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허위 영상에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5600개 소지한 현직 경찰관 구속(종합)

입력 : 2026-10-04 14:07:35 수정 : 2026-10-04 1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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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동대문서 소속 모 경장 붙잡아
SNS 사진 이용해 AI로 허위 영상물 제작도
거짓 영상 400개 중 50개를 텔레그램 유포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일보DB 부산경찰청 건물 전경. 부산일보DB

인공지능(AI)으로 지인의 사진을 성 착취물로 만들어 퍼뜨리고,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과 불법 촬영물 수천 개를 보관한 현직 경찰관이 구속됐다. 이 경찰관은 경찰 입직 전 동종 사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고, 제복을 입은 뒤에도 허위 영상물 제작과 유포를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청소년성보호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 동대문경찰서 교통과 소속 20대 A 경장을 지난달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동대문경찰서는 부산경찰청으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를 받은 직후 A 경장을 대기발령했으며 현재 직위해제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A 경장은 2022년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SNS 등에 공개된 사진을 이용해 AI 기반 허위 영상물 400여 건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50여 건을 텔레그램 등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12월 허위 영상물이 공유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수사하기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신분 위장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관이 신분을 숨기고 대화방에 들어가 게시자와 유포자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위장 수사는 이른바 ‘N번방’ ‘박사방’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지난 2021년 9월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에 따라 시작됐다. 지난해 6월부터는 성폭력처벌법에 근거해 성인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수개월 동안 추적을 이어간 경찰은 지난 7월 A 경장을 특정해 입건했다. 이후 A 경장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범죄사실은 허위 영상물 3개를 유포했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압수한 전자기기를 분석하면서 애초 수사 범위를 크게 넘어서는 불법 영상물이 무더기로 확인됐다.

압수물 분석 결과 A 경장은 허위 영상물 2600여 개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1600여 개, 불법 촬영물 1300여 개 등 모두 5600여 개의 불법 영상물을 소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허위 영상물 400여 개는 A 경장이 직접 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영상물도 직접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한 뒤 A 경장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A 경장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와 관련해 “호기심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 경장의 범행은 경찰에 입직하기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2024년 4월 경찰에 들어왔지만 2022년 3월부터 허위 영상물을 제작하기 시작해 경찰관이 된 이후에도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입직 전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과거 기소유예 처분받은 범행이 경찰관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A 경장에 대한 범죄 전력이 조회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