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영화를 통해 지역 공동체의 소통과 화합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는 이색 영화제가 열린다.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부산 중구 부산영화체험박물관과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2026 시민스포츠영화제’가 진행된다. 부산일보와 부산영화체험박물관, 관객문화협동조합 모퉁이극장이 공동 주최하고, BNK부산은행이 공식 후원한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행사로 올해 주제는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이다. 실패와 좌절 뒤 삶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용기, 스포츠가 만드는 연대의 힘 등을 조명하는 작품들로 상영작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꾸렸다.
영화제 관객은 전석 무료로 초청된다. 관람과 참가를 원하면 부산일보 해피존플러스 이벤트 페이지나 부산은행 용돈받기 서비스에 가입한 뒤 신청하면 된다. 추첨을 통해 당첨된 신청자에게 해당 영화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관람권 1인 2매를 증정한다.
올해는 생활체육 동호인과 청소년, 지도자, 시민 관객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늘렸다. 시민이 주체가 돼 소통하는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이자 스포츠문화축제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부산 출신 왁킹 댄서 왁씨(Waackxxxy). 왁씨 본인 제공
16일 오후 5시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부산 출신 왁킹 댄서 왁씨(Waackxxxy)가 특별공연을 선보인다. 왁씨는 늦게 춤을 시작했지만 남다른 노력으로 2023년 레드불 댄스 유어 스타일에서 아시아 최초 여성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등 국내외 많은 팬들을 보유한 아티스트다.
개막작 영화 ‘라이즈’ 스틸컷. ㈜무비다이브 제공
개막작은 세드릭 클라피쉬 감독의 ‘라이즈’(2024)다. 부상으로 삶의 방향을 잃은 발레리나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몸과 삶을 회복해 가는 이야기로, 파리 오페라발레단 출신 배우 마리옹 바르보가 주연을 맡았다. 현대무용가 호페쉬 쉑터가 안무에 참여해 완성도 높은 춤 장면을 선보인다.
17일에는 모퉁이극장에서 세 편이 상영된다. 오전 11시에 상영되는 ‘땐뽀걸즈’(2017)는 거제여상 학생들이 댄스스포츠라는 생소한 꿈에 도전하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 ‘땐뽀걸즈’ 스틸컷. KT&G 상상마당 제공
오후 2시의 ‘드래프트 데이’(2014)는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신인 드래프트 당일, 팀의 운명을 건 단장의 하루를 그린 스포츠 드라마다. 상영 후에는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를 만든 이정향 감독이 '좋은 지도자의 모습과 좋은 선수의 조건'을 주제로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생활체육 지도자와 청소년, 동호인도 함께한다.
오후 5시에는 중년 남성들이 수중발레로 서로의 동료가 되어 가는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2019)이 상영되며, 부산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 커뮤니티가 참여한다.
18일 오전 11시에는 가난한 농촌 마을의 아이들이 크로스컨트리팀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실화 바탕의 영화 ‘맥팔랜드 USA’(2015)가 상영된다. 스포츠가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케빈 코스트너의 묵직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영화 ‘모래바람’ 스틸컷. ㈜영화특별시SMC 제공
오후 2시에는 여성 씨름선수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모래바람’(2024)이 상영되고, 실제 주인공인 임수정 선수와 관객과의 만남이 준비돼 있다. 비주류 종목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매 순간 온 힘을 다하는 선수들의 여정을 통해, 승패를 넘어선 도전 정신과 연대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폐막작은 존 휴스턴 감독의 ‘승리의 탈출’(1982)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억류된 연합군 포로들이 축구 경기를 계기로 탈출을 시도하는 실화를 다룬 영화다. 축구 영웅 펠레와 젊은 시절의 실베스터 스탤론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폐막작을 추천한 덕화명란 장종수 대표가 함께해 영화 속에서 그려진 자유를 향한 열망과 도전 정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올해 영화제는 지역 생활체육 공동체와 영화를 직접 잇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됐다. 지난해는 스포츠 영화에서 다양한 가치와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는데, 올해는 한발 나아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주최 측은 영화제를 스포츠와 문화가 융합된 시민축제 브랜드로 키워 가겠다는 계획이다.
김현수 프로그램 디렉터는 “넘어진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 사람이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힘이 될 수 있다”며 “영화를 함께 보고 함께 뛰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시민들이 다시 연결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