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지 ‘미프진’ 이르면 내년 초 도입 (종합)

입력 : 2026-09-16 18: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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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임신 9주 이하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신중지약’으로 알려진 미프진을 합법화했다. 단, 도입 초기 2년간은 미프진을 병원에서 처방·조제하고 이후 약국 조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성평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는 1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브리핑했다.

이재명 정부는 미프진 도입을 국정과제로 정했고,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직접 관계 부처에 허용 방안을 논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성평등부는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이 지속되고 미프진 도입이 지연되면서 개선이 시급하다고 보고했다.

미프진 도입이 늦어져 현장에서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물이 불법 유통되고 있고, 여성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수술 또는 약물 복용을 선택할 권리가 제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식약처는 미프진 도입을 위한 허가와 심사 계획을 보고했고, 복지부는 단계적 도입과 의료 현장 내 관리 방안을 보고했다.

임신중지 약물 유통 목표 시기는 내년 1분기다. 관계 부처는 일단 미프진 도입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이후 부작용이나 안전성 검토 등을 거쳐 약국 조제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임신중지약 도입은 임신과 출산이 여성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간 안전하게 임신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지 못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원민경 성평등부장관은 “정부가 정식으로 임신중지약 도입 방안을 발표한 만큼, 국가의료체계 하에서 보다 안전하게 임신중지가 이루어지고 임신중지를 할 수밖에 없는 사회경제적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부 발표에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여성들이 안전하고 검증된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신속한 도입을 요구했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후속 입법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중지약물이 섣불리 도입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건강한여성재단 인공임신중절위원회는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도입의 순서와 조건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이는 안전한 진료 접근성과 부작용 관리체계를 먼저 확보해야 여성의 건강권이 실질적으로 보호된다는 의학적 판단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