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가 1일 온오프라인 스토리텔링 콘텐츠 '부산돼지국밥 로드'를 선보인다. 부산의 돼지국밥 식당 30곳을 조건별로 찾아보고 지도에서 찾아보고 투표도 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더 자세한 이야기는 특별 페이지(porksoup.busa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할매국밥
비계째 숭덩숭덩 썬 고기에 맑은 국물에는 송송 썬 파와 고춧가루를 띄웠다. 뽀얀 국물만 아는 사람이라면 낯설 법한 이 비주얼은 오로지 물에 질좋은 고기와 약간의 뼈만 넣고 삶아서 나온다. 평양에서 피란온 고 최순복 씨가 1956년 삼화고무 공장 앞에서 시작했다. 그 날 고기가 떨어지면 문을 닫고 직접 만드는 이북식 순대는 이르면 점심 전에 다 팔리고 없다. 둘째 며느리 김영희(65) 씨가 맛도 인심도 그대로 지키고 있다.
개업 1956년 가격 돼지국밥 5,500원 수육백반 7,000원 영업시간 10:00-19:30 일요일 휴무 주소 부산 동구 중앙대로533번길 4
합천국밥집
송송 썬 파를 띄운 국물 아래 두툼하게 썬 고기가 훤하게 비친다. 맑은 국물이지만 고기만 삶는 건 아니고 사골을 너무 오래 끓이지 않고 건져낸다. 김치 깍두기뿐 아니라 해마다 고향 합천에서 뽕잎 새순을 따서 담는 장아찌를 비롯해 제철 반찬을 따로 준다. 밥을 말아주지는 않지만 고기를 뜨거운 육수로 데우는 토렴은 고수한다. 천병철(61) 씨 박점순(58) 씨 부부에 이어 아들 천기정(32) 씨가 2대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
개업 1999년 가격 따로국밥 8,000원 수육백반 9,000원 영업시간 09:00-21:00 주소 부산 남구 용호로 235
합천일류돼지국밥
살짝 투명한 뽀얀 국물에 빨간 양념, 노란 간마늘 한 숟갈. 외양은 강렬한데 맛은 개운하다. 서울에서 특수분장 회사를 다니던 박지영(41) 씨가 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가장이 된 어머니 배동석(65) 씨를 따라 스물여섯 살 때부터 경영이나 축산 공부를 해가며 가게를 일궜다. 밥과 반찬 셀프 리필 같은 서비스도 남들보다 앞서 도입했다. 규모가 큰데도 대부분 대기를 각오해야 한다. 돼지우동도 많이 찾는다.
개업 2003년 가격 고기국밥 8,000원 수육백반 10,000원 영업시간 24시간 주소 부산 사상구 광장로 34
합천식당
조방앞 돼지국밥 골목에는 합천식당이 두 개다. 시장 사람들은 하나를 '할머니 집', 또 하나를 '할머니 딸 집'이라고 부른다. 1960년대 고 김우자 씨의 창업 이후 1992년 딸 김해영(50) 씨 가게가 하나 더 생겼고, 이 곳을 지금은 3대 손녀 백지원(28) 씨가 운영한다. 질 좋은 뼈와 고기를 직접 손질해 삶고 삼사십 번씩 토렴을 하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단골 취향 맞춤 서비스도 그대로. 얼큰한 땡초국밥도 있다.
개업 1960년대 후반 가격 돼지국밥 7,000원 수육백반 9,000원 영업시간 08:30-21:30 1·3주 일요일 휴무 주소 부산 부산진구 자유평화로 23
형제전통돼지국밥
지금 구남로 광장이 논둑이던 1972년 해운대시장에서 경북 청도 출신 김옥자(79) 씨가 개업했다. 남편을 사고로 잃고 막 첫돌을 넘긴 막내까지 아이 다섯과 남은 김 씨의 선택이었다. 4년 전 조카 김영숙(59) 씨가 가게를 받았다. 시장 안 식육점에서 매일 신선한 국산 고기를 받아 냉장고에 넣을 틈도 없이 바로바로 삶아 낸다. 뼈와 고기를 따로 삶고 그 날 재료는 그날 다 소진한다. 부추는 겉절이가 아니라 김치로 낸다.
개업 1972년 가격 돼지국밥 6,000원 모듬수육 20,000원 영업시간 06:00-20:00 주소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41번길 13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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