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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폐쇄… 유럽 ‘폭염’ 시달릴 때 남미는 ‘한파’

    입력 : 2025-07-09 10:11:54 수정 : 2025-07-09 14: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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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4시간 관광객 입장 제한
    야외 노동자·음식 배달원 강제 휴무
    프랑스·스페인 등 산불 시달리고
    폴란드 강물 수위 13cm로 가뭄
    아르헨티나선 한파로 기온 영하

    8일(현지 시각) 한 관광객이 폭염으로 4시간 동안 폐쇄된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신전을 출입구 앞에서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 시각) 한 관광객이 폭염으로 4시간 동안 폐쇄된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신전을 출입구 앞에서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기후 재난 수준의 폭염에 유럽이 앓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자 최대 관광지인 아크로폴리스 신전의 입장을 제한했고,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 등 남유럽에서는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이 폭염에 시달리는 동안 반대로 남미는 이상 한파로 고통받고 있다.

    8일(현지 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아테네 당국은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아크로폴리스 신전 입구를 폐쇄했다.

    이날 아테네의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이자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내린 결정이다. 아크로폴리스는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고 별다른 그늘이 없어 그대로 노출될 경우 관광객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기온이 40도를 웃돌자 지난 6일부터 야외 노동자와 음식 배달원 등 폭염 취약층의 강제 휴무를 명령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최소 5명이 숨졌고, 산불로 최소 2명이 숨지는 등 총 7명이 목숨을 잃었다. 튀르키예에서도 5개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5만 명이 일시 대피했다.

    스페인 카루냐의 발스에서는 한 아버지가 차 안에 2세 남자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기온은 37도에 이르렀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로마, 밀라노를 포함한 20개 도시를 최고 수준의 폭염 경보 지역으로 지정했다. 특히, 오는 11일 기온이 37~38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은 남유럽뿐만 아니라 동유럽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폴란드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강물 수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폴란드의 식수원이자 국토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비스툴라강의 수위는 13cm에 불과할 정도로 말라가고 있다. 이 외에도 오드라강, 바르타강 등 폴란드 주요 강을 끼고 있는 모든 주에 가뭄 경보가 발령됐다.

    폭염으로 인한 산불도 심각하다. 세르비아에서는 산불로 최소 1명이 숨졌고, 프랑스 남부 오드 지역에서도 산불로 고속도로가 폐쇄됐고, 소방관과 민간인 등 최소 10명이 경상을 입었다. 프랑스 남부 레 펜 미라보에서 발생한 산불로 한때 인근 마르세유 공항이 폐쇄되기도 했다.

    유럽의 폭염은 점점 일상이 되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로마의 여름 평균 기온은 약 30도 수준인데, 로마 남동부 토르 베르가타에서는 지난주 41도가 넘는 기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폭염이 흔한 현상이 되었고, 기후 변화로 인해 유럽은 앞으로 더 잦고 더 심한 폭염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는 기온이 32도 이상인 날씨가 가을까지 이어지는 일도 잦아 최소 5개월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모두를 위한 기후 적응력’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85개 도시 기온 데이터를 분석해 각 도시가 32도에 도달한 첫날과 마지막 날을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32도를 건강과 환경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극심한 더위’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연구진은 극심한 더위가 전통적인 여름에 국한되지 않고, 폭염 시즌이 훨씬 더 길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기후 과학자 래리 칼크스타인 박사는 “분석 대상 도시의 평균 폭염 시즌은 무려 214일에 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유럽에서 가장 폭염이 길게 이어지는 도시는 그리스 아테네였다. 5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약 145일간이다. 이어 알바니아 티라나는 약 143일, 포르투갈 리스본은 136일, 스페인 마드리드는 약 119일로 조사됐다. 프랑스 파리는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약 3개월간 32도 이상의 날씨가 지속됐다.

    폭염이 길게 지속되는 이유로 도시의 고온화 현상에 더해 도시 열섬 효과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열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도시들이 이제 새로운 ‘열 충격’(heat shocks)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이 폭염으로 고통받는 동안 계절이 반대인 남미에는 극단적인 한파가 닥쳤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1일 갑작스러운 한파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다. 이는 남반구에서 매우 드문 일이다.

    칠레와 우루과이에서도 한파로 인해 예상치 못한 눈이 내렸다. 특히, 남미에서는 주택들이 한파에 맞춰 설계되지 않아 인명 피해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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