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내 쓰레기 집하장을 마주할 때마다 과소비가 남긴 불편한 현실과 마주한다. 내용물보다 몇 배나 큰 포장재가 산처럼 쌓여 있고, 택배 상자 속에는 에어캡과 비닐이 가득하며, 제품마다 겹겹이 둘러싸인 포장재가 버려져 있다.
이처럼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한 과대 포장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심각한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러 겹의 불필요한 포장과, 재활용이 극도로 어려운 복합 재질의 플라스틱·비닐 등은 폐기물 처리 부담을 가중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늘려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발생한 포장재 폐기물량은 약 234만t에 달한다. 이는 2019년 대비 약 22%나 증가한 수치로, 특히 코로나19 이후 배달 문화 확산과 온라인 쇼핑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중 재활용률은 여전히 60%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플라스틱 포장재의 경우, 복합 재질과 이물질 등의 문제로 인해 실제 재활용률은 30% 미만으로 추산되어 폐기물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되고 있다.
불필요한 포장 하나를 줄이는 일은 비록 작은 실천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것이 모여 자원을 아끼고 지구의 부담을 덜어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될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정부가 함께 손잡고 과대 포장 없는 지속 가능한 소비문화를 만들어 갈 때, 비로소 우리는 병든 지구를 되살리고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과대 포장 뒤에 숨어 지구의 비명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모두 행동에 나설 때이다. 포장을 줄이면 지구가 웃는다.
김동석·부산 부산진구 부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