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규제 강화’ 부산 조선·항만·해운업 새 도약 기회

입력 : 2026-10-21 17: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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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부산본부·해양대 공동 연구
국내 친환경 선박 투자 확대 견인
고용 창출·항만 인프라 확충 기대
배출권 비용 절감 방안 등 과제도

국제해운의 탄소규제 강화가 부산의 해양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부산항 북항 신선대감만 터미널. 연합뉴스 국제해운의 탄소규제 강화가 부산의 해양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은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부산항 북항 신선대감만 터미널. 연합뉴스

국제해운의 탄소규제 강화가 부산 해양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탄소규제가 국내 친환경 선박 투자를 늘리고, 이는 부산 조선·조선기자재 산업에 상당한 규모의 생산·고용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국립한국해양대 해운경영학부 남현정 교수와 한국은행 부산본부 이송희 과장이 공동으로 수행한 ‘탄소규제 강화가 부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조사연구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21일 내놓았다.

조사연구에 따르면 국제해운의 탄소규제는 조선·항만·해운업에 각각 친환경 선박 투자 확대, 항만서비스 고도화, 운항 전략 변화 등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의 경우 고효율 선박과 대체연료 추진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신규 선박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52.2%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 국내 친환경 선박 투자 규모는 약 10조 7000억 원 늘어나며, 이에 따른 부산 지역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1조 5920억 원, 고용유발 8991명, 부가가치유발 6268억 원으로 분석됐다.

특히 부산 지역 생산유발효과의 78.7%는 울산·경남·전남과의 산업 연계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이 친환경 선박 투자 확대의 낙수 효과를 누리려면 이들 지역을 잇는 광역 공급망을 구축하고, 우수한 품질의 조선기자재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울산과 경남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연구개발(R&D)·시험·인증·금융 등 고부가가치 전문서비스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항만업에서는 친환경·대체 연료 추진 선박의 기항을 지원하기 위한 친환경 연료 공급과 벙커링, 선박 육상전력공급설비(AMP), 항만장비 전동화, 스마트 에너지관리 등의 중요성이 커져 친환경 항만서비스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항에서 추진 중인 221억 원 규모의 친환경 항만서비스 인프라 투자를 적용하면, 부산 지역에 생산유발 276억 원, 고용유발 126명, 부가가치유발 109억 원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부산항의 친환경 전환이 단순한 설비 확충에 그치지 않고 전문인력 수요와 고부가가치 서비스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의 친환경 전환은 AMP, 친환경 연료 벙커링, 항만장비 전동화, AI 기반 에너지관리를 개별 사업으로 추진하기보다 이들을 연계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되, 탄소감축 효과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투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운업은 국제해운 탄소규제의 직접적인 비용 부담 주체인 만큼, 항로와 선박 운용 전략을 조정해 연료비와 탄소배출권 비용을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부산~로테르담 항로에서 수에즈 운하 대신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항해거리 단축으로 연료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8.6% 감소하고, 연료비와 탄소비용을 각각 약 7억 8000만 원, 1억 7000만 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북극항로는 장기적인 연구·실증 대상으로 접근해야 하며, 슬로우 스티밍은 연료 소비와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지만, 항해일수 증가와 선박 회전율 하락으로 추가 선복과 용선비 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세밀한 전략이 요구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