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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새는 노후주택 지붕 고쳤더니 “불법”

    입력 : 2026-05-13 18: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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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북구 만덕동 7세대
    “대책 없이 어떻게 철거?”
    이행강제금 통보에 반발
    3개월 유예 조치 북구청
    “감경 등 일괄구제는 불가”

    부산 북구 만덕2동 한 단독주택 옥상에 설치된 비가림 지붕(노란 점선). 독자 제공 부산 북구 만덕2동 한 단독주택 옥상에 설치된 비가림 지붕(노란 점선). 독자 제공

    부산 북구 만덕동 노후 주택가에서 비가림 지붕을 설치한 주민 다수가 건축법 위반으로 구청에 적발됐다. 고령층인 주민 대부분이 관련 법령을 몰랐다며 구청의 이행강제금 부과 결정에 항의하고 나섰다.

    관할 구청은 주민들에게 법 위반에 따른 이행강제금 처분을 3개월 유예하기로 했지만, 이후에도 원상복구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 북구청은 만덕2동 단독 주택 7채에서 비가림 지붕이 무단 증축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이들 세대에 건축법 위반에 따른 사전처분 통지 공문을 발송했다고 13일 밝혔다.

    북구청은 올해 초 부산시로부터 받은 항공촬영 자료를 분석하다 이들 세대에 비가림 지붕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 해당 비가림 지붕은 2024년 이후 설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구청은 앞서 지난달 20일까지 위반 세대에 단속에 대한 의견제출 기한을 통지했다. 지붕 설치 행위는 건축법상 증축에 해당한다. 구청 측은 해당 행위가 신고 또는 허가가 필요한데 이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 건축물에 해당한다고 봤다. 구청 측은 건축물 원상복구나 사후 건축허가 신고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주택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세대들은 고령자가 대부분인 주민 특성상 건축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비가림 지붕 공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김 모 씨는 “40년 가까이 된 주택이어서 낡고 누수가 심해 불가피하게 지붕을 설치했다”며 “집도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에 이르는 부담을 지라는 것은 사실상 나가라는 얘기”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특히 〈부산일보〉 취재 결과 구청의 단속에 적발된 7개 주택 중 한 세대는 소득이 적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생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주민은 “기초수급자로 낡은 집을 헐값에 사서 살고 있는데 비가 새서 지붕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며 “대책 없이 철거하라는 통보만 받으니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일부 주민들은 구청의 단속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단속이라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며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북구청은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지난달 20일까지였던 이행강제금 부과 예고 및 의견제출 기한을 오는 7월 말로 연기했다. 구청 측은 국토교통부가 올해 시행을 목표로 하는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근거로 유예를 결정했다.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베란다 확장과 공간 증축 등 불법 개조 사실을 알지 못한 주택 매수자나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유예기간 이후에도 위반 상태가 유지될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등 강제 조치가 불가피해 갈등이 이어질 지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구청은 이에 대해 처분 감경 등 일괄적인 구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북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여러 사정을 고려해 3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며 “다음 달부터 위반 세대 주민들에게 건축민원상담실과 연계한 개별 상담과 행정 안내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