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 북구 한 카페에서 열린 최윤홍 부산교육감 예비후보 초청 ‘부산 북구 학부모 소통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 선거가 부산을 넘어 전국 정치권의 핵심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부산시장 선거와 맞물려 치러지는 이번 보선은 단순한 지역구 선거를 넘어, 차기 대권 가도를 가늠할 시험대이자 여야의 명운이 걸린 승부처가 되고 있다. 이에 〈부산일보〉는 지난 17일~18일 부산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북구 구포시장을 찾았다. 북갑 보궐선거가 임박하면서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의 공방도 격화하는 모습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충남 보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로 당선된 현역 국회의원들은 29일 일괄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 의원의 지역구인 북갑 보궐선거도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전망이다. 현재 북갑 출마 후보군으로 지난 14일 만덕2동에 전입 신고한 한동훈 전 대표, 박민식 전 의원, 이영풍 전 KBS 기자가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이 거론되는데 그는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구포시장에서 만난 주민들과 상인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최근 만덕2동으로 전입한 한 전 대표에 대해선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의 정착에 대한 기대감과 결국은 부산을 떠날 사람이라는 경계심이 교차했다. 60대 이영옥 씨는 “한동훈 전 대표는 여기에 사시는 분이 아니라 언제 어디로 떠날지 모르는 분 같아 믿음이 못간다”고 밝혔다. 반면 60대 박정순 씨는 “한동훈 그분 나오실 때부터 처음부터 다 봐왔기 때문에 잘한다, 괜찮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지지자들도 많고 잘하고 그래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민식 전 의원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지역을 떠난 배신자라는 낙인과 동시에 ‘북구 출신이니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정서가 교차했다. 출마가 거론되는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에 대해서도 “누군지 잘 모르겠다”라는 싸늘한 반응과 “전재수 의원이 추천한 인사”라는 기대감이 함께 있었다.
북갑은 여느 지역구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부산 정치권 관계자들의 평가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30%에 육박하며 자영업자가 많다. 유권자 수도 11만 5000여 명 수준으로 다른 선거구에 비해 주민 수가 적은 편이다. 주민 수가 적다 보니 지역에 계속 남아 주민들 곁에서 함께 지낼 인물을 찾는 정서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민주당도 이 때문에 전 의원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북구 출신인 하 수석을 고집하고 있다. 하 수석이 지역 연고도 있고 향후 전 의원과 함께 선거 유세를 다니면 그의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람이자 AI 전문가인 만큼 다른 후보군과 차별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내에선 정치 신인을 험지인 부산에 출마시키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 대표도 최근 적극적으로 지역 밀착 행보에 나서며 이 같은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주민들과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모습을 올리거나 경로당과 시장 등을 방문하며 주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높은 인지도를 갖춘 만큼 이를 활용해 주민들과의 접점을 빠르게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최근 지역으로 돌아온 박민식 전 의원의 행보도 보궐선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 전 의원은 북갑을 떠나 분당으로 간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북구 출신을 적극 내세우면서 지역 밀착형 행보로 승부를 보려 한다. 그의 조직도 지역에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갑 보궐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자 후보군들의 공방도 격해지는 모습이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의 승부처에 난데없이 찾아와 훼방만 놓는 행위는 보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생존을 위한 ‘정치 기생’”이라며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저는 누가 나오든 이긴다”고 한 전 대표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는 “북구 시민의 삶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게 만드는 데 더 집중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