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치과 병원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다 이물질을 삼킨 환자가 300㎞ 떨어진 제주도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공의 대규모 사직 사태가 불러온 의료 공백 장기화로 시민 생명이 위협받는 안타까운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제주대학교병원에 따르면 부산 북구에 거주하는 70대 A 씨가 지난 8일 오후 4시께 부산의 한 치과 병원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던 중 실수로 임플란트 장비(스크류 드라이버)를 삼키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이물질 제거를 위해 기관지 내시경 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지만, 주말을 앞둔 금요일 야간 시간대로 접어들어 전국 병원에 기관지 내시경이 가능한 곳이 없었다. 결국 구급대는 A 씨를 약 300㎞ 떨어진 제주대병원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A 씨는 119 헬기로 당일 오후 11시 42분께 제주대병원에 도착했다. 제주대병원 의료진은 즉시 기관지 내시경 시술을 진행해 기관지에 걸려있던 스크류 드라이버를 안전하게 제거했다. A 씨는 지난 12일 합병증 없이 퇴원해 무사히 부산으로 돌아갔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제주에서 발생한 응급환자가 헬기로 다른 지역으로 급히 전원되는 일은 있었지만, 다른 내륙 지역 응급환자가 제주까지 야간에 이송되는 일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의료사태 장기화로 이제는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타지역 응급환자가 전원하는 상황이 현실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