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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정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1600억원대 세금 환급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패했다.
2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6-1부(정재오 김선희 이원석 부장판사)는 이날 론스타펀드 등 9개 회사가 정부와 서울시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는 작년 4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따른 것이다. 이 사건은 론스타가 2002∼2005년 외환은행과 극동건설, 스타리스 등에 투자한 뒤 2007년 일부를 매각하면서 수천억원대 배당금과 수조원대 시세차익을 얻은 데서 시작됐다. 당시 '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외환은행 등이 론스타에 배당금을 지급하며 관련 국세를 원천징수해 납부하는 대신 론스타는 별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론스타가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두고 있다며 법인세 등 8000억원대 세금을 추가로 부과했다. 이때 앞서 원천징수된 세금을 이 세액에서 공제·충당 처리했다.
하지만 론스타는 법인세 부과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2017년 "투자는 미국 내 본사에서 이뤄져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법인세 부과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론스타는 그러자 법인세가 취소됐으니 앞서 공제·충당 처리된 원천징수세액 1535억원을 돌려받아야 한다며 2017년 12월 정부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냈다. 같은 취지로 취소된 지방세도 되돌려받아야 한다며 2018년 1월 서울시와 강남구를 상대로 추가 소송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원천징수세액을 법인세에서 공제·충당했는데 법인세 자체가 취소된 만큼 이를 환급해야 한다며 정부가 법인세 1530억원, 서울시가 지방소득세 152억원을 각각 론스타에 돌려주라고 판단했다.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그러나 대법원은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된 이상 원천징수세액 환급금을 법인세에서 공제·충당 처리한 효력 또한 소멸한다"며 "이에 따라 공제·충당 처리된 환급금은 납부 명의자인 원천징수의무자(외환은행 등)에게 속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법인세 부과 처분은 원고들(론스타 등)이 실질 귀속자로서 납세 의무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공제·충당 처리는 원고들에게 애초 속하지 않는 원천징수액 환급청구권을 갖고 원고들의 법인세 징수가 이뤄진 것처럼 임의로 처리된 것에 불과하므로 그 효력은 처음부터 발생하지 않았다고 볼 소지가 크다"며 서울고법에서 이를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다. 외환은행을 비롯한 회사들이 원천징수해 납부한 세금의 환급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론스타가 아닌 원천징수한 주체에 귀속된다는 취지다.
올해 3월 시작된 파기환송심에서 론스타 측은 "최초 세금을 부담한 원천징수의무자들은 (론스타의) 법인세 환급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음에도 피고(정부)가 환급을 거부해 소송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원천징수세액이 공제·충당됐을 실질적 납부 주체는 론스타라는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다고 항변했다. 반면 정부 측은 론스타에 대해 "조세회피 목적으로 복잡한 다단계 우회 방식으로 1조 이상의 이익을 얻었다"며 "론스타 측 주장에 따르면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에 세금을 한 푼도 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는 관련 법리에 부합하지도 않고 조세 정의에도 반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론스타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정부 측 주장에 손을 들어주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