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일본처럼 60세 정년 뒤 재고용”

입력 : 2026-10-11 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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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5세로 상향 요구에 맞서
재고용으로 연장한 사례 공개

지난해 정년 연장 입법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지난해 정년 연장 입법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경영계가 법정 정년을 한꺼번에 늘리기보다 정년 뒤 재고용을 중심으로 고령자 고용을 넓혀야 한다며 정년을 60세로 묶어둔 채 재고용으로 65세 고용을 이어가게 한 일본의 사례를 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3월 일본 후생노동성과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현지 기업 등을 찾아 조사한 결과를 담은 ‘일본의 정년연장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11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998년 법정 정년을 60세로 정한 뒤 28년째 그대로 두고 있다. 그 대신 2006년부터 기업이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가운데 하나를 골라 시행하도록 의무화했다.

적용 연령은 62세에서 시작해 2013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올렸고, 재고용 대상자는 노사가 정한 기준으로 고를 수 있게 했다. 2013년에는 희망자 전원 재고용도 도입돼 경과기간을 거쳐 지난해 전면 시행됐다.

제도 도입 당시 일본은 대졸 취업률이 55% 안팎까지 떨어진 ‘취업 빙하기’였다. 경영계가 청년 채용과 고령자 고용을 동시에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하자 노동계가 선별 재고용을 일부 받아들였다.

2010년 기준 재고용된 근로자는 정년 직전 임금의 평균 68.4%를 받았고, 정부는 고용보험으로 임금 감소분 일부를 메워줬다. 2024년 기준 21인 이상 기업의 67.4%가 재고용 방식을 택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정에 맞게 임금체계를 손봤다. 한 일본 기업은 현역 직원의 연공 임금 곡선을 낮추고 평가에 따른 인상 폭을 넓혀 확보한 재원으로 재고용자 임금을 올렸다.

경총은 근속 30년 이상 임금이 1년 미만의 2.95배에 이르는 국내 노동시장에서 정년만 일괄 연장하면 청년 채용 여력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0~30대 ‘쉬었음’ 인구는 71만 7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경총 이상철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일률적인 법정 정년연장 논의에서 벗어나, 일본의 정책 경험처럼 청년 고용과의 충돌을 방지하고 기업의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하는 재고용 중심의 유연한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노동계는 법정 정년 상향을 요구하지만, 경영계는 임금체계 개편과 재고용 중심의 고용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