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지지를 등에 업고 강경파인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 김택우 회장이 대한의사협회(의협) 새 회장으로 당선됐다.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정책을 비롯한 의료개혁안을 ‘의료 농단’이라고 주장하는 의협 내 대표적인 강경파다. 정부는 의협에 “조속한 대화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9일 의협에 따르면 전날인 8일 오후 열린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결선투표 개표식에서 김택우 후보가 총투표수 28167표 중 1만 7007표로 총득표율 60.38%로 당선됐다. 또 다른 강경파인 주수호 후보는 1만 1160표를 얻어 득표율은 39.62%였다.
김 회장은 임현택 전 의협회장의 탄핵으로 치러진 선거였던 만큼 당선 직후 임기를 시작해, 임 전 회장의 남은 임기인 2027년 4월 30일까지 회장으로 활동한다.
당선증을 받은 김 회장은 “2025년 의대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반드시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비정상화된 의료 환경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 사태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며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김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사직 전공의, 휴학 의대생 지원 강화와 함께 수가 개선, 의료소송 지원 강화, 의대생 준회원 자격 등을 내세웠다. 김 회장은 전공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됐다. 지난해 의대증원저지비대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전공의 집단행동 교사 등 의료법 위반,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의사 면허정지 3개월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새 의협 집행부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비급여와 실손보험 개편 등 의료개혁에 나서고 있어 의협의 주축인 개원의와 뜻을 모아 정부와 협의하는 것도 새 의협회장의 과제다.
정부는 새 의협회장이 출범한 만큼 조속한 대화를 요청했다. 9일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국민은 하루빨리 의료체계가 정상화되길 바라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도 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이라며 “조건을 내세우기보다는 하루 속히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