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 있는' 동계스포츠] 정식종목 채택 매스스타트

입력 : 2018-01-09 19:14:52 수정 : 2018-01-09 22:54:22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 '얼음 위 마라톤'

지난해 2월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2018 평창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펼쳐진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매스 스타트에 출전한 김보름(가운데)이 선수들이 넘어지는 혼전을 뚫고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빙상은 역대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쇼트트랙 외에도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등 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종목 다변화'에 성공했다. 당시 한국 빙상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 3개와 은 2개, 쇼트트랙에서 금 2개와 은 4개, 동 2개를 획득했다. '효자 종목'의 위상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스피드 스케이팅 전용
한 바퀴 400m 트랙에서
쇼트트랙처럼 자리 다툼 치열

네 바퀴마다 1·2·3위에 점수
결승선 통과 순서대로
60·40·20점 주고 총합산

■스피드+쇼트트랙=매스스타트


쇼트트랙의 정식 명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다.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 우리가 흔히 부르는 스피드스케이팅이다.

쇼트트랙은 스피드스케이팅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경기 운영 방식 등 많은 점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트랙 길이'와 '경주 여부'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은 400m 긴 트랙에서 두 명의 선수가 몸싸움 없이 기록을 재 순위를 가른다. 두 명의 선수는 인-아웃코스로 구분된 트랙에서 함께 뛰는데, 상대방의 라인을 침범할 수 없다.

롱트랙 경기가 기록 싸움이라면 쇼트트랙 경기는 순위 싸움이다. 쇼트트랙은 롱트랙보다 짧은 111.12m 타원형 트랙에서 3명 이상의 선수가 경쟁을 펼치며 순위를 겨룬다.

두 종목의 세부 종목은 주로 거리로 나눈다. 쇼트트랙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남자 1000m·5000m 계주와 여자 500m·3000m 계주 등 4종목으로 시작됐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때 남자 500m와 여자 1000m가 추가됐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남녀 1500m가 추가돼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린 주요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최단거리 500m부터 최장거리 1만m까지 다양하다. 두 팀이 반대 방향에서 스피드를 겨루는 '팀 추월 경기'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팀 추월은 각각 세 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트랙 정반대 편에서 출발해 각 팀에서 마지막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의 기록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남자는 8바퀴, 여자는 6바퀴를 주행한다.

여러 명의 선수가 경쟁을 펼치는 매스스타트 종목은 2018 평창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다.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리는 쇼트트랙'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여러 선수가 쇼트트랙처럼 지정된 레인 없이 16바퀴(6400m)를 함께 달려 육상의 마라톤처럼 순위를 가린다. 스피드 스케이팅용 롱트랙(400m)을 사용하지만, 쇼트트랙처럼 레인 구분 없이 자리다툼을 벌이는 게 특징이다. 점수 산정 방식도 독특하다. 4·8·12·16바퀴를 돌 때마다 1·2·3위에게 각각 5·3·1점을 주고, 결승선을 1~3위로 통과하면 각각 60·40·20점을 준다. 획득한 모든 포인트를 합쳐 최종 순위를 매긴다.

■폭발적 스피드 vs 재치 있는 코너링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펼쳐진 스피드스케이팅과는 달리 쇼트트랙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스피드스케이팅에 뿌리를 둔 쇼트트랙은 트랙과 경기 방식 등 룰이 정립되면서 196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으로부터 정식 종목으로 편입됐다. 1992년 제16회 알베르빌 대회 때 처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됐다.

기록 경쟁인 스피드스케이팅은 직선 주로의 주법이 곡선 주로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여기엔 마찰력과 공기저항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선 근력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체격 조건이 좋은 네덜란드 등 유럽, 북미권 선수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이유다. 최근에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훈련량과 체력을 바탕으로 격차를 줄이고 있다.

쇼트트랙은 코스가 짧고 출전 선수가 많다 보니 곡선 주로 주파가 직선 주로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곡선 반경도 짧기 때문에 주로를 이탈하지 않고 코너링할 수 있는 스케이팅 기술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략과 전술, 체력 안배, 작전 수행 능력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선수 간 충돌 시 반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심판의 재량권도 스피드스케이팅보다 훨씬 크다. 체격적으로 열세인 한국 등 아시아권 선수들이 쇼트트랙에서 활약하는 이유다.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