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한 국회서 ‘3색 행보’…보수 주도권 경쟁 본격화

입력 : 2026-11-03 16:52:35 수정 : 2026-11-03 16:54:24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 가

오세훈 토론회에 현역 30여 명 참석
오세훈-한동훈 연대 가능성 주목
한동훈 “많은 사람 함께해야”

무소속 한동훈 의원(가운데)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당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공동 주최한 국민의힘 윤상현(왼쪽), 김기현 의원(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 한동훈 의원(가운데)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당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공동 주최한 국민의힘 윤상현(왼쪽), 김기현 의원(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같은 날 국회에서 각자 공개 행보에 나서며 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항소심 무죄 이후 유력 대권 주자로 급부상한 오 시장이 국회를 찾자 현역 의원 30여 명이 몰렸고, 오 시장은 한 의원에게 조만간 따로 만나자는 뜻을 전하며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 의원도 ‘명분 중심의 연대’로 화답하면서 보수 재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오 시장은 3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과 서울시가 공동 주최한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토론회에 참석했다. 지난달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첫 국회 방문이다.

행사장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38명가량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장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권영세·나경원·조은희 의원 등 서울 지역 의원은 물론 성일종·박상웅·이만희·권영진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부산에서는 김대식·김미애 의원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보수 통합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만나지 못할 사람이 없고 함께 힘 합치지 못할 사람 없다”며 “다음 총선에서 만에 하나 패배하게 된다면 삼권분립조차 인정하지 않는 이 무도한 정권을 또다시 연장시켜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과의 회동 가능성도 열어 뒀다. 오 시장은 전날 한 의원과 상갓집에서 마주친 사실을 전하며 “‘1년 전에 쓰이던 동영상이 자료 화면으로 쓰일 정도로 뵌 지가 오래됐는데, 그렇게 보기 좋은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며 “조만간 한번 뵙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한 의원을 비롯해 우리 당 누구라도 앞으로 찾아뵙고 고견의 말씀을 듣겠다”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화합, 통합을 모색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오 시장 행사보다 30분 앞선 오전 9시 30분 ‘정당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5선 김기현·윤상현 의원이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고, 6선 주호영 의원이 축사를 맡았다. 한 의원 토론회에는 친한계를 포함해 국민의힘 의원 20명이 참석했고, 당 지도부인 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한 의원은 “국민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는 정당에 ‘상향식 공천’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중진들과 함께 행사를 열며 손을 내미는 동시에, 자신이 복당해 당권을 잡더라도 공천 불이익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의원들에게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의원은 오 시장의 손짓에도 화답했다. 그는 “국민을 위한 정치는 친분이 아니라 명분”이라며 “정치공학보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기와 비전으로 많은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의 내년도 예산안을 직접 발표하며 정부·여당과 각을 세웠다. 그는 “대한민국을 빚더미에 앉히는 이재명 정권의 예산 폭주와 혈세 탕진, 국민의힘이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당협위원장 당무감사에도 착수하며 총선을 앞두고 당 조직 정비에 나섰다.

장 대표는 오 시장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며 힘을 실었지만, 한 의원의 복당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보수 대통합을 묻는 질문에 “통합과 연대를 통해 오히려 갈등이 커지는 것은 본질과 어긋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의원들의 행사 참석 여부를 두고 보수 주자들의 당내 영향력을 가늠하는 해석이 이어졌다. 한 의원 토론회보다 오 시장 행사에 더 많은 의원이 몰리면서,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비토 정서가 약한 오 시장에게 현역들이 쏠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의원 10여 명은 두 행사에 모두 참석해 세 대결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