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숨지고 12명 다쳤는데…시장 돌진 70대 운전자 "내가 그랬어?"

입력 : 2025-01-01 07:36:38 수정 : 2025-01-01 07: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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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4시18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남성이 모는 승용차가 돌진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4시18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남성이 모는 승용차가 돌진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2024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70대 남성이 운전한 승용차가 서울의 한 전통시장을 돌진해 보행자 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을 주장하지는 않았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13명의 사상자를 낸 자동차 운전자 A(74)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및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3분 목동 깨비시장에서 A 씨가 운전한 검은색 에쿠스 차량이 도로에서 직진 주행하던 중 버스를 앞질러 가속하다가 갑자기 시장 내부로 돌진해 다수의 보행자를 쳤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중 중상자로 분류된 사람은 3명이다.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동승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오후 4시18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남성이 모는 승용차가 돌진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4시18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70대 남성이 모는 승용차가 돌진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시장에 들이닥친 이 차는 앞 범퍼로 보행자와 상점 간판 등을 무차별 충돌했다. 에쿠스 차량이 처음 매대를 들이받은 점포는 과일가게였다. 이 사고로 숨진 사람도 이 가게에서 일하던 남성으로 크게 다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9시46분 사망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시장 상인들은 "승용차가 과일가게를 들이받고는 약 100m가량 직진해 이불가게와 횟집 앞에서 멈춰 섰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 B 씨는 "차가 아파트단지 근처에서부터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고 들었다"며 "운전자는 사고 뒤에도 한동안 차에서 내리지 않았는데, 내려서는 '내가 그랬냐' '무슨 일 있나' 등의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현장에서 시행한 음주·마약 검사에서 A 씨는 음성 반응이 나왔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를 오랫동안 주차장에 세워놔 방전이 걱정돼 오랜만에 끌고 나왔다"며 "앞서가던 버스를 피해 가속하다가 시장 가판대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그다음부턴) 기억이 잘 안 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 씨의 차가 처음 과일가게를 들이받기 직전에도 후미 브레이크 등은 정상 작동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A 씨 승용차의 사고 당시 속도를 비롯해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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