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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곳도 새롭게…댕댕이와 온천천 100배 즐기기 [반려동물과 여기 어때]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부산 지역 낮 최고 기온이 15도를 오르내리는 초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집 반려견도 오매불망 봄이 오기만 기다렸다. 겨울은 활개치며 마음껏 뛰놀기에는 춥다. 반려견도 이를 아는지 산책 시간이 좀 더 길어진다. 이런 날씨에 집 근처만 산책하기는 아쉽다. 반려견과 어딜 가면 좋을까 생각하다 동래온천길이 생각났다. 동래온천길 중에서도 산책과 여유 두 가지를 즐길 수 있는 온천천 카페거리에 다녀왔다.
■ 동래온천길 산책 즐기기
부산도시철도 온천장역에서 명륜역, 동래역을 지나 온천천 카페거리까지 이어지는 동래온천길은 산책하기 좋아 사시사철 사람들로 붐빈다. 무엇보다 계절이 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온천천만한 곳이 없다. 봄에는 벚꽃와 유채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푸르른 녹음의 계절 여름, 노랗거나 붉게 물드는 가을, 고즈넉하면서도 차분한 겨울까지 사계절이 주는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온천천은 산책길을 따라 난 벚꽃이 활짝 필 때 가장 아름답다. 벚꽃이 만개하는 봄에는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해 오는 방문객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반려견과 나들이를 하기에는 다소 불편이 따른다. 그래서 적당한 햇살이 있는 겨울의 끝자락인 요즘이 방문하기에 더 좋다.
동래온천길을 마냥 걷기만 하는 것에서 나아가 재밌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스탬프 투어를 하는 것이다. 완주와 만끽 2가지 코스가 있는데, 스탬프 찍기를 완성한 후 인증하면 소정의 상품도 받을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걷던 산책길에 소소한 미션을 더하니 걸을 맛이 더 난다.
특히 활발한 반려견과 함께라면 온천천 카페거리 스탬프 인증대에서 시작해 명륜 1번가 스탬프 인증대로 가는 코스를 추천한다. 카페거리에서 시작해 45분쯤 걷다 보면 '반려동물 산책 놀이공원'이 나온다. 부전교회 옆 쌈지공원을 개조해 2019년 개장한 이 공원은 온천천을 이용하는 반려견과 반려인에게 항상 열려 있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소형견과 중형견 공간을 분리하고 울타리까지 설치해 오프리시(목줄을 착용하지 않는 것)로 마음껏 뛰놀 수 있다. 태양광 가로등과 야광 타일 덕분에 야간에도 이용이 가능하다. 배설물을 보호자가 직접 치우는 펫티켓은 기본이다. 맹견, 질병이 있는 반려견, 동물등록을 하지 않은 반려견, 발정이 있는 반려견 등은 출입할 수 없다. 아무리 에너지가 넘치는 반려견이라도 왕복 2시간 걸리는 산책 코스라면 꿀잠 예약이다.
■소소하지만 쉼이 있는 온천천 카페거리
반려견과 산책을 즐긴 후에는 숨 돌릴 시간도 필요하다. 온천천 카페거리 가게는 대부분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 카페거리를 거닐다 보면 '반려동물 환영'이라고 적힌 팻말이나 포스터를 쉽게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음료 한 잔과 함께 출출한 배를 채워 줄 브런치 카페 '샐루아투스'를 방문했다. 유럽풍의 빈티지 감성이 돋보이는 샐루아투스는 프랑스어로 모두들 안녕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프랑스 가정집에 들어선 듯 포근하다.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시그니처 메뉴인 에그인헬과 게살 바질 베이글을 주문했다. 에그인헬은 지옥에 빠진 달걀이라는 뜻으로 토마토소스에 각종 야채, 향신료를 첨가한 스튜에 달걀을 넣어 먹는 요리다. 함께 나온 바게트에 토마토소스와 달걀을 얹어 먹으니 짭조름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곧이어 나온 게살 바질 베이글은 빵이 부드럽고 촉촉해 호불호 없이 먹기 좋다. 카페에 반려견을 위한 메뉴는 없지만 반려견을 위한 배려는 있다. 반려견이 마실 물을 요청하자 반을 자른 종이컵에다 생수를 준비해 준 것이다. 덕분에 반려견이 편하게 목을 축였다.
배가 많이 고프지 않다면 카페 오달당을 방문해도 좋다. 새하얀 외벽의 2층짜리 단독주택을 개조한 오달당은 온천천 앞에 위치해 있다. 공중전화 부스를 연상시키는 빨간 문을 열자 감성 가득한 포스터와 엽서로 꾸민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반려견을 동반했다면 주문 후 2층으로 향하면 된다. 오달당은 일반 고객과 반려견 동반 고객을 층으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가팔라 반려견을 안고 가거나 이동장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오달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는 혼자 먹는다고 반려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건조 간식, 고구마 치즈볼, 붕어빵 등 반려견을 위한 간식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 무엇보다 2층은 테라스와 매장에 난 창 너머로 계절 색을 입은 온천천 뷰를 온전히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이외에도 코모도 테이블, 꼼시꼼사 등 반려견을 동반할 수 있는 다양한 카페들이 있다. 반려견과 산책 후 카페 투어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월요일과 화요일 휴무인 곳이 많으니 확인 후에 방문하자.
■네 컷 사진으로 반려견과 추억 남기기
여유와 쉼을 즐겼다면 오늘 하루를 기념할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겨 보는 건 어떨까. 최근 지인들을 만나면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네 컷 사진을 찍는 것이 필수 코스가 됐다. 네 컷 사진은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즉석 무인 사진관이다. 90년대 후반 친구들끼리 모여 사진을 찍던 스티커 사진의 요즘 버전인 셈이다.
샐루아투스를 나와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네 컷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스트리트웜앤쿨'이 나온다. 매장 앞 유리문에 붙어 있는 '반려동물 출입 대환영'이라는 문구가 반갑다. 사진을 찍기 전 매장에 비치된 머리띠·안경 등 마음에 드는 소품으로 치장한다. 반려견을 위한 소품도 있다. 소품을 챙겨 부스 안으로 들어가 포즈를 취해 여덟 컷을 찍고 마음에 드는 네 컷을 고른다. 인쇄를 누르자 1분도 채 되지 않아 인화된 사진이 나온다. 사진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하면 동영상과 사진도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반려견과 색다르게 찍고 싶다면 항공 샷 구도의 '하이앵글' 부스도 있다. 간편하게 반려견과 나만의 사진을 갖고 싶다면 네 컷 사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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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친구들] 후원·봉사 수도권 단체에 쏠려…지역민의 지역 단체 관심 필요
‘반려동물의 친구들’ 연재의 취지는 부산의 반려·유기동물 관련 단체를 모두 소개하는 것이었다. 아울러 이들 단체의 현황을 살피고 개선점을 찾는 것에도 주력했다.
지난 3월 부산시 동물복지지원단을 시작으로 〈부산일보〉 취재진은 총 16개 단체를 찾아 소통했다. 이들 단체는 대부분 대표와 직원들의 헌신 덕에 명맥을 이어 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기동물을 구조하거나 보호하는 단체는 적은 인력으로 밤낮없이 일하느라 신체적 한계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소동물인 고양이나 개를 돌보려면 허리를 굽히는 노동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노동에 오랜 시간 노출된 탓에 각종 후유증에 시달린다. ‘반려동물생명윤리협회’ 이정화 대표는 두 번의 허리디스크 수술 외에도 어깨를 들어올리지 못하는 증상이 있다고 호소했고, ‘부산동물구조협회’의 정인현 대표는 온몸에 남은 긁히고 물린 상처를 직접 보여 줬다.
취재진은 부산의 모든 단체를 만나지는 못했다. 이들은 ‘부담스럽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한 단체 대표와 통화하면서 복잡한 사정을 알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특정 단체의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극단적인 동물 애호가들이 존재한다. 예컨대 관련 법에 따라 유기동물들을 케이지에 보호했더니 ‘왜 케이지에 동물을 가두느냐, 동물학대다’라고 따지고 민원을 제기하는 식이다. 언론에 노출돼 이목이 쏠리는 것이 단체들 입장에선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시청·구청 등 관할 지자체와의 마찰도 해묵은 과제다. 단체 입장에선 지자체가 동물권 문제에 너무 무관심하다고 느낀다. 반면 지자체는 담당 인력과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고 동물권의 가치가 제고되는 시대적 흐름을 고려하면 지자체에서 보다 많은 재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가 맡아야 할 동물 구조 업무를 민간 동물단체가 담당하는 점까지 따져 보면 지원 확대는 마땅하다.
무엇보다 동물단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빚까지 떠안고 단체를 운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동물을 많이 구조하고 보호할수록 기부금도 늘어나지만, 병원비 등 단체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그만큼 증가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구조다.
부산의 동물단체 대표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수도권 집중’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동물애호가들의 기부와 봉사활동이 서울에 본사를 둔 유명 동물단체에 집중돼 정작 지역 소재 단체들은 소외 당한다는 지적이다. 유명 단체들은 기부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직원을 적극 채용해 활발하게 일할 수 있지만, 지역 단체들은 소규모 인력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어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지역 시민들이나 기업들조차 유명하고 잘 알려진 서울 단체에 가입하고 후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역이 잘되려면 지역 사람들부터 지역을 돌아봐야 한다”는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김애라 대표의 지적이 공감을 자아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