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남성의 고독사와 자살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진단과 처방은 이미 숱하게 나와 있다. 국가와 지역공동체가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다져야 한다거나, 청년·노인층과는 달리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5060 남성을 위한 맞춤형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거나, 사회적 연결을 복원시켜 줘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원론적인 논의에 그치는 것들이라 정작 5060 남성들의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고독사나 자살 같은 극단적인 경우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5060 남성들은 문득문득 외로움을 절감한다. 그럴 때마다 친구라도 찾자 싶어 전화기를 들지만 이내 머쓱해진다. 오랜 친구들은 가까이 없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오래 두고 사귀지 않아 깊은 정이 없다. 일로 만난 지인은 결국은 일 때문에 만날 뿐, 일이 끝나면 서로 보지 않을 사이다. 도대체 그 많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하는 생각에 속으로 쓴웃음만 지을 뿐이다. “그렇지 않은 5060 남성도 많다”고 힐문하면 딱히 대꾸할 말이 궁색하겠지만, 그래도 가슴 한구석에 서늘한 바람이 스침은 어찌할 수 없다.
그나마 한 줄기 위안은 있겠다. 자기가 그런 것처럼 외로움에 겨워하는 비슷한 처지의 5060 남성들이 옆에 얼마든지 있으니까. 사무치는 외로움 속에 쓸쓸히 삶을 이어가는 ‘또 다른 나’를 바라보며 술잔이나 기울일 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