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해양수도권의 심장이 될 부산항 북항은 해양수산부와 산하기관, HMM 등 해운기업, 해사국제상사법원 등이 들어서 글로벌 해양 비즈니스 중심지로 성장이 기대된다. 사진은 2004년 노후 항만 재개발사업이 시작되기 전(위)과 1단계 부지 개발이 한창인 2022년 부산항 북항 일대의 위성 사진. 부산항만공사 제공
글로벌 해양 비즈니스 중심지로 성장할 북항 1단계 재개발 부지에는 2030년 해양수산부 신청사가 들어선다. 국적 해운선사 HMM도 이곳에 랜드마크급 신사옥을 짓겠다고 밝혔다.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과 해사국제상사법원, 부산 이전을 공식화한 해운기업들, 설립을 추진 중인 동남권투자공사 등도 협력 시너지 창출을 고려하면 북항에 모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이들의 이전 또는 설립 작업은 어디까지 온 걸까.
■해사법원 움직일 인재 양성 시급
먼저 부산해사국제상사법원(이하 부산해사법원)은 지난 6월 24일 법원청사건축심의위원회를 통해 오는 2028년 3월 부산 동구 좌천동 동구문화플랫폼에서 임시청사로 우선 개원하는 것이 확정됐다. 또 2032년 북항 재개발지역 내 청사를 새로 지어 이전하기로 하고 부지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부산해사법원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민사·행정 사건과 국제상사 사건을 함께 처리하는 전문 법원이다. 해사 민사 사건은 선박 충돌, 선박 건조 계약, 운송 계약, 용선 계약, 선원 임금 등과 관련된 사건이며, 해사 행정 사건은 해운업 면허, 항만 사용료, 어업 허가 등이 포함된다. 국제 상사 사건은 외국과 관련된 요소가 있는 상사법률관계 사건이다.
해사법원 개원 일정이 정해진 만큼, 관련 로펌과 중재 단체 등을 모아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 교육과정을 통한 인재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열린 ‘부산해사법원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준비 방향과 과제’ 포럼에서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정영석 교수는 “해사법무 생태계는 인력이 빠지면 순환하지 않는다”면서 “해사중재인, 해사전문 변호사, 해사금융 전문가 등 모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해사법과 국제상사법, 중재, 실무를 아우른 통합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해양 공공기관 이전 ‘골든타임’ 놓쳐
해수부가 해양수도권 육성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추진해온 산하 공공기관 이전은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 재정당국과 지원 방안 협의가 지연되는 사이 논의가 식어버렸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항로표지기술원, 해양환경공단,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양조사협회 등 6곳이 이전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대부분 부산시의 이전 희망 공공기관 명단에 포함됐다.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과 부산시의 2차 공공기관 유치가 별개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플러스 알파(+α)’ 효과를 내는 것은 어렵게 됐다.
다만, 국토부 주도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통해 이들 기관의 부산행이 확정된다면 장기적으로 북항 재개발 지역에 자리잡을 가능성은 높다. 해수부 관계자는 “시기가 다소 늦어지겠지만 이전이 확정되면 해양수도 특별법에 근거해 부산으로 옮겨오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정주 여건 지원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남권투자공사 법안 연내 통과 기대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은 지난해 12월 발의된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세부 시행령 마련 및 본격 설립 추진이 가능하다. 부울경 주력산업 고도화 지원을 위해 설립이 추진되는 동남권투자공사는 맞춤 정책금융을 제공해 산업·경제 생태계 전환, 지역 일자리 창출 등 동남권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그런데 최근 부산시가 2차 공공기관 이전 주력 대상으로 산업은행을 내세우면서, 동남권투자공사 설립과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전국을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기관이기에, 산업은행 본점이 부산으로 오면 단순히 공공기관 하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닌 국가 정책금융의 주요 의사결정 기능이 이동한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부산 입장에서는 둘 다 부산에 두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박재율 공동대표는 “산업은행이 이전하면 이미 여러 금융 공공기관이 모여 있는 문현금융단지에 정책금융의 의사결정 기능과 전문인력이 더해질 수 있고, 여기에 동남권투자공사까지 설립되면 부산의 해양·물류, 울산의 자동차·조선, 경남의 기계·방산 등 지역 산업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더욱이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수도권 잔류 최소화’와 ‘관련 기관 집적’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면서, 부산은 산업은행을 다시 요구할 명분이 생겼다. 해수부 관계자는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은 금융위원회 소관 업무라 추진 상황을 공유하며 지켜보고 있다”면서 “국회 정무위 연내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