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만 꽂아도 당선? 대진표 나온 PK 곳곳이 ‘빅매치’

입력 : 2024-02-18 18:22:46 수정 : 2024-02-18 18: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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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8일 4·10 총선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단수공천 대상자를 확정하면서 눈길을 끄는 ‘PK 대진표’도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각자 지역 기반과 인지도, 성과 등 개인 경쟁력을 두고 맞붙는 ‘자존심 싸움’인 만큼 곳곳이 격전지로 부상하며 PK 총선판은 한층 더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 사하갑 지역에선 국민의힘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단수공천을 받으며 더불어민주당 재선 최인호 의원과의 매치가 성사됐다. 특히 이들은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 선후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 의원은 부산대 85학번으로 1988년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이 전 부시장은 7년 뒤인 1995년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정치적 행보는 달랐지만, 각별한 사이인 이들이 양보 없는 총선 상대로 맞붙으면서 대결에 이목이 더욱 쏠린다.

북강서을에선 국민의힘 3선 중진인 김도읍 의원과 민주당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간 대진표가 짜여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김 의원은 성과 위주의 의정 활동과 오랜기간 다져온 탄탄한 지역 기반을 자랑한다. 한시적이지만 시정의 정점에 서 본 변 전 대행은 정통 행정관료로서,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시장 권한대행을 지내며 신망을 쌓아온 경쟁력 있는 야당 자원으로 꼽힌다.

부산의 대표적인 여당 강세 지역인 해운대갑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주 전 비서관은 본선에서 민주당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과 맞붙는다. 홍 전 구청장은 여권 텃밭인 해운대갑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호평을 받아 위협적인 상대로 꼽힌다. 중앙권 네트워크가 강한 주 전 비서관 역시 지역에서 인지도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면서 이들의 본선 경쟁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장엔 국민의힘 초선 정동만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이로써 정 의원과 민주당 최택용 기장지역위원장 간 ‘리턴매치’가 확정됐다. 지난 총선에서 정 의원은 49.63%를 득표하며 44.41%의 최 위원장을 꺾고 국회에 입성한 바 있다. 민주당은 그간 다진 지역 민심으로 지역구 탈환을 노리고 있다. 다만 최대 복병은 오규석 전 기장군수다. 조만간 무소속 후보로 등록해 기장 총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오 전 군수의 등장에 따른 여야 표 분산이 기장 총선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강서갑 역시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전 부산시장이자 5선 중진인 서병수 의원이 당내 험지인 이곳으로 뛰어들면서 민주당 재선 현역 전재수 의원과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북강서갑은 그간 국민의힘 총선 자원을 찾지 못하는 등 여권 인사들의 기피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서 의원이 당의 북강서갑 출마 요청에 화답하고 전략공천이 이뤄지면서 여야 ‘빅 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이번 PK 총선이 더욱 주목받는 배경에는 서 의원에 이은 3선 김태호·조해진 의원의 낙동강 벨트 ‘험지 출전’도 포함된다. 경남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지역구를 둔 김 의원은 양산을,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현역인 조 의원은 각각 김해을 지역에 출마한다. 김태호 의원은 양산을 현역인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도지사 매치’를 벌인다. 김태호 의원은 32대 33대 경남도지사를, 김두관 의원은 34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조 의원은 김해을 현역 김정호 의원과 맞붙는다. 험지로 떠난 중진들이 총선에서 생환할 경우 이들의 정치적 체급은 급상승할 전망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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