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9·10차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21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소집 첫날 코치진과 대화하고 있다. 대표팀은 24일 이란과의 홈경기에 이어 29일 아랍에미리트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연합뉴스

‘이번에야 말로 지긋지긋한 11년 무승의 악연을 끊겠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란전을 앞두고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을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치른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로 이동, 29일(한국시간) 오후 10시 45분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와 마지막 10차전을 소화한다.

한국과 이란은 이미 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이란이 승점 22(7승1무)로 조 1위이고, 한국이 승점 20(6승2무)로 2위다.

월드컵 최종예선 24일 치러

2011년 이후 7경기 3무 4패

‘손·황·황’ 공격 삼각편대 가동

이란 주 득점원 2명 경기 불참

벤투호도 4명 교체 코로나 변수

카타르행 티켓은 확보했지만, 벤투 감독은 이란과 아랍에미리트를 꺾고 조 1위에 오른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란은 ‘아시아 최강’으로 자부하는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 A매치에서 9승 10무 13패로 밀린다.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1-0 승리 뒤 11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7경기에서 3무 4패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치른 최종예선 4차전에서도 벤투호는 이란과 1-1 무승부에 만족했다.

벤투호는 안방에서 열리는 맞대결에선 반드시 이란과의 악연을 끊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벤투 감독은 정예 멤버를 모두 불러모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등 공격 삼각편대가 다시 재가동에 들어갔다.

손흥민은 지난 주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시즌 첫 멀티골을 넣으며 골 감각을 끌어올린 상태라 더욱 기대가 크다. 황희찬은 지난 13일 에버턴FC와 경기에서 엉덩이 부상으로 교체돼 우려를 샀으나, 다행히 대표팀에 합류했다.

센터백 김민재(페네르바체)와 중원의 정우영(알사드) 등 ‘척추 라인’은 홍철(울산 현대), 이용(전북 현대)의 부상 공백을 충분히 메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란 대표팀은 주 득점원인 메디 타레미(FC포르투)와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 로테르담)가 코로나19 확진으로 빠졌다. 타레미(4골)와 자한바크시(3골)는 최종예선 이란이 넣은 13골 중 절반인 7골을 책임진 공격수라 타격이 크다. 이는 한국에겐 이란을 잡을 기회인 셈이다.

다만 한국도 코로나19 때문에 나상호(서울FC)·정우영(SC프라이부르크)·김진규(전북)·백승호(전북)가 빠지고 조영욱(서울)·남태희(알두하일)·고승범(김천 상무)·원두재(울산)가 대체 발탁되는 변동이 발생했다. 코로나19 방역 관리가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유리한 포트를 배정받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이란을 꺾을 필요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 팀을 세계 랭킹에 따라 4개 포트로 나눠 조를 짜는데, 상위 포트에 속할수록 약팀과 같은 조에 묶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조 1위로 마쳐 랭킹을 끌어올린다면 3번 포트도 가능하다는 예상이다.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소집 훈련 중인 벤투 감독은 “두 경기에서 승점 3씩을 따내야만 조 1위를 할 수 있다. 이게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의 또 하나의 과제다. 팀으로서도 상당히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라고 승리를 강조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