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에너지’ 경남 ‘기계’ 부산 ‘항만’ 유기적 연결을 [통합 로드맵 다시 쓰자]

입력 : 2026-09-15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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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뭉쳐야 산다
분절 정책으로는 경쟁력 한계
6개년 초광역 발전 전략 기대
광역철도 1시간 생활권 눈앞
일상에서 체감하는 통합 돼야

동남권 초광역 협력 사업 중 하나인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건설사업’이 완성되면 부울경을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철도 기반의 안정적 광역교통망이 구축된다. 부산시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일대(사진 왼쪽)와 울산시 울산역 일대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동남권 초광역 협력 사업 중 하나인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건설사업’이 완성되면 부울경을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철도 기반의 안정적 광역교통망이 구축된다. 부산시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일대(사진 왼쪽)와 울산시 울산역 일대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시대다.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역 간 연계·협력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됐다.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통령은 민선 9기 시장·군수·구청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고질적인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전 국토의 잠재력을 깨워 모든 지역이 함께 도약하는 ‘모두의 성장 시대’를 만들어야 비로소 우리에게 미래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모두 함께 도약하고 같이 성장하려면 손을 잡아야 한다. 부울경도 마찬가지다.

■경계로 쪼개진 정책은 한계

1985년 부울경은 전국 인구의 17.4%를 차지했지만, 2021년 부울경 인구의 전국 비중은 14.9%로 줄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인구 비중은 39.1%에서 50.5%로 늘며,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빨아들였다. 일자리와 교육을 이유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부산 인구가 줄어도 경남·울산은 늘어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극심한 수도권 집중으로 그런 구조도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기준 동남권 지역내총생산(GRDP)은 288.7조로 전국의 13.9%를 차지했다. 이는 1985년 대비 광역권 중 가장 큰 하락 폭(4.6%포인트)을 기록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정현민 상근부회장은 “부울경이 각자 고만고만하게 먹고 살 산업을 갖고는 있지만 현재 수준에서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며 “시도 경계로 쪼개진 분절적 정책으로는 산업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지켜내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5극3특’ 중심으로 전국의 산업 지도를 재편하고, 주거·교육·복지·문화 등 지방 정주여건을 개선해 지방 주도의 균형성장을 실현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권역 단위로 국토공간을 계획하고, 권역 단위로 지역 전략산업을 선정해서 집중 육성해 국내외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광역 통합과 협력은 국가 차원의 초광역 경제권 전환을 위한 제도적 전략인 셈이다.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 도약을

정부는 부울경 권역별 성장엔진으로 △첨단 조선·해운 △미래모빌리티 혁신제조 △우주항공·방산 △차세대 원전·에너지 4개 분야를 선정했다. 이에 부울경은 산업·교통·생활·행정 등 분야별 협력과제를 구체화한 초광역 로드맵으로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 도약에 나선다.

지난 8일 부산에서 만난 전재수 부산시장, 김상욱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부울경 초광역 협력 공동선언문’에서 재정 지원을 위한 초광역특별계정과 초광역특별협약 등 정부 균형성장 정책에 대응해 부울경 미래 먹거리를 담은 부울경 6개년 초광역 발전전략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3개 시도는 초광역특별계정 신설에 대비해 주력산업을 3X(디지털·그린·제조혁신) 산업으로 대전환해 글로벌 광역 경제권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3대 시도의 산업적 강점을 이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 부회장이 제안한 ‘부울경 에너지-제조-해양사업화 실증벨트’가 대표적이다. 울산이 수소와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탈탄소 에너지를 실증하면, 이 에너지를 경남이 피지컬 AI로 전환된 기계·방산 제조와 진해신항의 지능형 항만의 시스템에 구현하고, 부산이 실제 운항 환경에서 이를 검증하자는 주장이다.

정 부회장은 “동남권 산업기반에 실존하는 운항 데이터, 기술·테스트베드, 부산항·진해신항 등 실증 공간, 센텀2지구의 플랫폼 공간, 해양수산부·해사법원·BPA 등 국가 권한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를 결합하면 국가 피지컬 AI 축에 빠져 있는 ‘해양·실증’을 채워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광역권 교통으로 더 가깝게

통합과 관련해 시민 입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사업은 광역교통망이다. 2021년 진행된 시민 인식조사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조성을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으로 ‘1시간 생활권 광역교통망 구축’ 응답이 51.4%로 가장 높았다.

2031년 개통 예정인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사업은 3개 시도를 연결하는 동시에, 부산도시철도 1호선·양산선·정관선을 통해 동남권 전체를 잇는 핵심 노선이다. 특히 부산 노포역~양산 웅상~KTX 울산역을 약 45분 만에 이동하게 되면서 인적·물적 교류 활성화로 부울경 경제 공동체를 가능하게 만들 예정이다.

부산연구원 이정석 선임연구위원은 “광역철도로 1시간 생활권이 되면 수도권에서는 2시간 이상 걸리는 출퇴근이 부울경에서는 훨씬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KTX울산역~양산(북정)~김해(진영)을 잇는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와 함께 동남권 광역철도의 순환축을 형성하고, 가덕신공항 접근성도 높인다.

여기에 부전~마산간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부산과 경남 이동시간은 30분대로 줄어든다. 진해 용원과 부산 신호 BRT가 구축되고, 현재 일부에서 시행되는 광역환승할인제가 부울경 전체로 확대되면 권역 내 도시철도, 광역전철, 트램, 경전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이용 편의성이 높아진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