. 극장에서 영화를 가장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이른바 ‘명당’ 좌석의 비밀이다. 보통 영사기사들은 스크린을 기준으로 앞에서 3분의 2 뒤로 물러난 지점을 기준점으로 잡고 화면 밝기와 음향을 미세 조정한다. 따라서 이 중심선에 위치한 좌석이 영사기사가 의도한 최고의 영상미와 음향을 가장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최근 기술이 워낙 좋아져 아주 미세한 차이일 뿐이니 어느 좌석이든 편하게 즐겨도 좋다는 다정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시대가 흐르면서 영사기사의 업무 환경도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필름 시대의 상징이었던 필름 검수나 릴 교체 작업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추세다. 김 기사는 과거 필름 시대에는 전기, 공구, 기계 제어, 심지어 용접 기술까지 요구되어 영사기 고장 시 자체 수리가 필수적이었지만, 지금의 디지털 영사기 시대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IT 지식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 미래에는 영사기사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덤덤하게 전망했다. 현재 점차 도입되고 있는 LED 상영관을 언급하며, 디스플레이 기술이 극도로 발달하면 ‘빛을 쏘는’ 영사기 자체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뜻이다. 일반 가정의 대형 TV처럼 거대한 LED 디스플레이가 극장 벽면을 그대로 채우게 된다면 영사기도, 이를 다루는 사람도 필요 없게 될 것이라는 맥락이다. 스크린 뒤에 스피커를 배치할 수 없는 LED 디스플레이의 물리적 한계마저 극복하는 시대가 온다면, 영사기사라는 직업도 결국 추억으로 남지 않겠냐며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를 마친 김대철 영사기사는 설렘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상영을 기다리는 예매 관객들 사이를 지나, 그들이 마주할 마법 같은 2시간을 위해 다시 영사실로 모습을 감췄다.
노태악·허철훈 피의자 적시… 합수본, 중앙선관위 압수수색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본)가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합수본 검사 지휘를 받아 11일 오전 9시부터 과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선관위 등 7곳을 대상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직무 유기,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에 경찰은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과 서울청 디지털 포렌식 요원, 국가수사본부 등 100여 명을 투입했다. 합수본에서도 검사 3명과 수사관 등 10여 명이 압수수색에 나섰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중앙선관위 노태악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각 지역 선관위 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총 10여 명이 피의자로 명시됐다. 합수본은 이들의 공직선거법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 관여 등 금지)와 제237조(선거의 자유 방해죄) 위반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합수본은 이날 종로구 서울시선관위 사무실에서 투표용지 인쇄 계획서와 회의록, 예산서, 지방선거 관련 CD 등을 확보했다. 또 각 지역 선관위 사무처장 등 간부와 실무 직원의 PC 내 파일 중 이번 6·3 지방선거와 관련이 있는 자료를 대상으로 포렌식 분석도 진행했다. 이번 사태 원인과 허점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11일 국회 본회의에선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가 보고됐다. 여야는 국정조사 범위와 방식 등을 두고 세부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는 일주일째 인파가 몰리고 있다. 수천 명이 밤늦게까지 태극기를 흔들며 투표소로 쓰였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에워싸고 있다.
美 “토마호크 49기로 타격”…이란 “미군기지 18곳 공습”
미국과 이란이 휴전 협상을 앞두고 이틀째 무력 공방을 이어가며 중동 정세가 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양측이 공격 범위를 확대하는 가운데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해협 전면 봉쇄를 선언했고, 걸프 국가들까지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내 여러 목표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며 “이번 공격은 이란의 부당하고 지속적인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미군 발표와 동시에 이란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는 폭음이 이어졌다. 이란 현지 매체들은 이날 새벽 남부 미나브와 시리크 지역에 여러 발의 발사체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해협 인근의 게슘섬과 키시섬은 물론, 수도 테헤란 서부 알보르즈·카라지에서도 폭발음이 감지됐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 최대 정유시설이 있는 아살루예 석유화학단지에서도 방공망이 가동됐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군이 이란을 향해 토마호크 미사일 49기를 발사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는 일부 표적이 테헤란에서 약 65km 떨어진 지역에 있었고, 다른 목표물은 페르시아만과 접한 이란 서부 해안 지역에 위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특히 미국의 추가 공습 직후 호르무르해협 완전 폐쇄 방침을 선언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전쟁 발발 이후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가 최근 일부 유조선에 한해 통항을 허용했던 이란은 이날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란 언론은 통항 금지 조치를 위반한 선박 2척에 실제 발포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를 통해 “오늘 밤에도 상선들은 호르무즈해협을 계속 드나들고 있다”며 이란 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란은 걸프 지역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 공격도 확대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중동 내 미군 기지 18곳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 전날에 이어 바레인의 미 해군 제5함대 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으며, 이날은 이라크 북부 하리르에 있는 미 공군기지 군용 레이더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걸프 국가들도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걸프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바레인에서 긴급 회동한 뒤 공동설명을 발표하고, “이란이 공격적인 태도를 고수한다면 더 큰 고립만 초래할 것”이라며“걸프 국가와 국민을 겨냥한 모든 공격을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당초 국제사회는 조만간 예정된 미·이란 휴전 협상이 긴장 완화의 계기다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협상을 앞둔 양측이 오히려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중동 정세는 한층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정권은 짧다’ 발언 후폭풍? 정청래 사퇴 요구 쏟아진 與 의총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계파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의 당권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친청(친정청래)계 당권파와 친명(친이재명)계 비당권파 인사들도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8월 17일 대전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에 더해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친청계에서는 현 최고위원인 이성윤 의원의 재도전과 정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의 최고위원 경선 출마가 거론된다. 최민희 의원과 임오경 의원도 친청계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다만 최 의원은 ‘친청계’로 거론되는데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친명계에서는 김승원·민병덕·박성준·이건태·정준호·정진욱 의원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의 출마 가능성이 자천·타천으로 제기된다. 계파색이 옅지만, 비당권파에 가깝다고 평가받는 김영호·백혜련 의원도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후보군 면면을 보면 최고위원 경선 역시 정 대표와 김 총리의 ‘러닝메이트’ 경쟁이 될 공산이 크다. 양측의 신경전은 승패를 규정하기 애매한 지방선거 결과 이후 첨예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정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여기에 정 대표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응수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대통령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단한 실언”이라며 “민주당 대표직은 유지하면서 정권은 짧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친명계에서는 “대통령 협박 수준의 발언”이라며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11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정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잇따랐다. 전체 7~8명 발언자 가운데 장철민·신정훈·임미애·최기상 의원 등이 이번 선거를 패배로 규정하면서 정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 대표 측은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민심에 따르는 정치’를 강조한 원론적인 언급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한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현 상황에서 당 주류인 친명계와 전면전은 섣부르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우리는 첫째로 단결, 둘째로 단결, 셋째로 단결”이라며 “늘 그래왔듯 당·정·청은 원팀, 원보이스”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미래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양 측의 갈등이 시간이 갈수록 전면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집권세력 민심이반에도 국힘 PK 정치권 웃지 못하는 이유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부산·울산·경남(PK)의 민심 이반이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국민의힘 PK 정치권은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6·3 지방선거 직전 실시된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조사(5월 26~29일.전국 성인 2008명.무선ARS)에서 56.6%를 기록했던 이재명 대통령의 PK지역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이달 1~5일 조사(전국 성인 2013명)에서 49.7%로 하락했다. 이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8~9일 실시한 조사(전국 성인 1002명. 무선ARS)에서는 PK 지역 긍정평가가 43.3%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정평가는 52.4%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높은 부정평가이다. PK지역 정당 지지도에서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지방선거 이전까지 PK에서 우위를 보였던 민주당은 선거 이후 국민의힘에 1위 자리를 내줬다. KSOI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46.4%, 민주당은 35.1%의 지지율을 기록해 민주당이 11.3%포인트(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지지율 변화가 국민의힘의 적극적인 쇄신이나 정책 경쟁력 강화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집권세력의 실책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이 현재의 우호적 흐름을 장기적인 지지 기반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변화와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단적으로 장동혁 대표는 비등하는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조사(6~8일.전국 성인 2000명.무선ARS)에서 ‘이번 지선 패배의 책임이 장 대표에 있다’는 PK 여론이 70.6%로 압도적으로 높고, 당내 소장파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그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PK 지선에서 드러났듯이 장 대표 체제가 유지되면 23대 총선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일 ‘친윤(친윤석열)계’인 정점식 의원이 김도읍 의원을 제치고 원내대표에 선출된 것도 PK 정치권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지연도 PK 정치권의 고민거리다. 한 의원을 조속히 복당시켜 보수 정치권의 체질 개선과 대국민 이미지 제고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PK 현역들 상당수의 의견이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에 복당하겠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PK 지역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민심 변화에도 향후 총선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이 자발적인 쇄신 노력 없이 여권의 실수에 의존할 경우 지속적인 ‘민심 우위’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역 다지며 보폭 확대하는 한동훈…'정중동' 행보 눈길
6·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갑 국회의원에 선출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당선 일주일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았다. 한 의원은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겨냥한 입법을 잇따라 예고하며 중앙 정치 무대에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지역구 당선 인사에 주력하며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한 의원은 11일 오전 국회를 찾아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 보고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하며 의정활동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에는 국회 대한민국헌정회를 찾아 정대철 헌정회장을 포함한 원로 정치인 20여 명을 만났다. 한 의원은 당선 이후 중앙 정치 무대에 매진하기보다 지역구 주민들과 먼저 만나는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 의원은 앞서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겨냥해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1호 입법으로 예고했다. 이어 선거기간 중 선관위 직원의 휴직을 제한하는 법안, 대법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임직으로 전환하는 법안 등을 잇따라 내놨다. 선관위 개편 방안 등 전국적 관심이 쏠린 사안을 고심하면서도, 자신에게 표를 준 지역구 주민에 대한 감사는 잊지 않는 모습이다. 한 의원은 지난 5일 첫 등원 이후 부산 북구로 내려가 주민들과 만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돌아간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복당 문제에서는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복당 의사를 계속 밝히면서도 급하지 않다는 뜻을 내비치며 차기 보수 대권 주자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보수 재건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국민의힘의 당내 변화 등을 살펴보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수를 재건하고 대한민국 균형추를 바로잡자는 생각에 공감하는 모든 분과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 재건은 미래를 향한 것이지, 과거에 누가 잘못했다는 것을 가려내자는 것은 아니다”며 “그런 차원에서 국민의힘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께 축하 난을 보냈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도 한 의원을 총선·대선을 염두에 둔 보수의 큰 자산으로 평가하며 복당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류가 점차 힘을 얻는 모습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한 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권 구도 전망도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보수 진영의 대권 경쟁이 한동훈·오세훈 두 사람 구도로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보수 진영에서 두 사람 외에 대권 경쟁에 덤벼들기 힘들 것”이라며 “이준석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뭘 하겠다는 것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했고 유승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의원의 지역 밀착 행보에도 후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한 의원이 유세차에 매달리고, 상인들과 어울리고, 땅바닥에도 펄썩 주저앉고, 애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검사를 했다’는 한동훈의 약점이 많이 바뀌었더라”며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가면서 미래에 대한 설계를 지금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정치권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PK(부산·경남·울산) 지역에서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의원이 본격적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하면서 의원실 구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의원은 최근 부산 북구 출신 보좌진을 선임하는 등 보좌진 채용에서도 지역 친화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 당시 캠프에서 한 의원을 적극적으로 보좌했던 부산 출신 인사가 수석 보좌관 후보로 언급되는 등 지역 친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초의회 2석 그친 제3지대, 부산서 대안세력 자리매김 실패
6·3 지방선거에서 부산의 제3지대 정당들이 기초의원 2명을 당선시키며 재도권 진입에 성공했지만, 거대 양당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정치적 대안 세력으로 자리잡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보당 부산시당은 1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이후 12년 만에 부산에서 진보정당 의원이 지방의회에 진출하게 된 뜻깊은 결과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당은 부산에서 16명의 후보를 출마시켰으며, 영도구의회 권혁 당선인과 해운대구의회 손수진 당선인 등 2명이 당선됐다. 다만 진보당이 역량을 결집했던 연제구청장 선거에서는 노정현 부산시당위원장이 민주당 이정식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했음에도, 본선에서 43.62%를 얻는데 그치며 낙선했다. 진보당은 지방의회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지역 정치 지형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다른 제3지대 정당들의 성적표는 더욱 초라하다. 개혁신당은 부산시장 선거에 정이한 후보를 내세우며 기존 정치와의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1.56% 득표에 머물렀다. 최봉환 금정구청장 후보는 2.16%를 얻는데 그쳤다. 조국혁신당 역시 박용찬 금정구청장 후보가 1.36%, 정진백 기장군수 후보가 1.81%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제3지대 정당의 부진 원인으로 취약한 지역 기반을 꼽는다. 거대 여야 중심의 현행 소선거구제가 제3지대 정당에 불리한 구조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방선거는 정당 간 대결 못지 않게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지역 조직력이 중요한 선거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제3지대 정당들은 지역 현안에 대한 차별화된 비전과 생활밀착형 공약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고, 이것이 유권자의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은 민주당과 지지 기반이 일정 부분 겹치는 구조 속에서 독자 노선과 연대 사이에서 딜레마를 안고 있다. 민주당과 거리를 두면 지지층 확장이 어렵고, 반대로 협력에 무게를 둘 경우 독자 정당으로서 존재감이 희미해질 수 있다. 개혁신당 역시 청년층을 중심으로 기존 정치의 틀을 깬 새 정치를 내세웠지만, 지역 유권자들에게 확장성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온라인 중심 선거운동과 세대 담론만으로는 지역 현안이 중요한 지방선거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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