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데이터 인프라·피지컬 AI 통합 제어 구축, 핵심 과제” [제20회 세계해양포럼]

입력 : 2026-11-04 18: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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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관련 3개 세션]
AI 현장 적용, 해양 산업 발전 관건
AX 위한 공공 데이터 구축 주문
수산업 AI 접목, 불확실성 극복
흐름 자동화가 항만 경쟁력 좌우

4일 BPEX에서 열린 제20회 WOF 2일차 ‘산업을 잇다’ AI 세션에서 발제자들이 ‘AI 어부 시대의 준비’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WOF사무국 제공 4일 BPEX에서 열린 제20회 WOF 2일차 ‘산업을 잇다’ AI 세션에서 발제자들이 ‘AI 어부 시대의 준비’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WOF사무국 제공

전 산업계에 인공지능 전환(AX) 바람이 거센 가운데, 해양·수산·항만 산업 전반에서도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열쇠로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피지컬 AI 기반의 통합 제어’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해양 AX 열쇠는 ‘데이터 인프라’

제20회 세계해양포럼(WOF) 이튿날인 4일 열린 ‘바다를 이해하는 AI’ 세션에서는 AI의 현장 적용이 해양 산업과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이끌 핵심 열쇠로 제시됐다.

기조강연에 나선 리즈 퍼거슨 오션 사이언스 애널리틱스 대표는 AI 도입으로 수동 음향 모니터링(PAM)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정확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퍼거슨 대표는 “해양 생물 음향과 자연음, 선박 소음이 뒤섞인 바다 환경에서도 최신 딥러닝 모델은 수신 장비의 잡음을 걸러내고 특정 생물의 신호를 정밀하게 분류해 낸다”고 말했다. 이어 방대한 음향 데이터의 신속한 전처리가 가능해지면서 광범위한 해역 모니터링의 효율성도 크게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생태계 건강 평가나 보호구역 지정, 규제 등 최종 정책 결정에는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개입이 필수적이므로 AI는 대체를 넘어선 보조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류동근 국립한국해양대학교 총장과 대담을 가진 김용옥 HD현대 CAIO AI 전략위 산업 AX분과위원은 현장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공공 데이터 개방을 촉구했다. 김 위원은 “스타트업이 필요한 주요 항만 정보는 대부분 국가가 보유해 개별 구축이 불가능하다”며 공공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주문했다. 아울러 “숙련 인력의 노하우 등 암묵지 비중이 큰 산업 특성을 고려해 이를 디지털 자산으로 축적하고 현장과 신규 인력에 환원할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직관 의존 벗고 데이터로…

연이어 열린 ‘AI 어부’ 세션에서는 수산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AX)은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전통 방식을 과학적 데이터 기반으로 바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핵심이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기석 아가비타 대표는 “통영 욕지도 참다랑어 양식장에서 드론과 센서 등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며 “정밀한 생산 예측이 가능해지면 수산 관련 정책보험 가입 절차가 간소화되고 보장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업계 역시 수산업의 AI 접목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경찬 엔브이씨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수산·해양은 변수가 많아 수학적 모델로는 예측에 한계가 컸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추론하는 AI를 통해 불확실성을 극복할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공적인 수산 AX를 위한 선결 과제로는 ‘데이터 확보’와 ‘민간 생태계 조성’이 꼽혔다. 박솔잎 해양수산부 데이터전략팀장은 “민간의 자본과 역량 없이는 AI 전환이 불가능하다”며 “정제된 데이터를 공공 플랫폼을 통해 민간에 환원하고, 기업이 이를 분석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지속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메리 키쉐 탄자니아 해양수산연구소(TAFIRI) R&D·협력부장은 “기술 격차로 인한 소외를 막기 위해 선도국과 개발도상국 간 긴밀한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의 두뇌로 제어 ‘피지컬AI 항만’

항만 자동화의 패러다임이 ‘장비 자동화’를 넘어 인공지능(AI) 기반의 ‘흐름 자동화’로 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심현정 한국과학기술원 부교수는 피지컬 AI가 구현된 스마트 항만의 핵심을 ‘선박 체류 시간의 획기적 단축’으로 정의했다. 선박이 입항해 출항하기까지 거치는 전 과정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흐름의 자동화’가 항만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심 교수는 “사전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기존 장비 자동화는 이미 상당 수준 안착했으나, 장비 간 대기 시간이나 야드 내 병목 현상 등 돌발 정체를 유연하게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흐름의 자동화는 전체 물류 프로세스를 실시간으로 최적화해 총 소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이 같은 시스템을 부산항에 도입하기 위한 3대 핵심 과제로 △항만 특화 데이터 축적 △안전성 평가 기준 수립 △표준화 체계 정립을 제시했다. 심 교수는 “장비와 데이터 간 표준화가 뒷받침돼야만 AI의 지속적인 학습과 항만 전반의 통합 제어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항만 내 모든 장비와 흐름이 ‘하나의 두뇌’를 통해 유기적으로 제어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