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호텔 매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하얏트 플레이스 호텔 전경. 이원준 기자 lwj@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 지역 건설사들 중 호텔을 소유하거나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시행사 부도 탓에 ‘울며 겨자먹기’로 호텔을 떠안은 사례도 있는 등 코로나와 공사비 상승 속에 그동안 ‘애물단지’나 다름 없었던 호텔이 관광 훈풍 덕에 ‘효자’가 됐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예가 연제구 연산동에 지난 2월 문을 연 하얏트 플레이스 부산 연산이다. 아시아드 경기장, 사직구장과 가까운 4성급 가성비 호텔로 입소문을 탔고, 지난 8월에는 100%에 가까운 이용률을 보여줬다. BTS 부산 공연 땐 정상가로 손님을 받았는데, 히트를 쳤다.
우성종합건설 정한식 대표는 “첫 삽을 뜨는데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됐고, 모델하우스 오픈을 하는 날 코로나19가 시작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사비 상승 등이 겹쳐 6~7년 공사 기간이 그야말로 악재와의 싸움이었다”고 회고했다.
지역 토종 건설사가 ‘하얏트’라는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가 제시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추려다 보니, 이미 했던 공사를 다 뜯어내고 다시 하기도 다반사였다. 출산으로 치면 ‘난산’이었는데, 낳고 보니 효자가 된 셈이다.
호텔은 대규모 고용 창출을 하는 사업장인 만큼, 지역 일자리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얏트 플레이스 부산 연산의 경우 룸메이드(객실정비), 건물관리 등 직원 13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남구 문현동 국제금융센터 옆 아바니호텔도 사정은 비슷하다. 유림건설은 DL이앤씨와 공동사업자로 시공에 나섰는데, 시행사가 채무 상환을 못하면서 공동 채무를 안게 됐다. 대출이자를 상환하고 공사비를 받아야 하니 할 수 없이 운영까지 유림건설이 맡게 됐다. 소유권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호텔 수익금으로 금융비용과 채무변제를 해결하니, 유림건설로서는 호텔 매출 상승이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이 된다.
아바니호텔의 경우도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7%나 상승했다.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그 전 7 대 3, 8 대 2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반반 정도까지 올라왔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지역 건설사 중 호텔 운영의 선두주자급으로 볼 수 있는 라발스호텔의 대성문 또한 최근 관광객 급증에 따른 매출 증가로 숨통이 트이고 있다. 영도구에 위치한 호텔이다 보니 원도심 지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성비’ 호텔로 꼽는 곳이다. 부산역과 가까운 입지도 강점이다. 호텔 측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작년 대비 12%가량 매출이 늘었다.
대성문 관계자는 “라발스는 다른 호텔들과 달리 로열티를 주지 않는 자체 브랜드임에도 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꾸준하게 매출이 일어나 건설사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진건설이 소유한 서구 송도 윈덤그랜드 호텔 또한 관광객 증가로 매출이 증가하면서 건설사 운영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에 비하면 호텔이 사업 규모나 수익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건설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시기, 보릿고개를 버텨낼 수 있게 하는 자신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