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부 항구 도시 반다르 아바스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을 선박들이 통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파병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정부가 논의 속도를 조절하며 신중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파병 동의안을 제출하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가 필요한데, 이번 NSC엔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압박에 최소 병력 파견을 검토한다는 말이 있지만, 한미 외교장관 회담 결과 등에 따라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17일 열리는 NSC 상임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7일 NSC에서 파병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단 전망이 나왔지만, 오는 18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과 국내 여론 추이 등을 고려해 시점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파병 문제가 논의되더라도 이날 결론은 나오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16일 NSC 관련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 드리기 어려움을 양해 바란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 측 압박이 지속되면서 정부 안팎에선 더 이상 시간을 끌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 여론과 여당 일각 반발을 고려해 비전투 혹은 방어 성격의 전력을 중심으로 최소 병력을 파견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정부가 파병 동의안을 국회에 보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조현 외교부 장관이 오는 18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하는 점 등이 속도 조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이날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라 17일 NSC 참석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병이라는 중대 외교·안보 현안을 외교부 장관 없이 논의하긴 쉽지 않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 측과 의견을 교환하고, 국익 등을 종합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8일 기자회견에서 파병에 대한 의견을 먼저 밝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이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열릴 예정이라 이 대통령이 파병 여부나 기여 방식 등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