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건설 노동자 5명 중 1명, 1년 새 실직

입력 : 2024-07-08 2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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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취업자 12만 6000명 그쳐
지난해 동월보다 3만여 명 감소
2016년 후 8년 만에 최소 취업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지역 건설업의 극심한 침체가 지속되며 부산의 건설업 종사자 3만 2000명이 1년 새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2016년 이후 8년 만에 취업자 숫자가 가장 적은데, 본격적인 위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부산의 건설업 취업자는 12만 6000명으로 전년 동기 15만 8000명에 비해 3만 2000명(-20.1%) 줄었다. 부산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11월 15만 1000명부터 12월 14만 8000명, 올해 1월 14만 4000명, 2월 13만 6000명 등 지난해 연말부터 매달 수천 명씩 줄어드는 추세다.

5월을 기준으로 할 때2022년의 경우 종사자 수가 16만 4000명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올해 수치는 2016년 12만 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도 건설업의 쇠퇴는 두드러진다. 지난 5월 부산의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0.8% 줄었을 뿐이고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및 기타(4.8%), 제조업(3.6%) 등은 오히려 취업자가 늘었다. 건설업 취업자의 두드러진 감소가 지역 취업시장을 갉아먹는 모양새다. 여기서 건설업은 종합건설업과 하도급 위주인 전문건설업을 포괄한다.

부산전문건설협회 한종석 사무처장은 “일감이 없어 휴업하거나 폐업하는 사업장이 한두 곳이 아니다. 사업장이 무더기로 사라지니 근로자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며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민간은 신규 사업 추진을 안 하고 있다. 지자체가 공공 발주라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의 위기는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 5월 전국의 건설업 취업자 수와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동반 감소했다. 5월 건설업 취업자는 207만 명으로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이 분야 통계가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15년 만이다.

건설업 고용자보험 가입자 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감소하며 9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 2월 77만 7000명을 기록한 이후 매달 1000명 안팎으로 보험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다.

건설업은 하반기로 갈수록 공사가 늘어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5월 취업자 수 감소는 이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건축 마감공사 물량이 위축된 영향인데, 앞으로 공사 물량이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용직은 물론 상시 근로자마저 줄면서 건설산업 침체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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