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를 놓고 동상이몽을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이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반면, 이 후보는 "단일화는 전혀 없다"며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단일화 데드라인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 후보가 단일화 요청을 거듭 뿌리치면서 국민의힘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초 김 후보와 이 후보 간 단일화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던 당내 분위기는 최근 급격하게 굳었다. 본 투표용지 인쇄일인 25일이 다가오는데도 이 후보가 완주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단일화 데드라인을 오는 24일로 본다. 25일에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전 단일화가 이뤄지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는 판단이다. 이날을 넘겨 단일화가 이뤄지면 투표용지에는 김 후보와 이 후보의 이름이 들어가 유권자의 표 분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오는 29일과 30일 있을 사전 투표 직전인 28일은 2차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번 주 내에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일화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가 단일화 '골든타임'인 셈이다.
하지만 단일화에 대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입장 차는 여전하다. 개혁신당은 뿌리치고 국민의힘은 연일 손짓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강승규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전날 밤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김 후보와 이 후보의 단일화 전망에 대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도 지금 몸값이 높지만 결국 제3당 한계 등에 봉착할 것이기 때문에 김 후보와의 연대를 통해서, 친정으로 돌아와 여기에서 다시 승부를 펼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3지대에서도 단일화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개혁신당을 탈당한 김용남 전 의원도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하면 안 되는 선거지만 (단일화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작 이준석 후보는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SBS라디오에서도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절차나 과정 자체가 굉장히 구태처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전혀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지는 상황을 가정해서도 "그래도 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이재명 대 이준석' 구도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젊은 세대 표까지 끌어와서 이재명 후보의 40% 후반대 나오는 지지율을 내리지 않으면 다른 건 무의미하다"며 "김 후보를 통해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없다. 유권자들이 이준석에게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찬탄(탄핵 찬성)파인 국민의힘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단일화 설득을 위해 이준석 후보를 만난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이 후보 유세 현장에 직접 방문해 단일화 삼고초려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