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세계해양포럼’ 참가자들이 로비에 마련된 해양 기업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이원준 기자
올해로 20회를 맞은 세계해양포럼(WOF)이 학계와 업계 중심의 엄숙한 틀을 벗고 시민 곁으로 바짝 다가섰다. 일반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부대프로그램이 마련되면서 행사장은 첫날부터 활기를 띠었다. 특히 이번 포럼은 기존 롯데호텔에서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로 자리를 옮겨 20주년의 상징성을 더했다. 부산 바다의 심장부인 북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데다, 부산역과 보행데크로 직접 연결돼 시민 접근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열린 해양 축제’로서의 의미를 한층 살렸다는 평가다.
개막 첫날인 3일, BPEX 콘퍼런스 라운지에 들어서자 해양 관련 서적 200여 권이 비치된 ‘바다도서관’이 눈에 띄었다. 통유리창 너머로는 부산항 북항 일대와 최근 흑상어 ‘부캉이’로 화제를 모은 친수공원이 한눈에 펼쳐져, 방문객들은 탁 트인 바다 전망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책장을 넘겼다.
바다도서관 바로 옆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친환경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버려진 병뚜껑을 재활용한 비즈로 ‘업사이클링 키링’을 만들거나, 재생지에 도장과 스티커를 찍어 꾸미는 ‘나만의 달력 만들기’ 체험이 이어졌다. 아이와 함께 부스를 찾은 한 시민은 “친수공원에 산책을 나왔다가 우연히 들르게 됐다”며 “전문적인 포럼이라 시민들이 즐길 거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아이와 함께 체험도 하고 해양포럼이 어떤 행사인지도 새롭게 알게 돼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체험 공간도 발길을 붙잡았다. BPEX 회의실에 마련된 미디어 전시공간에서는 관람객들이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수심 1000~4000m의 심해를 생생하게 탐험했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미지의 해저 생태계를 가상현실로 실감 나게 구현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바다도서관과 업사이클링 체험, VR 심해 탐험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은 포럼 기간인 5일까지 사흘간 계속된다.
콘퍼런스장 복도에는 해양 관련 스타트업과 기관들의 홍보 부스 15개 줄지어 섰다. 포럼 세션장을 오가는 국내외 내빈과 참가자들은 복도를 거닐며 스타트업의 신기술을 접하고 자연스럽게 교류를 나누는 등 활발한 네트워킹을 펼쳤다.
콘퍼런스 라운지 한쪽에는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포토카드로 출력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WOF 참가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시민들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포럼 둘째 날인 4일부터 이틀간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해양 전문가를 만나 바다의 신비를 배우고 진로를 탐색하는 토크 콘서트 ‘리틀 바다 TALK’가 열린다. 일방적인 전달 방식의 강연에서 벗어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무대 위 전문가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양방향 소통 방식으로 꾸려진다.
4일에는 해기사 출신 인기 크리에이터 ‘샐리’가 해기사 직업의 세계를 생생하게 소개하고, 과학커뮤니케이터 ‘엑소’가 ‘질문으로 발견하는 바다과학’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이어 5일에는 진지혜 다온수산질병관리원장이 ‘수산질병관리사’를,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제주연구소장이 ‘심해가 품은 미래’를 주제로 눈높이에 맞춘 흥미진진한 바다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