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양수도특별법 남부권 신성장 이끌 재설계 필요하다

입력 : 2026-09-16 0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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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특례' 주장 4차례 제정 도전 실패
부울경 확장 세밀한 전략적 대응 나서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부산일보DB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부산일보DB

부산시는 2000년 ‘대한민국 해양수도’를 선포하며 동북아 해양관문도시 육성 전략을 제시했다. 시는 이후 4차례 해양수도특별법 제정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2005년 부산해양특별자치시 설치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2013년 해양경제특별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2020년 부산해양특별시 설치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차례로 발의됐지만 모두 자동 폐기됐다. 해양수도 관련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부산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역시 국회 상임위 문턱만 간신히 넘긴 채 계류 중이다. 정부의 ‘5극 3특’ 국가 균형발전 전략과 해양수산부 이전을 계기로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을 법적으로 완성해 ‘해양수도법 잔혹사’를 끝낼 시점이 됐다.

그동안 해양수도특별법이 잇따라 좌초된 이유로는 제정 당위성에 대한 분위기 조성 없이 ‘부산의 특례’만 주장했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지역 발전을 위한 필요성에 대해 부산시와 부산 시민만 고취되었을 뿐 법안 통과를 위한 논리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적 명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왜 부산만 특별한 권한을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명확히 답할 근거를 찾아야 정치권을 대상으로 설득이 가능하다. 이에 민선 9기에서 접근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부산만을 위한 특별법이 아니라 울산과 경남을 포함하는 ‘남부 해양수도권’ 전체의 성장 전략이라는 틀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27일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부산해양수도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부산은 해양수도라는 법적 명칭을 갖게 됐다. 이 특별법은 해수부 부산 이전을 신속하게 완료하는 근거는 됐지만, 공공기관과 기업 이전 지원에만 국한됐다. 지난달 5일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기존의 부산해양수도특별법에 ‘해양산업특화 혁신지구 조성 및 지원’ 내용을 덧붙여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양산업특화 혁신지구 조성·운영, 대학·연구 기관 등 협력체계 구축, 디지털 해양산업 육성 및 혁신지구 기업 지원 등이 핵심인데, 최초 발의안에서 배제됐던 내용을 대폭 보완했다는 점에서 진전이 있었다.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남부권 신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해양수도특별법을 재설계해야 한다. 해양 비즈니스 중심지 부산, 친환경 에너지 허브 울산, 항만물류와 제조업을 가진 경남을 아우르고 북극항로 개척, 해양금융 활성화 등 해양 중심의 동남권 전략 산업 육성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정치적 동력을 얻고 국회와 중앙정부 설득에 나설 필요가 있다. ‘남부 해양수도권’에 걸맞은 지위와 권한도 특별법에 명시해야 한다.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 변경, 국무총리 직할 기구로의 지정, 전폭적 행정·재정적 특례 등 실질적 권한이 뒤따라야 한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부울경이 합심해서 세밀한 전략적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