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하나된 아시아’를 꿈꾸며 19일 개막한 20회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회 시작부터 미숙한 운영이 속출하고 있다. 선수단이 훈련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거나 수송 버스가 오지 않는 등 경기력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나오기도 해 아시아 최고 스포츠 축제라는 명성에 오점이 생겼다는 비판도 나온다.
20일 12년 만의 결승전을 앞두고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이날 오전 나고야의 한 체육관에서 슈팅 훈련 등을 하며 몸을 풀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전 10시에 오기로 배정된 선수단 이동 버스가 나고야 시내 선수단 숙소에 오지 않았다. 경기를 앞두고 슛 감각을 끌어올리려 했던 대표팀은 일정을 미룰 수 없어 훈련을 취소했다. 지난 16일에도 남자 축구 대표팀은 훈련장으로 이동할 차량이 아예 배차되지 않아 훈련 시간이 늦어지기도 했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실내 훈련장에서 훈련했다.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훈련장을 배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조직위는 18일 오후까지도 공식 훈련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8강전을 앞둔 여자 배구 대표팀은 호텔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했다.
개막을 앞두고 아이치·나고야로 입국하고 있는 선수단의 입국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지난 17일 입국한 탁구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공항에서 3시간, 웰컴센터에서 2시간을 대기하고 저녁 7시가 넘어서 숙소인 크루즈선에 겨우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 조정 대표팀 선수들은 공항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지체돼 컨디션 우려 등으로 사비를 들여 숙소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하키 경기장에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경기 전 나오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8일 일본 기후현 가카미가하라 그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하키 조별리그 A조 한국과 방글라데시의 경기에서는 시작 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연주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한체육회는 경기 후 조직위원회에 항의 서한을 보내 경위 해명과 공식 사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단에서 조직위원회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항의 서한을 발송하고, 조직위 고위층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회 초반부터 이어지는 운영 혼선의 배경에는 예상보다 몸집이 커진 대회와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한 ‘분산형 대회’ 운영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위원회는 당초 선수와 임원 등 1만5000명 규모를 전제로 대회를 준비했지만 종목 추가 등으로 참가 인원이 1만 7000명 수준으로 늘었다. 다만 개별 수송 사고의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배차 사고, 경기 전 국가 송출 실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메인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은 지난 19일 ‘하모닉 하트비트’(Harmonic Hearbeat)’를 주제로 대회 주경기장인 파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아시안게임을 맞이하는 설렘을 '심장 박동'으로 표현한 개회식은 아시안게임을 맞이하는 설렘을 표현하는 심장 박동을 시작으로 시작됐다.
선수단 입장에서 한국 선수단은 16번째로 입장했다. 탁구 스타 신유빈과 조정 김동용이 기수로 한국 선수단의 행진을 이끌었다.
개회식 2시간의 주요 공연은 일본의 전통 문화와 최첨단 기술의 만남에 맞춰졌다. 유명 가부키 배우 나카무라 간쿠로가 산업용 로봇팔을 배경으로 연기를 펼쳤다. 일본의 전통과 아이치의 첨단 산업을 상징하는 다양한 디자인의 의상을 입은 출연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나고야를 상징하는 나고야성이 경기장 한복판에 모형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 기수로 선정된 조정 김동용과 탁구 신유빈이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회식 백미인 성화 점화에는 일본에서 열린 역대 아시안게임의 역사가 담겼다. 지난달 18일 1958년 도쿄 아시안게임 당시 성화대에서 채화한 불, 이틀 뒤인 1994년 히로시마 대회 개최지인 평화기념공원의 ‘평화의 불’, 여기에 이번 개최지 아이치에서 얻은 불까지 세 개의 불이 만났다.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2004 아테네 올림픽 육상 헤머던지기 메달리스트인 무로후시 고지와 아버지인 무로후시 시게노부가 최종 성화를 봉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화의 마지막 주자는 남자 해머던지기 금메달리스트 무로후시 고지 부자였다. 고지는 아버지이자 아시안게임 해머던지기 5연패를 달성한 무로후시 시게노부와 나란히 성화대로 올라 성화대에 불을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