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부산을 흔히 '항구도시', '관문도시'라고 부른다. 이는 부산이 부산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발전했던 근대 도시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부산항 제1부두는 명칭에서도 나타나듯이 본격적인 국제물류항으로서 근대기 가장 먼저 부산에 만들어진 역사적인 항만시설이다. 부산항 제1부두는 1912년 6월 완공, 운영돼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현재와 같은 컨테이너 부두로 그 모습이 점차 변해 왔다. 그렇다면 최초의 부산항 1부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건립 당시는 지금과 달리 부산역에서 이어진 철도 레일이 1부두 끝까지 들어와 화물이 도착하면 곧바로 철도를 이용해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즉, 화물이 도착하면 타 지역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철도와 연계돼 있어 당시엔 첨단 물류 운송 시스템을 가지고 있던 항만시설이었다.
그리고 1부두 위에는 길이가 300m에 달하는 대형 건물인 상옥(上屋)이 건립돼 있었다. 이 건물은 물자를 보관하는 단순한 창고의 역할과 더불어 여객 대합실, 매표소, 찻집, 사무실 등이 갖추어져 있었다. 즉, 당시 관부연락선을 타고 오가는 사람들이 머무르는 공간으로 지금의 국제여객터미널이 부산항 제1부두 위에 건립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밖에도 부산항 제1부두 바로 앞에는 부산세관과 부산역이 위치해 부산을 오가는 외부인과 물자들이 곧장 부산역으로 이동하여 열차를 타고 가깝게는 서울로, 멀게는 유라시아 대륙으로 향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이처럼 부산항 제1부두는 항구도시, 관문도시로서의 부산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시설이다. 따라서 부산항 제1부두의 역사적 가치를 살려 부산다운 역사문화 공간으로 보존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남윤순
피란수도 부산유산 유네스코 등재 기록화연구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